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September 20, 2002
개정이민법과 한인사회(3·끝)
영주권 줄고 유학 늘고
加학력·경력 우대...유학생 급증 불보듯
"한인사회 발전에 도움 클 것" 긍정론도
새 이민법은 국내 교육기관 수학 및 취업 경력자에 대해 가산점을 부여하고 있다. 따라서 캐나다에서 대학이나 고교를 졸업하고 일정기간의 취업경력을 가진 이민신청자들이 영주권 취득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입장에 놓이게 됐다.
다시말해 한국을 비롯한 대다수 외국인들의 이민문호가 좁아진 대신 유학을 통한 영주권 취득 기회는 오히려 더 확대된 셈이다. 여기에 한국의 세계적인 교육열을 감안할 때 앞으로 캐나다의 한인유학생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한인유학생 급증추세는 통계자료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최근 이민성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작년 한해 입국한 한국출신 유학생은 총 1만3,479명으로 출신국 순위에서 중국(1만1,138명)을 제치고 3년 연속 1위에 올랐다. 이는 전체 유학생의 18.22%를 차지하는 것이다. 한인유학생은 지난 99년 6,496명에서 2000년 1만881명으로 급증했고 지난해 또다시 3천여명이나 더 늘어났다.
한편 한국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2001년 현재 캐나다내 한국인유학생은 2만1,891명으로 한인 해외유학생의 14.6%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그러나 오타와대사관·토론토총영사관 등 현지공관에서는 단기 어학연수생을 포함할 경우 한인유학생이 4만여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전체 교민수를 18만여명으로 잡을 때 유학생 비율이 22% 정도에 달하는 셈이다.
캐나다로 이민오는 한인 가운데 상당수가 자녀교육을 주목적으로 하고 있다는 현실을 고려하면 개정이민법에 따라 이민이 어렵게된 부모들이 어떻게 해서든지 자녀들만은 유학을 보내려 할 것으로 쉽게 예상할 수가 있다. 이에 따라 앞으로 2~3년후면 한인이민자는 급격히 줄어드는 대신 유학생은 지금보다도 훨씬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토론토의 한인 이민상담가 S씨는 『자녀교육을 위해 캐나다이민을 추진하던 많은 사람들이 이민법 강화로 영주권 취득이 어렵게 되자 대신 자녀만 유학보내려는 추세가 늘고 있다』면서 『캐나다에서 공부한 학생들은 필요시 영주권을 취득하기도 훨씬 쉽다』고 말했다.
토론토총영사관의 유지은 부총영사도 『현행이민법이 존속될 경우 한인이민자는 수년안에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겠지만 그대신 교육열이 높은 한국인 부모들이 자녀들을 대거 유학 보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한인유학생이 늘어나면서 이들을 대상으로 한 비즈니스도 새롭게 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유학알선업을 비롯, 학원·컴퓨터·하숙업·당구장·소규모 부동산임대업 등이 새로운 유망업종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한편 젊은 유학생들이 대거 유입됨에 따라 한인사회에도 적잖은 변화의 바람이 불어닥칠 것으로 전망된다. 교민들은 대체로 늘어나는 유학생들이 한인 커뮤니티에 활력을 불어넣을뿐더러 이들이 장차 주류사회에 진출할 가능성도 커져 한인사회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긍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토론토 한인사회의 원로 이상철 목사는 『젊은 유학생들의 대거 유입은 한인 커뮤니티에 활기를 불어넣고 주류사회 진출의 가능성도 밝게 하는 등 미래 한인사회 발전을 위해 바람직한 현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성준 변호사는 『한인유학생들이 장차 캐나다의 전문분야에 많이 진출하면 한인사회 발전에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우 기자 joseph@koreatime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