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대륙 7,000km를 달린 여름 휴가 경험을 나누려 한다.
여행지간 이동 거리만 계산하면 6,200Km 정도 되나, 여행지 내 이동거리를 합하면 7,000km의 거리를 미니밴으로 4인 가족이 다녀온 것이다. 이 거리는 서울-부산 거리(고속도로 기준 445Km)의 15배 이상이다.
개인적으로 도시와 오락 시설에서 얻는 즐거움 보다는 자연 경관을 즐기는 관계로 미국의 5대 국립공원 중 2개(Grand Canyon, Yosemite)를 돌아보는 것을 중점으로 계획을 잡았다. 2008년에는 역시 5대 국립공원에 드는 Yellowstone National Park을 4박 5일(캠핑)로 다녀온 적이 있다. 거리도 밴쿠버 가는 정도의 거리(편도 1,000Km)로 강력 추천한다.
10박 11일의 대략 일정은 순서대로 다음과 같았다:
-캘거리 새벽 5:50분 출발
-Perry, Utah(1박, KOA Kabin)
-Grand Canyon National Park - North Rim(1박, 캠핑)
-Grand Canyon National Park - South Rim(2박, 캠핑)
-Grand Canyon West(원주민 관리 지역) / Hoover Dam 거쳐 Las Vegas도착(2박, 호텔)
-Yosemite National Park(3박, KOA Kabin)
-Pocatello, Idaho(1박, Motel)
-캘거리 저녁 도착
자동차 여행시 GPS가 큰 도움이 되지만, 100% 의존하지 말고 북미 지도를 꼭 지참할 것을 권한다. 여행중 GPS와 지도를 함께 보면 확실하다. 특히 라스 베가스 같은 대 도시의 경우 적당한 곳에서 자세한 시내 지도를 꼭 구입해서 다니면 좋다.
그랜드 캐년의 경관은 흔히 말하듯이 죽기 전에 한 번 꼭 가볼 만한 경치임을 알 수 있었고, 하나님이 만드신 거대한 자연 앞에 인간이 얼마나 초라한 존재인지 깨달았다. 오랜 시간에 걸쳐 형성되었다는 진화론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기에 특별히 새로운 느낌이었다(자세한 것은 창조과학회 홈피나 참고하거나 Youtube에서 김명현님의 강의를 보세요). 실제 구경에 필요한 시간은 노스 림(North Rim) 0.5일, 사우스 림(South Rim) 1.5일, 웨스트 0.5일 이었다. 그랜드 캐년의 한 쪽만 골라서 본다면 사우스 림을 추천한다. 다만, 라스 베가스 관광과 연계한다면 웨스트 지역을 보는 것이 거리와 시간상 현실적으로 가장 적합하다. 사실, 웨스트 지역이 눈으로 감상할 수 있는 면적이 가장 작다. 따라서, 웨스트 관광은 헬기 투어를 권장한다.
요세미티 국립공원은 장대한 폭포들, 계곡, 엄청난 높이에서 내려 보는 경관, 댐/저수지 등 왜 미국 5대 국립공원에 속하는지를 알 수 있었다. 실제 관광 시간은 2일이었으나 워낙 공원이 넓은 관계로 주요 관광지(attractions) 사이를 이동하기에도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다.
이동 중에 유타주와 아리조나주의 조금씩 다른 사막 지역들을 보았고, 그중 조슈아 트리(Joshua Tree)라는 것을 처음 보았다. 말하자면 거대한 선인장이라고 할까?
그랜드 캐년 웨스트 지역은 국립공원이 아닌 원주민들이 관리(Hualapai Indian Reservation)하는 관계로 입구에서 셔틀버스만을 이용하여 관광이 가능하므로 관광상품을 구매해야 한다. 비용은 비싼 편으로 가장 싼 패키지를 구입했을 경우 4인 가족이 $300이 조금 넘었다. 여기에는 물론 전망대 2곳, SkyWalk, 인디언 마을/공연 구경, 랜치(Ranch) 방문이 포함되어 있다. 다음 방문시에는 헬기 관광을 해 보리라 맘 먹었다. 참고로 SkyWalk 입장시에는 가방을 포함한 개인 휴대품을 일체 지참할 수 없고(휴대품이 계곡 아래로 떨어지는 것을 방지), 덧신을 신발 위에 착용한다. 선택 사항으로 전문 사진사들이 찍어주는 사진만을 구입할 수 있다. 당시 우리 가족이 SkyWalk 막 입장하려는데, 천둥 번개가 치는 관계로 발이 묶여 무려 3시간 정도를 기다려야 했다(어휴! 그냥 갈 수도 없고...). 여름에는 이런 날씨가 종종 있다고 하니 운에 맡기는 수 밖에... 덕분에 그랜드 캐년 웨스트의 이글(Eagle) 포인트 전망대에서 실컷 구경했다.
그랜드 캐년 웨스트에서 라스 베가스로 가는 길에 후버댐을 들렸는데, 그랜드 캐년 웨스트에서 너무 시간을 많이 보낸 관계로 그만 Tour(유료) 시간이 끝나, 주차 타워에 주차($7)하고 아쉽게도 걸어서 한 바퀴 둘러 보고 나왔다. 주요 시설이라서 그런지 댐 입구에서 보안 검색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하여튼 댐 규모는 어마어마했고, 전체적인 경관도 멋졌다. 이것도 제대로 구경하려면 최소 반나절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숙박 예약에 대해서... 출발 2주전쯤에 그랜드 캐년 노스와 사우스 캠핑장들(1일 $18), Yosemite의 KOA Kabin(1일 $70)은 예약이 가능했다. KOA(KOA.com)는 사설 캠핑 시설로 미국과 캐나다에 다수 캠핑장을 운영하는 프랜차이즈이다. 첫날 저녁은 유타주의 솔트레이크 시티 바로전 고속도로 상에서 KOA Kabin(Perry, Utah)을 예약했다. 라스 베가스 호텔은 전날 그랜드 캐년 사우스 림 캠핑장에서 공중 전화(Pay Phone)에서 예약했다. 참고로, 예약회사의 1-800넘버로 전화하는 경우 전화번호만 바로 누르면 동전없이 무료로 통화가 가능하다. 호텔은 라스 베가스 호텔들이 몰려 있는 스트립(Strip, 공식 도로명은 Las Vegas Blvd)에 위치한 Luxor호텔(이집트 피라미드 외관, 3.5스타)에서 묵었으며, 모텔보다 조금 더 좋은 수준이었고 비용은 하룻 밤 $100(수수료 포함) 정도였다. 이때가 평일이었다면 이보다 훨씬 싼 가격이 가능했다.
비용 면에서는 당시(캐나다 $1=미국 $1.04) 미국 달러보다 캐나다 달러가 강세라서 환율 덕을 보았다. 미국의 물가가 캐나다 보다 대략 10-20% 싼데다 환율 덕까지 보아서 경제적인 여행이었다고 할 수 있었다. 사전에 미국 달러를 약 $20정도 환전하여 가져갔는데, 그랜드 캐년 캠핑장 샤워($1.75 - $2.00, 7분 사용)와 Coin Laundry(동전 세탁) 비용이 모자라 $40을 편의점 ATM을 통해 추가로 인출했다. 엄청난 수수료를 부담했으나 어쩔 수 없었다. 참고로, 샤워장과 동전세탁소 모두 동전 교환 가능하며 세제도 역시 동전으로 구입할 수 있다. 저희와 비슷한 장기 여행을 계획하시는 분들은 현금을 넉넉하게 준비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나머지 비용은 크레딧 카드(마스터 카드)로 결재했는데, 결재 마다 Conversion Fee로 2.5%가 부과되었다. 이론적으로 모든 결재를 현금으로 하면 이 수수료는 절약할 수 있으나, 안전 문제와 편의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인 것 같다. 다행히 환율 덕을 보아서, 예를 들어 국립공원 입장료로 미화 $25(7일 Pass)는 Conversion Fee를 더해도 캐나다화로 $25이 채 되지 않았다. 주유소 기름값은 대도시의 경우 갤런당(3.7L) $3.20, 국립공원 내 주유소 같은 곳은 갤런당 $4.90까지 다양했다. 전체적인 비용을 대략 계산해 보니, 약 $2,400이 들었다.
ps.
우리 미니밴은 에어컨이 작동하지 않는다. 우리가 여행중 통과한 주들이 무려 6곳(Montana, Idaho, Utah, Arizona, Nevada, California)인데, 특히 한여름 불볕 더위 지역인 Arizona, Nevada, California 내륙 지역을 통해 여행한 것이다. 이들 지역을 여행한 한 지인은, 에어컨을 작동해도 더운 지역인데, 믿어지지 않는다는 반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