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로서 한 표 행사하기(연방국회의원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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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캐나다 시민권자가 된 후 처음 치러지는 공식 선거에 한 표를 던진 중요한 경험을 말씀드릴까 합니다.

오늘(1월 23일) 연방국회의원선거가 전국에서 동시에 실시되었습니다. 이번 총선에는 캐나다 전국 총 308개 선거구에서 15개 정당과 무소속 등 1634명의 후보가 출마했다고 합니다. 스캔들로 좌초한 자유당이 과연 국민의 신뢰를 받을 것인가, 보수당이 이 기회를 살려 과반 내지는 제1당이 될 것인가가 주요 관심사였죠.

먼저 투표를 하려면 선거당일 시민권자이면서 만18세이상이어야 합니다. 총선에 앞서 각 유권자 집으로 우편 배달된 선거인 안내문(Voter information card)을 지참해야 하는데 이걸 받지 못했다면 즉시 선거관리위원회(Elections Canada)에 연락하거나 당일 이름과 현주소, 서명 등이 있는 신분증 또는 이름과 서명이 들어있는 신분증과 이름과 현 주소를 증명할 수 있는 문서(예, 전기가스 고지서) 등 2가지 서류를 지참하면 당일 투표를 할 수 있습니다.

한국과 크게 다른 점이라면 투표하기 위해서도 거의 대부분 자동차를 타고 온다는 점과 투표일이 공휴일이 아니라는 겁니다. 그러면 누가 귀찮게 투표하러 가냐구요? 제 경우 퇴근하여 집에서 식사를 마친후 오후 6시 30분쯤 제가 사는 커뮤니티 내 한 교회로 갔습니다(투표시간은 오전7:30-오후7:30 투표장소도 역시 Voter information card에 나와 있습니다). 투표장 인근에 차량이 평소에 볼 수 없었던 굉장이 많은 차량을 보게 되었을때 제 생각이 틀렸음을 알았습니다.

어렵사리 주차를 하고 줄서서 들어가니 안내원들이 Voter information card에 적힌 번호와 Last Name의 첫글자를 따라 선거관리위원이 있는 데스크로 안내 되었습니다. 여기서 Voter information card나 기타 신분증의 선거인명부를 확인하고 투표용지를 줍니다. 투표용지에는 당연히 각 정당별 후보자들의 이름이 나와 있고 왼편에 각각 동그란 원이 있어 원하는 후보자 옆에 연필로 X 표를 하면 됩니다(X 표를 하면서 한국식 생각을 해봤습니다. 한국에서 X표는 얘는 안된다는 뜻인데...). 기표소(한국처럼 완전히 외부와 차단된 칸막이 있는 공간이 아니라 조그만 탁자위에 작은 병풍 모양의 두꺼운 카드보드를 올려 놓아 기표시 살짝 가릴 수 있는 정도임)에서 표시를 하고 투표용지를 접어 다시 선거관리위원에게 갖다 주면 그 용지의 끝부분을 절단한 후 다시 줍니다. 이제 투표함에 넣으면 소중한 한 표 행사가 끝난것입니다. 이 과정은 시민권 시험에 필수로 나오는 문제라서 머리속으로 미리 알고 있어서 그럴 수도 있지만 한국에 비해 오히려 간결하고 명료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제 개표방송을 보면서 전문가들의 진단을 청취하는 것은 한국이나 같죠. 예상하실 수 있듯이 개표방송은 한국이 여려면에서 앞서는 것 같습니다.

한국인 시민권자들이 많아져서 우리의 목소리를 더 크게 낼 수 있을 때가 오기를 기대해 봅니다.

ps. 저는 제 선거구에 퀘벡당 후보가 나오면 밀어줄까 했었는데 없더군요. 밀어줘서 빨리 독립해버리라고요. 그렇게 독립하려는데는 뭔가 믿는게 있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