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성적표

날짜: 
2003/09/08
설교: 

마5:11-12 하늘의 성적표
미국으로 들어오는 배에 한 선교사가 타고 있었습니다. 그는 거의 40년 남짓한 긴 세월을 각지에 다니며 선교활동을 하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이제는 늙어서 선교 활동을 마치고 그 배에서 가장 초라한 방에서 피곤을 다스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배에는 이웃나라를 방문하고 돌아오던 그 나라 대통령이 같이 타고 있었습니다. 배 안에는 당연히 그 대통령에게 서비스를 최고로 하였습니다.
그리고 배가 항구에 도착하자 많은 사람이 환영을 하느라고 나와 있었고 사진기자들은 사진을 찍느라 여기저기서 플래시를 터뜨렸습니다. 왁자지껄한 환영객의 물결이 빠진 뒤를 따라서 맨 끝에 내려선 선교사는 자신이 묶을 호텔 방에 힘없이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잠시 후 그는 울면서 기도를 했습니다. "하나님 ! 뭔가 공평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웃을 방문했던 대통령에게는 박수와 환영의 인파가 있었지만 40년 간이나 당신의 일을 했던 저를 맞아주는 환영객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러자 허탈감과 슬픔에 젖어있던 선교사의 귀에 이와 같은 주님의 음성이 들려 왔습니다. "너는 아직 돌아온 것이 아니다 !" 즉 우리가 주님의 일을 열심히 했는데 그에 따른 보답이 주어지지 않아 때로는 낙심할 때도 있지만 나중에 하늘나라에서 주님이 다 갚아주신다는 것입니다.
더구나 주님의 일을 열심히 해도 칭찬은커녕 심히 욕을 당하는 엉뚱한 상황이 벌어질 때 이 땅만 바라보면 낙심하기 쉽고 우울해지기가 쉽습니다. 그러므로 이럴 때에는 주님의 말씀을 기억해야만 합니다. "애야, 이 땅에서 네가 수고한 것에 대한 최종 성적표는 하늘에서 매기는 거란다. 지금 당장 주어지는 땅의 성적표를 보고 낙심하지 말아라."
얼마 전, 한국 영화 중에 '선생 김봉두'라는 영화를 본 적이 있습니다. 이 김봉두 선생님은 얼마나 돈 봉투를 밝히는지 돈 봉투를 가지고 온 학생들에게는 좋은 성적을 주고, 반면 돈 봉투를 가지고 오지 않은 학생들에게는 아무리 착하고 공부를 잘해도 성적을 좋게 주지 않는 선생님이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돈 봉투로 아부하지 않는 학생은 나쁜 일을 안 했어도 교실 밖에다 일부러 손을 들게 하고 벌을 세우는 못된 선생님이었습니다.
여러분, 이러한 선생님에게 돈 봉투로 아부를 잘해서 좋은 성적을 받은 학생은 당장은 기분이 좋을는지도 모릅니다. 반면에 이러한 선생님에게 돈 봉투로 아부를 못한 학생은 당장은 기분이 나쁘겠지요. 그리고 낙심이 되고 분노가 일어나겠지요. 더구나 이러한 성적표가 상급 학교에 들어가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면 선생님이 굉장히 밉겠지요.
그러나 명심하십시오. 그러한 잘못된 선생님이 주는 성적표는 참된 성적표가 아닙니다. 이러한 선생님이 주는 좋은 성적표를 받아들고 "헤헤- 나는 성적이 좋네 !" 하고 기뻐할 것이 못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선생님이 주는 나쁜 성적표를 받아들고 괜히 열을 받거나 낙심해 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렇다고 "나도 이제부터 선생님에게 열심히 아부를 하고 열심히 돈 봉투를 갔다 줘야지 !" 하고 위대한(?) 결정을 할 필요도 없습니다.
몰론 이러한 한국의 교육 환경이 싫어서 이곳 캐나다로 이민을 오시는 분도 꽤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명심하십시오. 이곳도 사람 사는 세상이기에 나의 성적표가 예상과는 전혀 틀리게 나올 때가 있습니다. 오히려 성적표가 거꾸로 나올 때도 있습니다. 꾸중을 들어야 할 사람이 칭찬을 듣고, 칭찬을 들어야 할 사람이 심한 욕을 당할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럴 때, 땅의 성적표만 바라보고 낙심하지 말고 하늘에서 주님이 주시는 진정한 성적표를 바라보시기를 축원합니다. 비록 땅의 성적표가 나를 못된 놈이라고 할지라도, 하늘의 성적표가 나를 착한 사람이라고 하면 그것으로 큰 위로를 받을 만 하지 않겠습니까 ? 왜냐하면 땅의 성적표는 잠깐이요 하늘의 성적표는 영원하기 때문입니다.
올바른 크리스천은 땅의 성적표 보다 하늘의 성적표에 더 관심을 가지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우리의 위대한 신앙의 선진들도 땅의 성적표 보다 하늘에서 주어지는 성적표에 더 관심을 가졌던 분이었고, 더 나아가 하늘의 좋은 성적표를 위해 이 땅의 좋은 성적표를 마다했던 사람들입니다.
여러분, 당신은 이 땅의 성적표에만 매달려 그것에 따라고 울고 웃는 사람입니까 ? 아니면 하늘의 성적표를 바라보고 오늘도 꾸준히 진실 되게 하나님을 바라보고 나아가는 사람입니까 ? 여러분, 명심하십시오. 하늘나라에서의 영원한 행복은 권모와 술수와 요령과 잔꾀에 입각해서 얻은 땅의 성적순이 아닙니다. 오히려 하나님을 바라보고 진실되게 살아가는 하늘나라의 성적순입니다. 고로 땅의 성적표보다 하늘의 성적표에 보다 민감한 성도가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옛날 어느 나라에 훌륭한 임금님이 한 분 계셨습니다. 이 임금님은 그 나라에서 제일가는 부자였습니다. 어느 날 새벽에 눈을 뜬 임금님은 닭이 세 번 우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그러자 하늘에서 엄숙한 소리로 "오늘은 이 나라에서 제일가는 부자가 죽을 것이다."라는 소리가 들었습니다. 이 같은 소리는 똑같이 세 번이나 들렸습니다. 순간 임금님의 얼굴은 새파래지고 온 몸이 떨렸습니다.
임금님은 곧 나라 안에서 제일 유명한 의사들을 불러 들였습니다. 그리하여 자기는 침대에 눕고, 의사들은 가장 좋은 약을 준비하여 밤새도록 옆에서 자기를 지키도록 했습니다. 차츰 차츰 밤이 깊어만 가는데 모두들 왕이 죽을까봐 무서움과 근심에 쌓여 있었습니다. 임금님은 일생을 통해서 이같이 고통스럽고 지루한 밤을 처음으로 경험했습니다.
임금님과 의사들은 한잠도 자지 못한 채 아침을 맞이했습니다. 너무나 긴장을 해서 그런지 모두들 피곤하고 제 정신이 아니었습니다. 바로 그 때 아침을 알리는 교회의 종소리가 은은히 들려왔습니다. 그리고 왕은 생각했습니다. "그러면 과연 지난밤에 누가 죽었을까 ? 분명히 이 나라에서 제일가는 부자가 죽을 것이라고 했는데, 그럼 나보다도 더 부자가 있었단 말인가 ?"
심히 의아하게 여긴 임금님은 "도대체 아 나라에 누가 죽었는지 속히 알아보고 오너라."하고 신하에게 명령을 내렸습니다. 이윽고 신하가 돌아와서 이렇게 보고했습니다. "죽은 사람은 늙은 장님 거지였습니다."
이 말을 들은 임금님은 매우 놀랐습니다. 그리고 생각했습니다. "나는 이 나라에서 제일가는 부자가 죽는다는 말을 분명히 하늘로부터 들었어 ! 그렇다면 그 늙은 거지는 이 나라에서 제일가는 부자이면서 거지인 척하고 우리를 속였단 말인가 ? 어쨌든 거지라면 아내와 자식이 없을 테니까 그가 남긴 재산은 당연히 이 나라의 임금인 내가 가져야 함이 마땅하다. 거지가 살던 집을 샅샅이 뒤져보아라 !"
신하들은 곧 어젯밤에 숨을 거둔 거지의 집으로 달려갔습니다. 그러나 마구간과 같은 거지의 집에는 깔고 자던 짚단과 풀로 뭉친 베개뿐, 그밖에는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 늙은 거지는 굶주림과 추위에 떨며 숨을 거둔 것입니다. 신하들은 대궐로 돌아가 그 사실을 그대로 임금님께 아뢰었습니다. 임금님은 이상하다는 듯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하늘에서부터의 소리는 거짓말이었을까 ?"
그 말을 듣고 의사 중의 한 사람이 이렇게 말을 했습니다. "아마 죽은 장님은 많은 재산을 하늘에 쌓아 둔 모양입니다. 하늘에 쌓아 두면 도둑맞을 염려도 없고 또 녹슬 염려도 없으니까요. 하늘에 쌓은 보물이야말로 이 세상의 어떤 보물보다 더 훌륭한 보물이 아니겠습니까 ?"
이 말을 들은 임금님은 크게 감동되었습니다. 그리고 자기가 이 나라에서 가장 훌륭한 사람이며, 제일가는 부자라고 생각해 온 것이 매우 부끄러웠습니다. 그래서 그 뒤로는 가난한 사람과 어려움을 당한 백성이 있으면 힘껏 도와 주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일에도 자기의 재산을 많이 내놓았다고 합니다. 즉 자기도 그 거지노인과 같이 하늘에다가 귀중한 보물을 쌓기 위해 전혀 다른 사람이 된 것입니다.
세월이 흘러 착한 일, 그리고 하나님의 일을 열심히 한 훌륭한 임금님도 이제 숨을 거두게 되었습니다. 그때 임금님은 신하들에게 이렇게 유언을 했다고 합니다. "내가 죽거든 나를 그 거지 노인의 무덤에 함께 묻어 주게 !"
여러분, 묻고 싶습니다. 이 땅에서 부자가 되고 싶습니까 ? 아니면 하늘나라에서 부자가 되고 싶습니까 ? 물론 이 질문에 똑똑한 사람은 이렇게 대답하겠지요. "목사님, 저는 이 땅에서도 부자가 되고 싶고, 하늘나라에서도 부자가 되고 싶습니다." 너무나도 솔직한 대답입니다. 저 역시 이 땅에서도 그리고 하늘나라에서도 부자가 되고 싶습니다.
그러나 이 둘이 동행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 이 질문에 "그렇다면 당연히 하늘의 부자를 좇아가야지요. 이 땅의 부자는 잠깐이요, 하늘의 부자는 영원한 것이 아니겠습니까 ?" 하고 즉시 대답한다면, 그리고 이 대답을 하고 나서 전혀 후회를 하지 않는다면 당신의 영혼은 참으로 안전하게 천국에 도달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 믿음대로 하늘의 부자가 되어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 질문에 "글쎄요. 생각을 좀 더 해보아야 되겠는데요. 이 문제는 너무나도 중요한 일이라서 제 배우자하고 의논을 좀 해 보아야 되겠는데요 ? 여보- 당신은 어떻게 생각해 ?" 하고 남편과 아내의 의견을 물어 본다면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니겠습니까 ? 그리고 여보의 대답이 "아니, 당신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 우리 애들도 있는데 이 땅에서 부자가 되어야지, 얼어죽을 하늘의 부자가 무슨 소용이 있어 ?" 라는 말을 듣고 그대로 순종하고 움직인다면 참으로 부끄러운 크리스천이 아니겠습니까 ?
물론 세상 사람들에게는 하늘의 부자를 바라보고, 이 땅의 부자를 포기한다는 것은 참으로 어리석은 행동으로 생각될 것입니다. 그리고 하늘의 성적표를 위해 이 땅의 명예와 이 땅의 행복이 직결된 땅의 성적표를 포기한다는 것은 참으로 생각하기조차 힘든 비극일 것입니다. 그러기에 하늘을 좇아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적어도 크리스천이라면 하늘의 성적표를 바라보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갖추는 것이 진정한 크리스천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