25 이는 내가 그 피곤한 심령을 상쾌하게 하며 모든 연약한 심령을 만족하게 하였음이라 하시기로
26 내가 깨어 보니 내 잠이 달았더라
새찬송가에 보면 총 645곡을 71개의 주제로 나눠놓고 있습니다. 그 중 좀 특이한 주제가 있습니다. 다름 아닌 ‘아침과 저녁’이란 주제입니다. 총 5곡인데 그 중 58장에 이런 곡이 있습니다. “지난밤에 보호하사 잠 잘 자게 했으니 고마우신 주의 은총 감사 찬송합니다.” 저는 이 찬송을 처음 접할 때 “아- 세상에 이런 찬송도 다 있네. 아- 이거 참 좋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즉 잠을 잘 자게 해주신 주님의 은혜에 감사해서 찬송한다는 것입니다. 혹시 여러분들도 이렇게 잠 잘 자게 해주신 주님의 은혜에 감사하는 고백을 해보신 분들이 있습니까? 혹 어떤 분은 “에이- 목사님, 퍼지게 잠만 자는 것이 뭐가 주님의 은혜에요? 도리어 잠자지 않고 열심히 일하고, 잠자는 시간을 최대한 줄여서 그 시간에 공부하고, 깨어서 기도하는 것이 주님의 은혜가 아닌가요?
찬송가에도 보면 ‘새벽부터 우리 사랑함으로써 저녁까지 씨를 뿌려봅시다.’(찬송가496장)라는 노래도 있잖아요. 즉 잠 많이 자지 않고 일찍부터 일어나 열심히 일하라는 것이잖아요. 고로 저는 ‘잠 잘 자는 은혜’라는 말이 좀 모순처럼 생각됩니다. 도리어 ‘잠 깨는 은혜’라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요?“
아- 예, 그럴 수 있습니다. 제가 16년 전 2006년도에 ‘잠자는 은혜, 잠깨는 은혜’라는 제목으로 설교를 한 적이 있습니다. 즉 어떤 때는 잠을 자게 하는 것이 하나님의 은혜가 될 때가 있고, 어떤 때는 잠을 깨게 하는 것이 하나님의 은혜가 될 때가 있습니다. 영어로 말하면 “It depends."입니다.
상황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불면증 환자들에게는 잠을 잘 자게 하는 것이 하나님의 은혜요, 전쟁터에서 보초를 서고 있는 군인에게는 잠을 깨게 하는 것이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흔히 인간의 3대 욕구라고 해서 식욕, 성욕, 수면욕을 드는데 조사에 의하면 성욕(성적 욕구)는 식욕과 수면욕에 비해 그리 높지 않습니다. 그러나 식욕과 수면욕은 성욕에 비해 월등히 높습니다. 그 중 무엇이 더 높을까요? 한번 물어볼까요? 식욕(먹는 것)이 수면욕(잠자는 것)보다 더 높다고 생각하시는 분?
반대로 수면욕(잠자는 것)이 식욕(먹는 것)보다 더 높다고 생각하시는 분? 이에 대해 2016년도에 일본의 20-30대 여성분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한 것이 있는데 거기에 보면 수면욕이 56%로 식욕 40% 보다 더 높게 나오고 있습니다. 즉 먹는 것보다 잠자는 것이 더 우선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성욕은 4%에 불과했습니다.
물론 남성의 경우에는 성욕이 훨씬 더 높겠지요? 특히 사춘기에 있는 남자 아이들에게는 성욕이 굉장히 높을 겁니다. 반대로 폐경기에 접어든 여성들은 성욕이 떨어집니다. 그리고 이런 욕구가 생기는 것은 의학적으로 보면 호르몬 작용 때문입니다. 음식을 많이 먹고 살찌는 것도 호르몬 작용이고, 반대로 음식을 잘 먹지 않고 살이 안찌는 것도 호르몬 작용입니다.
그리고 잠을 많이 자는 것도 호르몬 작용이고, 반대로 잠을 못자서 불면증이 생기는 것도 호르몬 작용 때문입니다. 특히 잠이 잘 안 오시는 분들이 먹는 불면증 약 중에 잘 알려진 ‘멜라토닌’이란 약이 있습니다. 이것도 일종의 호르몬 치료제입니다. 그런데 호르몬은 일종의 신경전달 물질이기 때문에 우리의 몸과 마음에 굉장히 예민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호르몬 치료약은 사람에 따라 반응이 각각 다르게 나타날 수 있으므로 세심한 주의를 가지고 복용해야 합니다. 가장 좋은 것은 우리 몸을 지으신 하나님이 호르몬을 조절해 주시고, 우리의 수면을 조절해 주시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그래서 잠잘 때 잘 자게 하시고, 잠 깰 때에도 잘 깨게 하시는 겁니다.
그리고 잠을 잘 자기 위해서 어떤 분은 햇볕을 받으며 산책을 하기도 하고, 어떤 분은 잠자기 전에 가벼운 운동과 함께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기도 합니다. 혹 어떤 분은 배가 고프면 잠이 오지 않기 때문에 자기 전에 뭐 좀 먹어야만 자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리고 요즘은 누워서 스마트 폰을 보다가 피곤해지면 그때 잠을 자는 사람이 많습니다. 이건 좀 좋지 않겠지요?
그리고 우리 믿는 사람들은 잠을 잘 자기 위해서 반드시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다름 아닌 마음과 생각을 정리하고 잠을 자는 것입니다. 특히 성경은 “해가 지도록 분을 품지 말고 마귀에게 틈을 주지 말라.”고(엡4:26-27) 말씀합니다. 즉 나쁜 감정을 갖고 잠을 자는 것은 영육간에 심히 좋지 않습니다. 밤새 마귀가 틈탈 수 있습니다. 고로 잠을 잘 자기 위해서는 나쁜 생각을 버리고 자는 것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오늘 본문에 보면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내가 피곤한 심령을 상쾌하게 하며 모든 연약한 심령을 만족케 하였음이라 하시기로 내가 깨어보니 내 잠이 달았더라.”(렘31:25-26) 이런 고백을 한 예레미야 선지자는 장차 자기 나라가 바벨론에 의해 멸망을 당하고 머나먼 이국땅으로 끌려가 고달픈 포로 생활을 하는 동족을 생각하면 늘 마음이 슬프고 좋지 않았습니다. 잠을 제대로 잘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예레미야에게 희망을 줍니다. 70년이 지난 후에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다시 예루살렘으로 돌아오게 되고, 황폐된 예루살렘도 다시 재건된다는 예언입니다. 고로 이런 희망의 메시지를 받은 예레미야는 단잠을 잘 수가 있었습니다. 잠에서 깨어보니 기분이 좋았습니다. 마음이 상쾌했습니다. 아- 할렐루야!
이때 오늘 부른 찬송을 부르면 좋습니다. “지난밤에 보호하사 잠 잘 자게 했으니 고마우신 주의 은총 감사 찬송합니다.” 반면 자도 자도 피곤하고, 깨어도 깨어도 피곤하고 기분이 좋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어떤 분은 자다가 일어나면 ‘개새끼’ 하고 욕을 하면서 깬다고 합니다. 이런 분은 잠을 제대로 못 잔 분이겠지요.
여러분, 우리들의 인생의 1/3은 잠을 자는 시간입니다. 그러니까 잠만 제대로 잘 자도 인생의 1/3은 성공한 것입니다. 그리고 부모님이 되어 갓난아이를 키워보신 분들은 알 것입니다. 아기가 새근새근 잠자는 모습이 얼마나 귀엽고 예쁩니까? 저의 경우는 강아지를 키우는데 강아지가 옆에서 퍼지게 누워서 잠을 자는 것을 봐도 귀엽고 예쁩니다.
반면 아기가 밤새 잠을 못자고 앵앵- 빽빽- 찡찡대고 울면 아- 나도 피곤하고, 너도 피곤하고 참 힘듭니다. 부모님의 입장에서는 아기가 밤에 잠만 잘 자줘도 굉장히 큰 효도를 하는 것입니다. 고로 아기들에게는 잠을 잘 자게 해주시는 주님의 은혜가 절실히 필요합니다. “하나님, 우리 아기 잠 잘 자게 해주세요.”
창조주 하나님과 피조물 간에 분명한 차이점 중의 하나는 하나님은 잠을 자거나 졸지도 않습니다. 반면 인간을 비롯해 모든 동물들은 모두 잠을 잡니다. 특히 여기 캘거리에서 살다 보니 겨울이 6개월입니다. 눈도 많이 오고 춥습니다. 그래도 인간은 전기도 있고, 난방시설도 있고, 양식도 언제든지 구입이 가능합니다.
그런데 저 로키 산에 있는 동물들은 추운 겨울에 양식도 없는데 뭐하고 지냅니까? 고스톱 치고 지냅니까? 예- 잠을 자고 지냅니다. 동면이라고 하지요. 즉 그들에게 있어서 잠을 자는 것은 중요한 생명연장수단입니다. 그들은 자면서 에너지 소모를 줄여야만 겨울을 버틸 수 있습니다.
인간도 마찬가지입니다. 잠을 잘 자야 그 다음날 버틸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피곤해서 잠을 자야 되는데 잠이 안 오는 겁니다. 그리고 잠을 자도 여전히 피곤한 겁니다. 아- 이것도 참 힘듭니다. 여러분, 도대체 왜 잠을 못자는 거예요? 침대가 나빠서 그럽니까? 저의 경우는 나이가 들다 보니 점차 침대가 맞지 않습니다. 침대에서 자고 나면 허리가 안 좋아집니다.
그래서 요즘은 바닥에다 요를 깔고 잠을 잡니다. 저의 집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저의 경우는 대체로 잠을 잘 자는 편입니다. 마음먹고 “아- 이제 그만 자자.” 하고 누우면 조금 있다가 나도 모르게 잠을 잡니다. 그런데 겨울철에는 난방을 틀다 보니 공기가 건조해져서 천식 때문에 자다가 가끔 숨이 막혀 깰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겨울철에는 항상 가습기를 틀어놓고 잡니다.
다행히 군대에서 포병부대에 때 귀가 고장이 났습니다. 그래서 가습기 돌아가는 거슬리는 소리가 귀에 전혀 들리지 않습니다. 그것도 잠 잘 자게 해주시는 주님의 은혜입니다. 그런데 사람이 병이 들어 아프면 잠을 제대로 못잘 때가 있습니다. 두통이나 치통이 있으면 잠을 잘 못자겠지요. 그래서 진통제를 먹고 겨우 잠을 자야합니다.
때로는 겨울철이 되어 공기가 건조해지다 보니 피부 알레르기가 생겨서 가려워서 잠을 못자는 경우도 있습니다. 특히 애들 아토피 피부병이 있을 때입니다. 이런 경우 리액틴(Reactine) 같은 알레르기 약을 먹고 자기도 합니다. 그리고 근심걱정이 많아서 잠을 못자는 경우 수면제를 복용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잠을 잘 자기 위해서 먹는 약들이 거의 대개가 부작용이 있습니다. 약의 힘을 빌어서 잠을 자기는 잤는데 몸의 또 다른 기관이 망가지는 겁니다. 몸의 균형이 깨지기도 합니다. 그리고 잠을 자고 일어나도 전혀 개운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잠을 자연스럽게, 주님의 은혜로 잘 자는 은혜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사람은 누구나 아주 깊은 잠을 자야 되는 순간이 옵니다. 세상 사람들이 말하는 영원한 잠 즉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이때 “깨어보니 천국이구나. 할렐루야!”가 되어야지, “어- 깨어보니 지옥이네. 아이고, 큰일 났다.”가 되면 안 됩니다.
결론입니다. 피조물에게 잠을 주신 하나님의 선한 목적과 은혜가 저와 여러분들에게 임하기를 기원합니다. 특히 평안히 잠 잘 자는 은혜와 함께 “깨어보니 내 잠이 달았더라.”는 고백과 함께 “지난밤에 보호하사 잠 잘 자게 했으니”라는 찬양도 따르기를 축원합니다. 나아가 “깨어보니 아- 여기가 천국이구나!”라는 최고의 행복에 동참하시기를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