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나의 실수를 수습해주는가?

날짜: 
2023/02/11
말씀: 
약3:2
말씀구절: 

2 우리가 다 실수가 많으니 만일 말에 실수가 없는 자라면 곧 온전한 사람이라 능히 온 몸도 굴레 씌우리라

설교: 

저는 저도 모르게 가끔 비명을 지르곤 합니다. 어떤 때는 그 소리가 너무 커서 저의 집사람이나 딸이 깜짝깜짝 놀라곤 합니다. “아빠, 왜 그래? 여보, 뭔 일 났어요?” “응- 아니야.” 여러분, 아시다시피 목사님들은 생각이 많은 사람들입니다. 기도하는 것도 일단 생각이 바탕이 되어야 하고, 설교 준비를 하는 것도 생각이 바탕이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목회를 하다 보면 이런저런 일들로 많이 생각해야 되고, 또 여러 사람들을 만나다보니 여러 생각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그 생각 속에서 뭔가 좋지 못한 추억이 떠오르면 그때 나도 모르게 비명을 지르게 됩니다. 특히 캐나다 땅에 와서 비명을 지르는 이유 중 하나는 내가 어처구니없는 언어 실수를 하고, 그 실수가 나의 자존심을 매우 상하게 할 때입니다.

특히 저의 경우 영문과 출신입니다. 영어 공부 나름대로 많이 했습니다. 근데도 여기 캐나다 현지인들과 대화하다가 가끔 어처구니없는 영어 실수를 하는 겁니다. 그래서 내가 생각해도 이상한 사람이 되는 겁니다. 아- 세상 말로 참 쪽팔립니다. 자존심이 무척 상합니다. 그래서 그 생각을 하면 나도 모르게 비명을 지르면서 “아이고- 이놈아!” 하고 자책을 하게 됩니다.

특히 저는 명색이 목사님입니다. 말이나 글에 있어서 보다 완벽을 추구해야 하는 부담감이 늘 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실수를 하지 않으려고 해도 한국말에도, 영어에도 실수를 하게 됩니다. 뭐- 저뿐만 아니라 여러분들도, 그리고 이 세상의 모든 사람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누구나 말에 실수가 있습니다. 본문 말씀입니다. “우리가 다 실수가 많으니 만일 말에 실수가 없는 자라면 곧 온전한 사람이라. 능히 온 몸을 굴레 씌우느니라.”(약3:2) “말이 많으면 허물을 면키 어려우나 그 입술을 제어하는 자는 지혜가 있느니라.”(잠10:19)

대충 20년 전에 있었던 일입니다. 미국의 클린턴 대통령 시절에 당시 일본 총리였던 모리 요시로 씨가 백악관을 방문하여 미일 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그때 일본 외무성 간부들은 영어를 전혀 모르는 모리 총리에게 회담 직전에 몇 가지 영어 인사말을 가르쳤습니다.

“총리님, 클린턴 대통령과 만나면 ‘How are you?’라고 인사를 하십시오. 그러면 클린턴 대통령이 ‘I’m fine. Thank you. And you?‘라고 대답할 것입니다. 그러면 ‘Me too·’라고만 하면 됩니다. 그 뒤부터는 통역이 알아서 하겠습니다.” 그러나 모리총리는 정작 클린턴 대통령을 만나자 난데없이 이렇게 인사를 건넸습니다. “Who are you?(당신은 누구십니까?)”

예상 밖의 인사에 잠시 말을 잊은 클린턴 대통령은 유머기질을 발휘해 이렇게 답했습니다. “I'm Hillary's husband." 그러나 자신의 실수를 깨닫지 못한 모리 총리는 미리 공부한 대로 “Me too."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러자 배석했던 주미대사와 외무성간부들의 얼굴이 하얗게 굳어졌다는 것입니다.

또 다른 영어 실수입니다. 한 청년이 회사를 입사하는데 일단 면접관 앞에서 영어로 면접을 보게 되었습니다. 면접관이 묻습니다. “Are you ready?" 그러자 그 청년 분이 대답합니다. ”I am a boy." 그러자 같이 있던 면접관들이 폭소를 터트렸습니다. 이 청년은 준비가 되었냐는 ‘ready?'를 ’숙녀냐?‘라는 ’lady'로 착각한 겁니다.

그러자 그 청년이 얼굴이 빨개지면서 다시 대답합니다. “Sorry, I am not a boy. I am a gentleman.(죄송합니다. 저는 총각이 아니고 신사입니다.)” 물론 그 청년이 이것마저 유머로 말했다면 얼마나 재치가 있고, 면접관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겼겠습니까? 그러나 만약 두 말이 다 실수였고, 그로 인해 면접에서 떨어졌다면 두고두고 얼마나 상처가 되겠습니까?

성경에 보면 아브라함이라는 사람이 나옵니다. 이스라엘의 조상이요. 믿음의 조상입니다. 그리고 최초의 선지자입니다. 그런데 그가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해서 큰 상처를 당하게 됩니다. 그 실수가 뭐냐 하면, 그가 애급에 내려갔을 때, 자기 아내를 일부러 여동생이라고 불렀습니다.

그러자 애급 사람들이 그런 줄 알고 아브라함의 아내 사라를 애급 왕 바로에게 데리고 가서 시집을 보냈습니다. 아니- 자기 아내가 딴 남자의 아내가 되다니! 세상에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이 그 말 한 마디의 실수로 인해 일어난 겁니다. 그리고 또 25년이 지나서 그랄 땅에 들어가서도 아브라함이 자기 아내를 여동생이라고 부르는 겁니다.

그로 인해 그랄 왕 아비멜렉이 아브라함의 아내 사라를 자기 아내로 삼았습니다. 아- 또 이런 실수가 반복이 되고, 이런 낭패가 또 일어난 겁니다. 여러분, 이때 아브라함의 나이가 100세입니다. 아니, 나이가 그 정도 됐으면 이제는 그런 실수는 하지 말아야지요. 그리고 25년 전인 75세 때도 똑같은 실수를 해서 큰 고통을 겪었는데 왜 자꾸 이런 실수를 반복하는 겁니까?

이런 점에 있어서 저와 여러분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인간은 누구나 실수를 합니다. 나이가 젊든지 나이가 먹든지 말의 실수가 있습니다. 행동의 실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 실수로 인해 일어나는 일들로 큰 어려움을 겪고, 때로는 자존심이 무척 상할 때가 있습니다. 더 나아가 나의 그 실수로 인해 일파만파 일이 커질 때가 있고, 때로는 죽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

이때 그 뒤처리를 해야 하고 수습을 해야 하는데 이미 엎질러진 물입니다. 내 힘으로는 그 뒤처리가 안 될 때가 있습니다. 도저히 내 힘으로는 어찌할 수가 없습니다. 회복불능입니다. 이때 어떡합니까? 그냥 인생을 포기합니까? 아니면 에이- 될 대로 되라 식으로 무대포식으로 나갑니까?

아니요. 그러면 안 되잖아요? 누군가 나를 도와줘야 되지 않습니까? 그렇습니다. 하나님은 아브라함의 실수로 인해 생겨난 그 사건을 수습하셨습니다. 애급 왕 바로가 다시 아브라함의 아내를 돌려주도록 하나님이 역사하셨습니다. 그리고 그랄 왕 아비멜렉에게는 꿈으로 나타나셔서 “네가 취한 여인은 남의 아내니 돌려줘라.”고 하셨습니다.

보십시오. 아브라함은 계속 실수를 했고, 하나님은 그 실수로 인해 일어난 사건들을 계속 수습해주셨습니다. 만약 하나님이 아브라함의 실수를 수습해주지 않았다면 아브라함의 인생은 그로 인해 파탄이 나고 말았을 것입니다. 그리고 비단 아브라함뿐만 아닙니다. 성경에 나오는 신앙의 위인들을 보면 거의 모두가 실수가 있었습니다.

아브라함의 아들 이삭도 실수했고, 야곱도 실수했고, 모세도 실수했고, 다윗도 실수했고, 베드로도 실수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들의 실수를 수습하셨습니다. 여러분, 잊지 마십시오. 모든 인간들은 실수를 합니다. 하나님을 믿고 기도하는 우리들도 여전히 실수를 합니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나의 실수를 수습하시는 하나님이 있습니다.

저희 집에는 강아지 한 마리가 있습니다. 그 강아지를 데리고 매일 산책을 나갑니다. 그러면 그 강아지는 매번 밖에서 똥을 쌉니다. 그러면 주인인 우리가 그 싼 똥을 비닐봉지로 매번 치워줍니다. 지금까지 몇 번의 싼 똥을 치웠을까요? 저의 집 강아지가 올해 6살이 되었으니까 하루 한 번만 치워도 365×6=2190번입니다.

그런데 강아지는 보통 한 번 산책에 평균 두 번 정도 똥을 쌉니다. 그러니 2190×2=4380번의 똥을 지금까지 치워준 겁니다. 그리고 강아지 견종마다 수명이 다르지만 보통 12살을 산다고 하면 4380×2=8760번의 똥을 치워주는 겁니다. 아니, 똥은 누가 싸고, 그 싼 똥은 누가 치우는 겁니까?

정답은 개가 싸고, 주인이 치우는 겁니다. 만약 싼 똥을 주인이 치우지 않으면 어떻게 됩니까? 개를 야단치고 개를 때릴 겁니까? 아닙니다. 개의 주인이 벌금을 물게 됩니다. 왜요? 아- 주인이니까요.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하루에도 몇 번씩 실수의 똥을 쌉니다. 그러면 우리의 주인 되시고 나의 부모가 되시는 하나님이 항상 그 뒤처리를 해줍니다.

내가 강아지처럼 하루 두 번 실수의 똥을 싼다고 하고, 70살까지 산다고 하면 하나님은 총 51,100번의 똥을 치워주는 겁니다. 여러분, 부모는 자기가 낳은 자녀의 똥을 매번 치워줍니다. 그 똥을 치워주지 않는 부모는 부모가 아닐는지 모릅니다. 왜 부모는 자녀의 똥을 계속 치워줍니까? 다름 아닌 사랑하는 자녀이기 때문입니다.

저와 여러분들도 인생을 살면서 자주 자주 실수의 똥을 쌉니다. 때로는 나이가 먹어 치매가 와서 똥을 쌀 때도 있고, 괄약근이 조절이 되지 않아 나도 모르게 똥이 흐를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인간은 누구나 죄와 허물과 실수를 저지릅니다. 그러나 잊지 마십시오. 하나님은 나와 너의 그 실수와 허물을 매번 수습해줍니다.

최근에 우리들은 COVID-19으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이 전염병은 인간이 관여된 전염병입니다. 즉 인간이 자의든 타의든 실수든 만들어낸 바이러스입니다. 그로 인해 처음에는 치사율이 아주 높았습니다. 너도 나도 다 죽는 줄 알았습니다. 잘못하다가는 지구가 멸망당할 줄 알았습니다.

세계 인구 80억 중에 통계가 안 잡힌 확진자까지 합치면 초반에 과학자들이 우려한 대로 거의 반 정도는 확진자가 되었습니다. 우리 교회 성도님들도 거의 반 수 이상은 확진 경험이 있을 겁니다. 그런데 다행히도 죽지 않고 살았습니다. 왜요? 갈수록 바이러스의 치사율이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우리들에게 자연면역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만약 바이러스 변이가 생길 때마다 치사율이 더 올라갔더라면, 그리고 우리 몸에 자연 면역이 생기지 않았더라면, 진짜 저와 여러분들도 모두 죽고 지구가 멸망당했을 겁니다. 저는 이에 대해 하나님이 그러한 인간의 실수로 인해 생겨난 바이러스를 처리해주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하나님은 바이러스가 변이될 때마다 치사율이 떨어지도록 만드셨습니다. 그리고 인간의 몸도 그 바이러스를 이기도록 면역체계를 만드셨습니다. 아- 참 감사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사는 겁니다. 만약 인간의 실수를 하나님이 그대로 방치하셨다면 우리는 오래 전에 멸망을 당하고 말았을 겁니다.

저와 여러분들의 인생도 마찬가지입니다. 나는 여전히 실수를 하지만 하나님은 계속해서 그 실수를 커버해주시고 수습해주시고 있습니다. 고로 나도 살고, 너도 살고, 우리 모두가 살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당신의 실수 때문에 너무 염려하지 마십시오. 하나님께 솔직히 그 실수를 아뢰고 그 실수를 수습해 달라고 부탁해보십시오.

하나님은 저와 여러분의 실수의 똥을 계속 치워주시는 분이십니다. 그리고 여러분도 남이 실수의 똥을 쌌다고 “재 똥을 쌌데요.” 하고 절대 뒤에서 욕하지 마십시오. 하나님처럼 서로의 허물을 가려주고, 용서해주고, 수습해주십시오. 그러면서 보다 행복한 가정, 보다 행복한 교회, 보다 행복한 사회를 만들어 가시기를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