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September 18, 2002
개정이민법과 한인사회(2) 판도 바뀌는 '한인업종'
"내실개선·차별화 없인 도태"
이민자급감 우려속 유사업종 경쟁 심화일로
개정이민법이 현상태로 계속 시행될 경우 2~3년후에는 신규 한인이민자가 급격히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그에 따라 기존의 한인사회 판도에도 커다란 변화가 일게 될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변화는 기존 한인들이 종사하고 있는 비즈니스 분야에서부터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교민들을 주대상으로 영업활동을 하고 있는 업종에서의 변혁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교민수가 한정된 시장에서 유사업종끼리 벌이는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우려가 크며 이는 자칫 한인사회 내부의 갈등으로 비화될 가능성까지 안고 있다.
이에 따라 한인사회에서는 벌써부터 치열한 경쟁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교민들 스스로 변화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한인들을 상대로 하는 단순직종에서 벗어나 이제는 주류사회속으로 파고들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이춘수 토론토한인회장은 『신규이민자가 줄어들면서 한인들이 종사하고 있는 유사업종에서의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것』이라며 『이제는 한인들도 내부에서만 경쟁할게 아니라 눈을 돌려 주류사회의 틈새시장을 공략해보려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회장은 또 『기존업종도 서비스의 질을 최대한 높이고 친절로 무장하지 않으면 자연도태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신규이민자 급감에 따라 가장 큰 영향을 받게될 업종으로 ◆이민알선업 ◆보험·부동산 ◆식당 ◆식품점 ◆관광·여행 ◆이삿짐센터 ◆서점 등을 꼽고 있다. 이밖에도 미용실과 도매·무역업 등도 적잖은 영향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한인들 절대다수가 종사하며 주고객도 한인층이 아닌 편의점·세탁소 등은 상대적으로 영향을 적게 받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토론토의 한 이민알선업체 대표는 『개정이민법이 재개정되지 않는한 고객급감으로 인해 한인 이민알선업체 대다수가 크게 고전하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 사업의 비중을 유학상담쪽으로 이동할 생각』이라고 털어놨다.
세방여행사의 유명희씨는 『아직은 한인여행객들이 줄고 있는 것 같지 않지만 2~3년후에는 어떻게 될지 예측하기 어렵다』며 『친절과 최상의 서비스야말로 가장 기본적인 생존전략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공인회계사 김용두씨는 『경쟁이 워낙 치열해져 한인들이 종전과 같은 영업방식으로는 살아남기가 어렵게 됐다』면서 『유사한 업종이라도 과감한 차별화 및 특화전략을 세워나가지 않으면 안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보험상담인 문효민씨는 『한인들이 주로 몰리는 업종은 이미 과포화 상태지만 인력공급이 부족한 분야도 아직은 남아 있다』면서 『앞으로 전체적인 이민자는 적어지겠지만 선택받은 한국의 최고급인력들이 들어오면 한인들이 종사할 취업 및 사업영역은 오히려 더 늘어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용우 기자 joseph@koreatime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