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너희는 마음에 근심하지 말라 하나님을 믿으니 또 나를 믿으라
얼마 전 스케줄을 위해서 온라인 달력을 보다가 2025년 1월 6일 날짜 밑에 특별 표시가 있는 줄이 있기에 “이 날은 뭔가?” 하고 클릭해서 보니 영어로 ‘epiphany'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혹시 이 ’epiphany'란 단어 들어 보신 분 있습니까? 좀 생소한 단어이긴 한데, 그래도 들어보신 분은 한번 손들어보실래요?
이 epiphany란 단어는 그리스어(헬라어)에서 유래했는데 ‘귀한 것이 나타난다.’는 뜻으로 다른 영어 단어로 하면 appearance, manifestation, coming이란 뜻으로 ‘주현절’ 혹은 ‘공현절’이라고 합니다. ‘주현절’이란 주님이 나타나셨다는 뜻이고, ‘공현절’은 주님이 공적으로 나타나셨다는 뜻입니다. 즉 예수님이 처음 자신을 공적으로 나타낸 날입니다.
‘서방교회’라고 하는 가톨릭에서는 동방박사들이 베들레헴에서 아기 예수님을 찾아와 만난 날을 주현절로 기념하고 있습니다. 이 날이 예수님의 탄생일인 12월 25일 이후 12일째 되는 1월 6일입니다. 반면 ‘동방교회’ 중의 하나인 그리스 정교회에서는 예수님이 세례를 받기 위해 요단강에 나타나신 날을 주현절로 기념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주후 300년경에 기독교가 지역별로 크게 5개 교구가 있었습니다. 이중 이스라엘의 예루살렘 교구,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 교구, 시리아의 안디옥 교구, 터키의 콘스탄티노플 교구, 이들 4개 교구들을 동방교회라고 하고, 또 다른 교구인 이탈리아의 로마 교구를 서방교회, 오늘날의 가톨릭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서방교회인 로마 가톨릭으로부터 갈라져 나온 것이 기독교입니다. 기독교는 예수님이 갈릴리 가나란 동네에서 처음 기적인 물로 포도주를 만든 사건이 일어난 날을 주현절로 지키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에피파니’라고 하면 초등학생들도 다 안다고 하던데... 왜 그런가 하고 봤더니 ‘방탄 소년단’의 실버 보이스(김진석)의 별명이 ‘에피파니’라고 합니다.
그리고 그가 만든 솔로곡 제목이 ‘에피파니’라고 합니다. “아하- 그래서 초등학생 아이들도 ‘에피파니’라는 어려운 단어를 아는구나!” 그런데 제가 좀 궁금했습니다. “뭐야? 방탄 소년단 가수가 ‘주현절’ 노래를 부르나?” 그래서 그가 부른 ‘에피파니’라는 노래 가사를 찾아보았습니다.
가사가 상당히 긴데 주된 가사는 이렇습니다, “I'm the one I should love in the world. So I love me." 즉 내가 좀 부족해도 나는 내 자신을 사랑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이 노래의 제목인 ‘에피파니’는 ‘주현절’이란 본래의 뜻이 아니고 ‘깨달음’이란 뜻으로 쓰인 겁니다.
요즘은 이 ‘에피파니’라는 단어가 여러 방면에 응용이 되어 쓰이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아하 이거구나!“ 하고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것을 가리켜 ‘에피파니’라고도 합니다. 가끔 만화책에 보면 주인공의 머릿속에 전구불이 반짝- 하고 켜지지요. 그런 결정적인 깨달음이 오는 것을 '에피파니‘라고 합니다.
목사인 저의 경우는 주일 설교를 마치면 곧 바로 또 다음 주일 설교를 준비해야 하는데... 이리저리 고심하다가 갑자기 떠오르는 설교 영감을 가리켜서 ‘에피파니’라고도 합니다. 제가 온라인 달력을 보다가 1월 6일 날짜 밑에 ‘epiphany'라는 단어를 보자 “아하- 그래. 이거다!”라고 영감을 얻어서 만든 것이 바로 오늘의 설교 제목입니다. “당신의 에피파니는?”
교회 개척 때서부터 우리 교회의 표어가 있습니다. “하나님과의 만남이 있는 곳, 캘거리 순복음 중앙 교회”입니다. 즉 이곳, 이 장소, 이 자리에서 각자 하나님을 만나자는 겁니다. 예수님이 말씀하셨습니다. “두 세 사람이 내 이름으로 모인 그곳에는 나도 그들 중에 있느니라.”(마18:20)
여러분, 교회는 하나님 아버지의 집입니다. 예수님이 계신 곳입니다. 고로 우리는 교회에서 하나님과 예수님을 만나야 하고, 일단 교회에 들어오면 가장 먼저 하나님 아버지께, 예수님께 인사를 드려야 합니다. “하나님 아버지, 예수님, 저 왔어요.” 그런데 교회는 수없이 들락날락 거리면서도 정작 교회에서 하나님과 예수님을 만나지 못하고, 불완전한 사람들만 만나다가 실망하여 교회를 떠나는 분들이 있습니다.
아- 그러면 안 됩니다. 교회에서는 반드시 교회의 머리되신 예수님을 만나야 합니다. 구약시대에는 하나님이 모세나 여러 선지자들에게 나타나셨습니다. 신약시대에는 예수님이 친히 인간의 몸을 입고 나타나 제자들과 함께 생활하며, 많은 사람들을 치료하시고, 천국 복음을 전하여 주셨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이 부활하시고 하늘나라로 승천하시면서 잠시 후에 눈에 보이지 않는 성령님으로 우리 안에 들어오셔서 우리와 늘 함께 하시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즉 예수님의 나타나심 에피파니는 그 옛날 과거만의 사건이 아니라, 오늘날 너와 나에게도 이루어지는 사건입니다.
부족한 제가 주님의 종이 되어 이제까지 온 것도 주님이 저에게 나타나시어 저를 주님의 종으로 삼아주셨기에 가능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지금 65세가 되어서도 계속 사역할 수 있는 것도 주님이 계속 하라고 하셨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대개 주의 종으로 40년 정도 일을 하다 보면 어느 정도 그 일에 익숙해집니다.
특히 설교하는 것에 많이 익숙해집니다. 더구나 저의 경우는 매우 꼼꼼한 편이라서 그 동안 제가 해온 설교 자료들을 잘 정리하여 많이 모아놓았습니다. 그런데 그거 아시나요. 저와 교회 개척 때부터 오랫동안 함께 있으신 분들은 저의 설교 척하면 척일 것입니다. 이때에는 기억력이 너무 좋습니다. 좀 까먹어도 되는데... 잘 안 까먹더라고요.
그런 분들을 위해서라도, 그리고 저보다 기억력이 좋은 저의 집 사람이나 제 자신을 위해서라도 저는 계속해서 새로운 내용의 설교를 하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주님으로부터 계속 영감이 와야 합니다. 저의 경우는 보통 주일 설교를 한 달 전에 준비합니다. 목사님들 중에 아주 아주 특이한 경우입니다.
그렇게 미리미리 설교 준비를 안 하면 갑자기 장례나 급한 일이 생기는 경우나 혹 감기에 걸리거나 해서 설교 준비할 시간이 없어 쫓기게 되고, 그로 인해 자칫 근심이 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즉 스트레스나 근심을 줄이기 위해 미리미리 숙제를 해놓는 겁니다. 그러기 위해 항상 주님의 출현 epiphany가 있어야 하고, 주님으로부터 epiphany 영감이 와야 합니다.
자- 저의 경우는 이렇고, 여러분의 경우는 epiphany가 어떻습니까? 지금까지 살면서 주님이 여러분에게 과연 나타나셨습니까? 그리고 진짜 주님을 믿게 된 그때의 결정적인 순간이 언제입니까? 여러분, 우리가 믿는 하나님은 죽은 하나님이 아닙니다. 예수님도 죽으셨지만 다시 살아나셨고, 지금 성령님으로 우리들에게 오셔서 각 사람과 인격적으로 만나고 대화를 하시는 분이십니다.
심지어 예수님은 우리와 함께 살면서 우리와 같이 먹고 마시겠다고 합니다. 한국 사람들의 경우 혼자 밖에서 식사하는 것, 혼밥을 좀 외톨이 같아서 꺼려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그러실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주님과 같이 식사를 하십시오. 주님은 말씀합니다. “볼지어다. 내가 문 밖에 서서 문을 두드리노니 누구든지 내 음성을 듣고 문을 열면 내가 그에게로 들어가 그로 더불어 먹고, 그는 나로 더불어 먹으리라.”(계3:20)
저는 이곳 캐나다 어디서든지 혼자서도 밥 잘 먹습니다. 옆에 사람들이 보기엔 혼자 외로운 것 같지만 전혀 외롭지 않습니다. 주님이 나와 함께 하시기 때문에 도리어 편안하고 행복합니다. 예수님도 말씀합니다. “내가 혼자 있는 것이 아니요, 나를 보내신 이가 나와 함께 하시도다.”(요8:16)
“보라. 너희가 다 각각 제 곳으로 흩어지고 나를 혼자 둘 때가 오나니 벌써 왔도다. 그러나 내가 혼자 있는 것이 아니요, 아버지께서 나와 함께 계시느니라.”(요16:32) “나를 보내신 이가 나와 함께 하시도다. 내가 항상 그의 기뻐하시는 일을 행하므로 나를 혼자 두지 아니하셨느니라.”(요8:29)
여러분, 잊지 마십시오. 주님은 항상 그곳에 나와 함께 있습니다. 여기 캐나다 캘거리 이곳에도 주님이 나와 함께 있습니다. 그렇게 나와 함께 하시고, 나를 이곳에 불러주신 주님을 날마다 만나시고, 주님과 이런저런 대화를 계속 하십시오. 일단 사랑하는 주님과 대화의 통로가 막히지 않으면 여기 캐나다 땅에서도 그렇게 외롭지 않을 것입니다.
사람이 살다 보면 결국 많은 사람들이 내 주위를 떠납니다. 나를 낳아주고 길러준 부모님도 떠나고, 배우자도 언젠가 떠나고, 자녀들도 떠나고, 친구도, 이웃도, 기르던 강아지도 모두 떠나게 되고 결국 혼자 남게 됩니다. 이때에는 더욱 절실히 주님이 나와 함께 함을 느껴야 합니다.
그러지 못하면 이 외국 땅에서 ‘내 마음 갈 곳을 잃어’ 방황하며 큰 고독과 불안에 빠질 수 있습니다. 즉 인생의 끝날까지 평안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비결은 나의 모든 것을 책임지시는 능력의 주님이 나와 항상 함께 하심을 느끼며 매 순간마다 주님과 동행하는 겁니다.
그리고 주님은 때때로 나에게 꼭 필요한 말씀이나 깨달음의 epiphany를 주십니다. 얼마 전 제가 이런저런 일로 인해 많이 근심에 빠졌습니다. 그러다 보니 행복이 달아났습니다. 기분이 안 좋습니다. 그때 주님의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오늘의 본문입니다. “너희는 마음에 근심하지 말라. 하나님을 믿으니 또 나를 믿으라.”(요14:1)
아- 그렇군요. 주님, 그러고 보니 제가 근심할 필요가 전혀 없네요. 제가 근심한다고 그 문제가 사라지는 것이 아닌데... 지금 나를 근심케 하는 그런 일들은 이전에도 있었고, 앞으로도 계속 있을 테니까요. 그리고 이어서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너희 염려를 다 주께 맡겨 버리라. 이는 저가 너희를 돌보심이라.”(벧전5:7)
여러분, 외국 땅에서 살다 보면 근심과 스트레스가 더 많이, 더 심하게 다가올 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 근심과 스트레스에 눌리면 안 됩니다. 근심이 자신을 삼키거나 파괴하도록 방치하면 안 됩니다. 가능한 1분 1초라도 빨리 그 근심과 염려를 주님께 맡기십시오. 그래야 이 외국 땅에서 평안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결론입니다. 12월 25일이 예수님이 탄생하신 성탄절이라면 주현절은 예수님이 그들에게, 또 너와 나에게 직접 나타나신 날입니다. 우리들은 2000년 전에 나타나신 예수님을 알고 있고, 현재를 사는 나에게도 나타나시는 예수님을 직접 만날 수 있고, 또한 나타나신 그 분을 만나고, 그 분을 전하는 증인의 사명을 맡았습니다.
여러분, 잊지 마십시오. 주님은 오늘도 여기 캐나다 캘거리에 사는 나의 삶속에 나타나시고 있고, 지금도 나와 함께 하시며, 계속 말씀으로 나를 지도하시고 인도하시고 있습니다. 고로 불안해하지 마십시오. 근심하지 마십시오. 예수님은 너와 나에게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마음에 근심하지 말라. 하나님을 믿으니 또 나를 믿으라.”(요14:1)
기도 : 하나님 아버지, 인간의 역사 속에 들어오시고, 보잘 것 없는 나의 인생 속에도 들어오셔서 나와 동행하시니 감사합니다. 그때그때마다 나를 위해 일해주시고, 항상 나를 보살펴 주시니 감사합니다. 하나님의 그 나타나심을 어디서든지 간증하며 전하는 사명을 잘 감당하게 할 수 있게 하여 주시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