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December 7, 2004
주택소유비용 얼마나 될까
모기지·세금·보험外 관리·수리비도 상당
주택을 처음 장만한 사람은 십중팔구 집에 얼마나 많은 돈이 들어가는 지를 뒤늦게 깨닫고 깜짝 놀라게 된다. 주택을 소유하는 데 필요한 비용을 흔히 「PITI」라고 부른다. 모기지 원금(principal)·이자(interest)·세금(taxes) 그리고 보험(insurance)의 머리글자다. 그러나 이는 시작에 불과할 뿐이다. 주택의 관리, 보수, 추가보험, 시설개량, 장식에 들어가는 비용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연간 수천달러를 훌쩍 넘을 수 있다.
주택관리와 수리에 드는 돈은 해당주택의 나이, 전주인의 주택관리, 집을 다시 팔 때 기대하는 차익 등에 따라 달라진다.
일반적으로 새 집은 오래된 집이나 관리를 소홀히 한 집보다 유지비가 적게 든다. 그러나 새 집 역시 오래잖아 목돈이 들어갈 일이 생기게 마련이다. 집 페인팅, 배관 및 전기배선 수리나 지붕·벽난로·에어컨 등을 교체하는 따위가 그것이다.
그러면 이같은 주택 관리 및 유지비로는 어느 정도를 예상해 대비하는 것이 좋을까. 「바보들을 위한 주택구입(Home Buying for Dummies)」의 공동저자 에릭 타이슨은 주택 구입가격의 최소한 1%를 주택 관리비로 책정할 것을 권한다. 20만달러짜리 집을 샀으면 연간 최소한 2천달러를 따로 쓸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재정전문가들도 주택 관리 및 유지비를 평소에 조금씩 준비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주택비용은 예기치 못한 것이 아닌, 집을 지니고 살면 반드시 발생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연간 주택관리비를 12개월로 나눠 매달 이 액수를 따로 모으는 것이다. 20만달러짜리 주택의 경우 월 167달러씩을 주택관리비로 준비하는 셈이다. 어떤 해에는 액수보다 적게 지출할 수도 있지만 어떤 때는 예상보다 많이 쓸 때도 생긴다. 예를 들어 지붕을 새로 깔 경우 1만달러 이상이 들기도 한다.
많은 사람들이 주택관리에 필요한 수준보다 적은 돈을 지출한다. 수리를 제대로 하지 않으니 집의 상태는 당연히 악화된다. 시간이 흐르면서 주택의 상태가 더욱 악화되면 수리를 하지 않고 팔아버리고 보다 새 집으로 이사한다. 마치 오래된 차를 타다가 새 차로 바꾸는 것과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처럼 주택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고 처분할 경우 재정적으로 큰 손해를 보게 된다. 집을 사려는 사람들은 대부분 관리가 소홀한 집을 외면하게 된다. 또한 부동산경기가 내리막길로 접어든 요즘같은 시점에서 이런 주택을 구입하는 사람은 집주인에게 수리비를 깎아줄 것을 요구하게 마련이다. 설사 집을 팔지 않더라도 관리를 소홀히 하면 십중팔구 나중에 더 큰 목돈이 들어가게 된다.
예를 들어 화장실 변기가 조금씩 새는 것이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마루가 썩게 된다. 습기가 차고 마루가 썩으면 곰팡이도 생기게 된다. 결국 초기단계에서 간단하게 수리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돈이 필요하게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주택을 구입할 때 모기지융자를 얻는다. 이 경우 금융기관은 주택구입자에게 주택보험 가입을 요구한다. 주택보험은 화재·도난 등 주택에 발생하는 대부분의 피해를 커버해준다.
물론 주택 보험이 모든 것을 커버하는 것은 아니다. 홍수·허리케인·지진은 통상적으로 주택보험에 포함돼 있지 않기 때문에 따로 보험을 들어야 한다. 이들 보험료는 보험상품에 따라 크게 달라 연간 수백달러에서 수천달러가 되기도 한다.
소장하고 있는 골동품이나 보석·모피·고가품이 많으면 이를 위한 추가보험을 들어야 한다. 일반 주택보험은 피해보상에 한도가 있고(보상액도 최소) 보상물품의 수량에도 제한이 있다.
주택소유의 장점 가운데 하나는 집에 자신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지만 개성표현이나 시설개량에는 끝이 없다. 시설을 개량했다고 해서 꼭 집의 가격이 올라가는 것도 아니다. 또한 이를 위해 투자한 돈을 나중에 집을 팔 때 회수한다는 보장도 없다.
주택시설 개량에는 상당히 많은 돈이 든다. 지난해 북미인들은 부엌을 완전히 바꾸는데 평균 3만8,769달러를 썼다. 침실을 하나 추가하는 데는 6만3,275달러를 투자했다. 집의 색깔을 바꾸는 것도 만만치 않다. 외부 페인팅에는 평균 8,336달러가 소요됐다.
주택을 구입할 경우 가구 구입에도 적지 않은 돈이 든다. 주택은 대체로 아파트보다 넓기 때문에 가구가 추가로 필요하다. 또한 창문에는 커튼이 필요하고 조명기구도 새로 장만해야 한다. 카펫은 물론, 냉장고·세탁기·오븐도 구입해야 한다. 주택개량센터를 돌아보면 대충 어느 정도의 예산을 준비해야할지 감을 잡을 수 있다.
주택구입과 관련된 모든 비용을 산출한 후 주택개량을 위한 예산을 잡고 이를 따로 저축한다. 어떤 경우에는 주택구입의 클로징 비용을 잊고 있다가 주택개량을 위해 모아뒀던 비용을 몽땅 쓰는 수도 있다.
이같은 낭패를 면하기 위해서는 주택소유에 따른 숨은 경비를 미리 추산, 아예 별도로 보관하는 것이 좋다. 그래야 예기치 않게 빚을 지는 상황을 피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