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왕인가?

한국 속담에 보면 “호랑이 없는 골에 여우가(혹은 토끼가) 왕노릇한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즉 뛰어난 사람이 없는 곳에는 보잘 것 없는 사람이 설쳐댄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힘이 세면 소가 왕노릇할까?”라는 말도 있습니다. 즉 아무리 힘이 센 장수라도 왕은 아니다. 왕은 따로 있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성경에도 보면 ‘왕노릇 한다.’는 표현이 있습니다. 이 단어는 앞서 속담에서 보듯이 대개 부정적인 뜻으로 많이 쓰이기 때문에 이 단어가 포함된 성경 구절을 읽으면 “아- 이건 아닌데...” 하고 마음이 좀 안 좋아질 때가 있습니다. 제가 개역한글 성경에서 ‘왕노릇’이란 구절이 몇 번 나오는지 찾아보았습니다.

총 14구절입니다. 구약 성경에는 안 나오고 모두 신약 성경에만 나옵니다. 그 중 ‘의가 왕노릇한다.’는 표현이 1번이고(롬5:21), ‘죄가 왕노릇한다.’라는 표현이 2번이고(롬5:21. 롬 6:12), ‘사망이 왕노릇한다.’는 표현이 2번이고(롬5:14, 롬5:17), ‘예수님이 왕노릇한다.‘는 표현이 4번이고(눅1:33, 고전15:25, 계11:15, 계11:17), 믿는 사람들이 왕노릇한다.’는 표현이 6번입니다.(고전4:8, 딤전2:12, 계5:10, 계20:4, 계20:6, 계22:5)

신약성경이 쓰여진 헬라어로 보면 ‘왕국’을 ‘바실레이아’라고 하고, ‘왕’을 ‘바실레우스’라고 하며, ‘왕노릇한다’를 ‘바실레우오’라고 합니다. 영어로는 ‘왕노릇한다’를 rule over(다스린다) 또는 reign(지배한다)라는 단어를 씁니다. 헬라어나 영어를 한국어로 번역함에 있어서 마땅한 단어가 없기에 ‘왕노릇한다’라고 일괄적으로 번역은 했지만 부정적인 표현으로 많이 쓰이기 때문에 좀 안타깝기는 합니다.

여러분, 각 나라에 보면 왕조가 있고 왕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역사를 배울 때 학생 때부터 그 왕들의 이름들을 차례대로 외웁니다. 한국의 경우는 이렇습니다. “태정태세문단세, 예성연중인명선, 광인효현숙경영, 정순헌철고순” 이상 조선왕조 27대 왕들의 이름입니다. 그 이름 중에서 앞 글자만을 따서 외우는 방식입니다.

그런데 우리 한국인들이 이렇게 왕들의 이름을 외우는 것을 보면 중국 사람들은 “야- 너희들은 참 복 받았다.”라고 말합니다. 왜 그러지요? 다름이 아니라 중국은 왕조도 많고, 왕들도 하도 많아서 그거 외우기가 너무 힘들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이스라엘의 왕들은 총 몇 명일까요? 39명입니다. 이중 남왕국 유다의 왕들이 20명이고, 북왕국 이스라엘의 왕들이 19명입니다.

성경에 보면 이스라엘에 왕조와 왕들이 생기게 된 이유가 나옵니다. 사사기 마지막 장, 마지막 구절인 사사기 21장 25절에 보면 이런 말이 나옵니다. “그 때에 이스라엘에 왕이 없으므로 사람이 각각 그 소견에 옳은 대로 행하였더라.” 여기서 왕이 없다는 뜻은 왕의 제도가 없었다는 뜻이지만, 실지는 하나님이 그들의 왕이 되어서 사사들을 통해서 통치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스라엘 사람들은 하나님을 자신들의 왕으로 모시기 싫어했습니다. 자기들이 각각 왕이 되고 싶었습니다. 그것에 대한 표현이 바로 이겁니다. “각각 그 소견에 옳은 대로 행하였더라.” 즉 왕이신 하나님의 뜻을 따르지 않고 자기들 뜻대로, 자기들 멋대로 행했다는 겁니다.

그리고 급기야 이스라엘 백성들이 사무엘 사사에게 다가와 요청합니다. “우리에게 왕을 세워주소서.”(삼상8:5) 그 말을 듣고 사무엘 사사가 기분이 좋지 못하여 하나님께 아뢰며 기도합니다. “하나님, 이들이 왕을 세워달라고 합니다.” 그러자 하나님이 이렇게 말씀합니다. “그들이 너를 버림이 아니요. 나를 버려 자기들의 왕이 되지 못하게 함이니라.”(삼상8:7)

하나님으로부터 그러한 말씀을 듣고 사무엘 사사가 백성들에게 다시 한 번 솔직하게 말해줍니다. “너희 중에 왕을 세우면 그가 너희 아들과 딸들을 종으로 삼고, 너희의 가장 좋은 것을 빼앗기도 할 텐데... 그리고 그때가 되어 너희가 왕 때문에 못살겠다고 부르짖어도 하나님이 응답치 않을 텐데 그래도 괜찮겠느냐?“

그런 말을 들어도 백성들이 막무가내로 외칩니다. “우리도 왕이 있어야 하리라.”(삼상8:19) 즉 사무엘 사사나 하나님도 이스라엘에 왕을 세우기를 원치 아니했으나, 이스라엘 백성들이 왕이신 하나님을 버리고 자기들이 왕이 되겠다고 고집을 계속 부리니까 어쩔 수 없이 왕을 세워준 겁니다.

그래서 이스라엘에 총 39명의 왕이 세워졌는데 좋은 왕, 선한 왕도 있었지만 대부분이 악하고 나쁜 왕이었습니다. 그 왕들 중에 누구 기억나는 왕이 있습니까? 솔로몬이라는 왕의 이름을 들어보셨겠지요? 그리고 다윗이라는 왕의 이름도 들어보셨겠지요? 특히 메시아 는 다윗 왕의 뒤를 이어 위대한 왕으로 오신다고 성경은 예언하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그 예언대로 2000년 전에 이스라엘 땅에 왕이신 예수님이 태어나셨습니다. 그때 동방에서 박사들이 예루살렘에 방문하여 이렇게 물었습니다. “유대인의 왕으로 나신 이가 어디 계시뇨? 우리가 그에게 경배하러 왔노라.”(마2:2) 그러자 예루살렘이 큰 소동에 빠졌습니다.

왜냐하면 그때 당시 예루살렘은 로마 황제가 임명한 헤롯이라고 하는 악한 왕이 통치하고 있었는데 또 다른 왕이 태어난다고 하는 것은 반역의 씨앗이 태어난 것이고, 그에 따른 피바람이 불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닌 게 아니라 헤롯왕은 베들레헴과 그 모든 지경의 사내아이들을 두 살 아래로 싹- 죽이는 대학살을 저질렀습니다.

그리고 빌라도 총독이 예수님을 심문하면서 이렇게 물었습니다. “네가 유대인의 왕이냐?” 그러자 예수님이 분명히 대답합니다. “네 말이 옳도다.”(마27:11) 결국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 박혀 죽을 때에 그 죄명이 바로 이겁니다. ‘유대인의 왕 예수‘(마27:37) 즉 반역 죄인이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로마 군인들이 예수님을 이렇게 조롱했습니다. “유대인의 왕이여, 평안할지어다.”(마27:29)

반면 유대인들은 자기들의 왕이요 구세주를 스스로 죽인 겁니다. 그리고 그들은 그 죗값을 받아 나라가 망하고 1900년간 전 세계에 흩어져 큰 고통을 당하게 됩니다. 그 중에는 히틀러에게 600만 명 이 학살을 당하는 비극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하나님의 예언대로 나라를 다시 찾았지만, 그들에게는 또 다른 큰 환난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다름 아닌 7년 대환난 중에 이스라엘 백성들 중에 2/3가 적그리스도에게 죽임을 당하는 것입니다.(슥13:8-9)

2000년 전 이스라엘 백성들은 자기들의 왕이신 예수님을 몰라보았습니다. 왜냐하면 초림 예수님은 왕은 왕이지만 고난의 종으로 오셔서 백성들의 죄를 지고 십자가에서 힘없이 죽으셨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스라엘 사람들은 오늘날까지도 이렇게 생각합니다. “에이, 저렇게 능력도 없이 십자가에서 죽는 것이 무슨 우리의 왕이냐? 저게 무슨 우리의 메시아냐?“

그러나 재림의 예수님은 드디어 영광의 왕으로 이 땅에 다시 오십니다. 그리고 왕국을 이루시고, 친히 만왕의 왕으로 이 땅을 통치하게 됩니다.(계19:16) 이른바 천년왕국입니다. 그러면 예수님이 재림하여 다시 오시기 전에 지금 이 땅은 누가 왕입니까? 성경은 이에 대하여 이렇게 말씀합니다. “이제 이 세상의 심판이 이르렀으니 이 세상 임금이 쫓겨나리라.”(요12:31)

즉 사단 마귀가 이 세상의 악한 왕이 되어 우리들을 못살게 군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선한 왕이 되시는 예수님이 그 나쁜 왕 마귀를 쫓아내고 다시 정의의 왕국을 이 땅에 세운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런 말을 하면 불신자들이나 성경을 모르는 분들은 “그거 무슨 꿈같은 이야기를 하나?“라고 생각할 겁니다.

오늘의 본문을 보면 하늘나라에 하나님이 보좌에 앉아 계시고, 또 다른 24보좌가 있고, 그 보좌에 흰옷을 입고 금 면류관을 쓴 24장로들이 노래하며 이렇게 외칩니다. “저희로 우리 하나님 앞에서 나라와 제사장을 삼으셨으니 저희가 땅에서 왕노릇 하리로다.”(계5:10)

여러분, 여기서 왕노릇 하는 저들은 누구입니까? 바로 저와 여러분들입니다. 예수님이 만왕의 왕이시고 우리들이 그 분의 수하의 작은 왕들이 되어 예수님이 이 땅에 재림하셔서 왕국을 이룰 때 각각 몇 개 고을 씩 맡아서 세상을 다스린다는 겁니다. 그리고 이 노래를 부른 24장로들은 바로 구약의 12지파와 신약의 12사도를 상징하고, 또한 우리 믿는 자들을 상징합니다. 즉 우리가 왕노릇 한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 성경이 써진 때는 로마 황제가 있던 시기입니다. 그리고 황제가 임명한 각각의 분봉왕이 있던 시기입니다. 이때 기독교인들이 자신들이 왕이 된다고 성경에 기록하면 틀림없이 큰 핍박을 당하게 됩니다. 반역죄로 몰리게 됩니다. 그러니까 성경에 ‘우리가 왕노릇 한다.’고 적어놓지 못하고, ‘저들이(제 3자가) 왕노릇 한다.’고 적어났을 겁니다.

그러나 킹 제임스 성경에 보면 분명히 ‘우리가 왕노릇 한다.’고 번역하고 있습니다. 즉 영국의 제임스 왕이라고 하는 힘 있는 권세자가 주도하여 성경을 번역했기에, 그리고 그때는 로마 황제 시대가 아니기에 그런 표현을 솔직하게 쓸 수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킹 제임스 성경’을 사랑하는 분들은 이 구절, 즉 “저들이 왕노릇 하는 것이 아니고 우리가 왕노릇 한다.“를 들어서 자신들의 번역본이 최고라고 주장합니다.

그런데 여성분들이나 나이가 어리신 분들의 경우 내가 장차 왕노릇 한다는 것에 그리 관심이 없을 겁니다. 그리고 많은 분들이 “왕이 뭐 그리 좋다고 왕이 되냐? 왕이 되면 사생활의 자유를 잃고 피곤해질 텐데...” 하면서 “주님, 저는 왕이 되고 싶지 않아요. 저는 아이돌 가수가 되고 싶어요.” 하고 솔직하게 말할는지 모릅니다.

그런 점에 있어서는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냥 쉬고 싶지. 굳이 왕이 되고 싶지 않아요. 그러나 생각해보세요. 예수님이 우리들을 피곤하게 하려고 혹은 사생활의 자유를 빼앗으려고 우리들을 왕으로 임명하지는 않을 겁니다. 뭔가 이 세상을 위해, 하나님의 좋은 뜻을 이루기 위해 우리들을 왕으로 임명하는 겁니다.

그리고 좀더 깊이 생각해보세요. 왕이 더 자유가 많겠어요? 종이 더 자유가 더 많겠어요? 그리고 선한 왕이 되어 나라를 잘 다스리면 많은 사람들을 유익하게 하고 행복하게 할 수 있잖아요. 중요한 것은 내가 과연 좋은 왕의 자질을 갖출 수 있느냐는 겁니다. 그 점에 대해서는 그리 염려하지 않아도 됩니다. 왜냐하면 그때가 되면 예수님이 왕으로서의 자질을 우리들에게 주시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성경에 보면 우리가 왕노릇 할 때 이런 표현을 씁니다. “그리스도로 더불어 왕노릇 한다”(계20:4, 계20:6) “그 분과 함께 왕노릇 한다.”(딤후2:12)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왕노릇 한다.”(롬5:17) 즉 우리들만 혼자, 우리들의 능력으로만 왕노릇 하는 것이 아니고 예수님과 함께, 예수님으로 말미암아, 예수님과 더불어 왕노릇 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예수님이 다 책임지십니다.

결론입니다. 저와 여러분들은 장차 왕이 될 사람들입니다. 지금도 왕 같은 제사장으로서 그 분의 아름다운 덕을 선전하고 있습니다. 즉 열심히 전도하고 있습니다.(벧전2:9) 그리고 잠시 후 우리는 그 토록 원하는 만왕의 왕이신 재림의 예수님을 이 땅에서 다시 볼 것입니다. 그날까지 왕이신 예수님과 늘 동행하며 그 분 밑에서 좋은 왕으로서의 자질과 덕행을 잘 갖추시기를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