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싱데이 쇼핑, 득과실 따져야
시간과 발품 값으로 물건값 절약
북 미 최대의 명절 크리스마스 다음날인 26일은 박싱데이(Boxing Day)라 불리는 휴일이다. 중세시대 영국에서 크리스마스날 쉬지 못하는 사제들을 위한 쉬는날로 지켜지기 시작한 박싱데이는 미국을 제외한 영어권 국가 즉,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의 나라에서 공휴일로 지켜지고 있다.
원래 박싱데이는 크리스마스 이후 첫번째 평일로 정해져 크리스마스가 금요일이나 주말인 경우 월요일에 쉬는 것이 보통이지만, 금년도 캐나다에서는 일요일임에도 불구하고 전통적으로 지켜지는 날짜인 26일을 박싱데이로 보내게 된다.
이날은 일년 중 가장 많은 고객이 각종 상점을 찾아 지갑을 활짝 여는 날로 수많은 소매점이 일년 중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리는 날이다.
각종 가게들도 대부분의 제품에 대해 파격적인 세일을 하거나, 한정수량으로 최고 80%까지 특별 할인된 물품을 내놓으며 더 많은 손님을 끌어모으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이 때문에 다운타운이나 메트로타운 등 쇼핑중심지에서는 아침 일찍부터 상점문 앞에 줄을 서는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루게 되는데, 각 상점들은 혼잡을 피하기 위해 정해진 인원만을 매장내로 들여보내 입장에만 1시간 이상이 걸리기도 한다.
박싱데이에 특히 많은 손님을 모으는 곳은 퓨처샵, A&B 사운드 등의 전자제품 가게와 유명 메이커를 판매하는 의류점 등인데, 평소 사고 싶은 물건을 점찍어 두었다가 파격적인 가격에 사려는 알뜰 쇼핑객들은 추운날씨에 줄서는 것도 개의치 않는다.
그러나 일부 상점들에서는 박싱데이의 들뜬 분위기를 한껏 이용하기위해 최신제품이나 인기상품 등은 진열대에서 빼놓고 제고품이나 비인기 상품들을 위주로 전시를 해놓는 경우도 있으며, 다른 세일기간과 별 차이 없는 할인률을 적용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박싱데이에 쇼핑 나간 후 사람에 치이고 줄서기에 질린 사람들은 박싱데이 쇼핑을 아예 잊고 휴일을 이용해 스키장이나 공연장 등을 찾기도 한다. 시간과 발품을 들인 수고만큼 물건값을 절약할 수 있는 박싱데이에 원하는 물건을 사기위해 줄을 서보는 것도 캐나다 문화를 체험 할 수 있는 한가지 방법이다.
/김정기 기자 eddie@vanchosun.com
2004년 12월 24일 벤쿠버조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