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말을 들을 때에 울었더라

날짜: 
2002/09/22
설교: 

제 목 : 그 말을 들을 때에 울었더라
본 문 : 창 50:15-17

저에게는 위로 누님 한 분과 밑으로 여동생 하나가 있음.
누님은 한국 일산에 살고 있고, 여동생은 미국 LA에 살고, 저는 이곳 캐나다 캘거리에서 살고, 또 저의 어머님은 한국 염창동에서 살고 계심.
그러니까 가족들이 전부 흩어져 살고 있음.
그래도 저나 누님, 그리고 여동생은 모두 시집 장가가서 자녀들 낳고 가족들과 오순도순 살고 있지만 저의 어머님의 경우에는 지난해 아버님이 돌아가시고 난 후 지금 32평 아파트에 혼자 살고 계심. 얼마 전에는 큰집에서 혼자 사시기가 쓸쓸하신지 평수가 작은 아파트로 이사갔으면 하는 생각을 하시고 있었음.

추석이 다가오느지라리 얼마전 어머님에게 전화를 드렸음.
"어머님, 혼자 사시기 쓸쓸하시지요 ? 빨리 이곳에 오셔서 같이 사셔야 할텐데요."
그러자 저의 어머님이 늘 하시는 데로 말씀하심. "쓸쓸하긴 뭐가 쓸쓸하니 ?내가 그곳 캐나다에 안갔다 왔냐 ? 나는 여기가 더 좋다. 그리고 전도하고 기도하고 예배드리고 교회 일이 바빠서 쓸쓸할 겨를이 없다." 하시기에
"아니, 그래도 혼자 사시면 연세도 있어 위험하시기도 하고, 혹 급한 일이 생기면 당황도 되고 난감하기도 하시고 보기도 안 좋으신 데 빨리 이곳에 오셔야지요 ?"
그러자 저의 어머님이 갑자기 아들인 나에게 '고마와요.'라고 말씀하시는 것이었음. 저는 그 말을 듣고 갑자기 정신을 잃을 정도로 머리가 띵해지고 말았음.

전화를 끊고 나서 어머님의'고마와요'라는 그 말을 되새기며 남몰래 울었음. "아니, 부모님은 일생토록 나를 위해 헌신하고 보살펴 주셨는데, 그리고 지금도 이렇게 나이가 먹도록 보살펴 주고 계시면서 '쓸쓸하니까 같이 사셔야지요 ?'라는 아들의 말 한마디가 뭐가 그리 고마운가 ?
부모님의 은혜에 비하면 나의 그 한마디는 태평양의 바닷물 중에 물 한방울도 되지 않을텐데 뭐가 고맙다는 말인가 ? 장성한 아들이 늙으신 홀어머니를 보호해주고 모시고 사는 것이 당연한데, 그리고 아들한테 그토록 정성과 사랑을 쏟았으니 당연히 보답을 받아야 되는데 뭐가 고맙다는 말인가 ?" 저는 그 '고마와요.'라는 어머님의 말씀을 듣고 제 자신이 너무나 초라해지고 "내가 그것 밖에 되지 않는구나 !" 생각하며 많이 울었음.

여러분, 부모님의 마음을 아십니까 ?
자녀에게 억만 개의 사랑을 베푸시고도 자녀로부터 한 개의 사랑을 받으면 괜히 멋쩍어하시고 무척이나 고마워하시는 부모님의 마음을 대할 때 우리는 그 앞에 고개가 숙여지고 도저히 도달할 수 없는 내 자신을 바라보며 눈물이 나오지 않습니까 ?

그리 오래되지 않은 한국에 이런 모습들이 많이 있었음.
일찍 남편이 세상을 뜨고 홀어머니 밑에서 자녀들이 자라는데 먹을거리가 많지 않았음. 그래도 어머니는 자녀들을 잘 키워보려고 밖에서 보따리 장사를 하며 돈을 벌어서 자녀들 학교를 보내고, 그리 좋지는 않지만 옷을 사 입히고, 어떡하든지 자녀를 잘 먹여보려고 애를 썼음.
그런데 어떤 날은 장사가 잘 되지 않아 먹을 쌀이 떨어지곤 했음. 그래도 어머니는 자녀들을 굶기지 않으려고 어디서 쌀을 구해와 밥상을 차려주고는 옆에 가만히 않아 바느질을 하고 계시는 것입니다.
어린 자녀들이 "엄마, 같이 밥 안 먹어요 ?" 하고 물으면 "응, 엄마는 밖에서 먹고 왔단다. 너희들이나 많이 먹어라." 하고 어머니는 대답하심.
어렸을 때에는 그 말이 사실인 줄 알았는데 나이가 먹고, 철이 들고, 부모의 입장이 되어 보니 그때 어머니의 그 말씀은 사실이 아닌 줄을 알게 됨.
자신은 굶더라도 자녀들을 먹이려고 하는 부모의 마음을 깨닫고 비로소 그 은혜에 감사하며 눈물을 흘리는 분들이 종종 있음.

그리고 이전에 한국에는 이런 풍경이 많이 있었음.
여기 캐나다에는 사과를 먹을 때 껍질째 그냥 먹지만 한국에는 보통 껍질을 깎고 먹습니다.
한 가난한 가정에 모처럼 사과 몇 개가 생겨서 어머니가 사과를 깎고 있었음. 어린 자녀들이 옆에서 군침을 흘리며 사과 껍질이 다 깎아지기만을 학수고대하고 있었음. 드디어 사과껍질이 다 깎아지고 자녀들이 서로 많이 먹겠다고 난리를 피웁니다.
그 중 한 자녀가 생각이 났던지 "엄마도 먹어야지요 ?" 하고 물으니까 "응, 엄마는 껍질을 좋아한단다." 하면서 슬며시 껍질을 입에 물고 씹고 있었음. 그 모습을 본 한 어린 자녀가 "우리 엄마는 사과껍질을 굉장히 좋아하시는 모양이다 !" 하고 사과 껍질만을 모아서 "엄마, 이것 다 먹어요 !" 하고 건네더라는 것임.
그런데 나중에 이 어린 아이가 나이가 먹고 철이 드니까 어머니의 마음을 알아차리고 한없이 울었다는 것임.

여러분, 오늘 본문에 보면 "요셉이 그 말을 들을 때에 울었더라."라는 말이 나옴. 아시다시피 요셉은 파란만장한 인생을 산 사람임.
17살 때 이복 형들로부터 미움을 받아 인신매매를 당하여 애굽의 노예로 끌려갔었음. 그리고 억울한 누명을 뒤집어쓰고 수년간 외국에서 감옥 생활도 했음.
인간적으로 보면 요셉은 형들에게 뼈저리게 원한에 사무친 사람임.
그러나 요셉은 형들을 용서하고, 그들에게 오히려 양식을 나눠주고, 그들의 가족들에게 좋은 삶의 터전을 마련해 주므로 그들이 기근을 이기고 살 수 있도록 은혜를 베풀어주었음.
이렇게 요셉이 착한 마음의 소유자가 된 것은 물론 그가 하나님의 사람이었을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그는 부모님을 끔찍이 생각하는 효자였기 때문이었음.

생각해 보십시오. 부모님이 살아 계시는데 옛날의 원한 때문에 배다른 이복 형제를 죽이거나 상처를 입히면 부모님의 마음에 못을 박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
그런데 요셉의 아버지 야곱이 돌아가시게 되었음. 그러자 요셉의 형들이 "이제 아버님도 돌아가셨으니 혹시 요셉이 우리들을 해치지 않을까 ?" 두려워하며 요셉에게 나아가 말을 함. "요셉이여, 당신의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 명하여 이르기를 '너희는 이같이 요셉에게 이르라. 네 형들이 네게 악을 행하였을지라도 이제 바라건데 그 허물과 죄를 용서하라.' 하셨나이다."
그리고는 형들이 요셉에게 나아와 "우리를 용서하소서 !" 하고 말하니까 요셉이 그 말을 듣고 울었음.

여러분, 요셉이 왜 울었을까요 ?
여러분이 신앙의 철이 들었다면 각자가 요셉이 입장이 되어서 요셉이 왜 울었는지 그 마음을 한번 헤아려 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자신도 요셉의 입장이 된다면 과연 나도 그런 상황에서 요셉과 같은 그런 눈물을 흘릴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여러분, 혹시 하나님의 말씀을 들을 때에 울어본 적이 있지는 않습니까 ?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은 그렇게도 큰데 나 같은 죄인에게 왜 이렇게 큰 은혜와 사랑을 베풀어주셨는지 그리고 나를 살리기 위해서 독생자를 희생시킨 하나님의 마음을 깨닫고 나서 대성통곡을 해보신 적이 있지는 않습니까 ?
자녀를 키워보지 않은 사람은 하나님이 독생자를 주셨다는 것이 그리 실감 있게 들리지 않을 수도 있음. 그러나 자녀를 키워본 부모들은 독생자를 주었다는 의미가 무엇이지 잘 알고 있음.
그리고 독생자를 희생시킨 하나님의 마음이 어떠한지도 잘 알고 있음.

여러분, 입장을 바꾸어 생각해 보십시오.
너무도 깨끗하고, 너무도 순수한 한 점 티도 없고, 한 점의 점도 없는 하나밖에 없는 내 자녀가 십자가 위에서 못 박혀 "아버지 목말라요. 아버지 어찌하여 나를 버리시나이까 ?" 하고 몸을 찢고 피를 쏟고 죽어 가는 장면을 쳐다보고 있는 부모 되신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이 어떠했겠습니까 ?
아마 그 장면을 제대로 쳐다보시지 못하고 통곡을 하며 우셨을 것임. 그리고 마침내 심장이 터지고 찢어지는 아픔을 겪으셨을 것임.
그리고 우리가 이러한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을 깨닫게 되면 " 아- 그때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이 얼마나 아팠을까 ?" 하고 눈물이 주르르 흐르게 됨.

여러분, 자녀가 나이가 먹고 성장하고 철이 들면 부모의 마음을 깨닫고 그 은혜에 감사하여 눈물을 흘리듯이 우리도 하나님을 믿으면서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을 깨달아야 되지 않겠습니까 ?
그리고 그 분의 마음을 깨닫게 될 때 우리는 고마움의 눈물, 회개의 눈물과 함께 하나님 아버지의 뜻을 이루기 위해 내 자신을 희생하며 나아가지 않겠습니까 ?

하루는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바리새인의 집에 초대되어 식사를 하고 있었음.
그 때 죄인인 한 여자가 예수님에게 나아와 예수님의 발 곁에 서서 주룩 주룩 눈물을 흘리고 있었음. 그곳에 모인 사람들이 갑작스럽게 한 여인이 난타나 눈물을 주룩 주룩 흘리는 광경을 보고 매우 이상히 여겼음.
그 여인은 눈물로 예수님의 발을 적신 후 머리털로 예수님의 발을 씻고 그 발에 입맞추고 향유를 부었음.
사람들은 이 여인이 정신이 돌았다고 생각했을는지도 모름. 그러나 이 여인의 눈물은 마치 어린아이가 자라서 부모님의 마음을 깨닫고 우는 것처럼 예수님의 은혜를 깨닫고 한없이 우는 것이었음.
그리고 예수님의 은혜와 사랑을 깊이 깨닫고 흘리는 이 여인의 눈물이 예수님의 마음을 깊이 감동시켰고 예수님은 이 여인이 흘린 눈물의 이야기를 성경에 기록해 놓으셨음.

여러분, 인간과 동물의 차이는 깨달음에 있음.
마땅히 감사할 부모님에게, 하나님에게, 그리고 그 분에게 감사함을 깨닫고 눈물을 흘리고 고마워 한다면 당신은 착한 사람임.
그리고 이러한 깨달음의 눈물은 하나님의 마음을 흐뭇하게 할 뿐만 아니라 우리 자신을 보다 나은 성도, 보다 나은 자녀로 만들어주고, 부모님을 위해, 하나님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참 자녀요 참 성도로 만들어 줌.
그리고 이렇게 순수한 마음이 있는 성도가 있는 곳에 비로소 하늘나라가 이루어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