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거리의 주차, 횡단 보도 얘기

글쓴이: 
Ruth Han

캘거리의 주차, 횡단 보도 얘기

이곳의 교통 문화에 대해서 말씀드릴까 합니다. 캘거리가 서울 크기와 비슷한데 교통량은 한국에 비교할 수 없이 적습니다. 그만큼 인구도 적다는 얘기겠죠(약 90만명). 사실 서울과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빌딩이 밀집되어 있고 상업적인 성격을 띤 이를테면 캘거리의 심장부라 할 수 있는 다운타운이라는 곳을 관통하기 위해서 자동차로 5분이면 충분할 것 같습니다. 다운타운에는 일방통행 도로가 많으므로 캘거리에 이민,유학 오신 초기에는 지도를 잘 보셔야 합니다.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가시는 지요. 그래서인지 교통 체증은 그리 심하지 않습니다. 근래에는 인구의 증가로 인하여 출.퇴근 시간에는 다운타운으로 들어가는 차량들이 교통체증을 겪고 있긴 합니다.

한국처럼 교통 신호등이 그리 많지가 않습니다. 물론 교차로에는 있습니다. 하지만 도로 중간 중간에 횡단보도를 위한 신호등은 설치되어 있지 않고 다만 보행자가 건너려고 할 때 버튼을 누르면 주황색등이 들어옵니다. 이런 신호등조차도 없고 그냥 보행자 간판과 도로에 흰 선이 가로로 두줄이 그어져 있는 곳이 많습니다. 이런 곳은 보행자가 건너려고 서 있으면 몇 초 후 양 방향의 차들이 약속이나 한 듯이 일제히 섭니다. 물론 이곳이 그렇게 교통량이 많지 않으니 가능하겠지요. 아마 한국에서 이렇게 하다가는 보행자들이 계속 서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만 여기는 철저히 보행자 우선입니다.

그리고 주차를 어떻게 하는지도 말씀드리겠습니다. 한국은 단독주택인 경우 집 앞은 당연히 주인의 차를 주차시키고 만약 다른 차를 주차시킨 경우는 싸움이 벌어지기도 하죠. 하지만 이곳은 절대로 그렇지 않습니다. 당연히 집 앞은 어느 누구의 소유도 아니기 때문이죠. 먼저 주차시키면 그만입니다. 주택가의 도로가 양쪽으로 차를 주차시키고도 두대의 차가 지나갈 수 있을 정도로 넓습니다. 그래서 집 앞 도로에 주차시키는 것은 합법적입니다. 대신 차의 진행 방향으로 주차를 시켜야 하죠. 그래서 빈 공간이 있으면 어느 누구나 주차를 시킬 수가 있습니다. 또한 소화전 근처, 코너에는 주차할 수 없습니다. 물론 집집마다 뒤뜰에 주차장이 있지만 주차장에 넣고 빼기가 번거로워 대부분 도로에 주차를 시킵니다.

그리고 다운타운에 가면 코인 주차가 많습니다. 1시간당 3불, 2불, 1불씩입니다. 시내 중심가에서 가까운 곳일수록 비쌉니다. 이것도 보통 최대 허용시간이 정해져 있습니다. 시내에 잠깐씩 나오는 경우만 사용하죠. 단속 요원들이 지나다니다 시간이 경과했거나 돈이 부족한 경우에는 딱지를 뗍니다.

아무튼 한국과는 조금씩 다른 교통 문화를 볼 수가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참 합리적인 것 같기도 하고 또 한편으론 불편하기도 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