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안하여 든든히 서 가고

날짜: 
2004/08/30
설교: 

행9:31 평안하여 든든히 서 가고
여러분, 오늘 본문에 나오는 '평안하다'라는 뜻이 무엇이겠습니까? 그저 조용히 모여서, 조용히 예배드리고, 조용히 흩어져서, 교회가 늘 쥐 죽은 듯이 조용하면 교회가 평안하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결코 아닐 것입니다. 옛날 중국에 그림을 아주 잘 그리는 화가가 두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서로 자기의 그림이 제일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래서 하루는 임금님이 두 화가를 왕궁으로 불러들였습니다. 그리고 제목을 하나 주면서 그림을 그려오라고 했습니다. 그림의 제목은 '평화'였습니다. 두 화가는 "이제야 말로 나의 솜씨를 발휘할 때가 되었구나!"라고 기쁘게 생각하며 최선을 다해서 그림을 그렸습니다.
드디어 그림이 완성되었습니다. 두 화가가 그림을 들고서 왕궁으로 왔습니다. 임금님과 신하들이 다 모여서 그림을 감상합니다. 첫째 화가는 이런 그림을 그렸습니다. 깊은 산 속이었습니다. 풀잎 하나 나뭇잎 하나 움직이지 않는 고요함과 적막함이 그려져 있었습니다. 그 가운데 널따란 잔디밭이 있었습니다. 잔디밭 위에는 한 노인이 길게 누워서 세상 모른 채 낮잠을 자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옆에는 그가 기르는 개가 고개를 다리 속에 파묻고 잠을 자고 있었습니다. 쳐다보기만 해도 졸음이 와서 눈이 스르르 감길 것 같은 그림이었습니다.
둘째 화가는 이런 그림을 그렸습니다. 거대한 폭포를 그렸습니다. 시원하게 쏟아지는 물줄기의 우렁찬 소리가 들리는 듯한 그림이었습니다. 그런데 폭포수 중간에 하나의 가느다란 긴 나뭇가지가 뻗어 있었습니다. 그 나뭇가지 중간에는 새 둥지 하나가 놓여있었습니다. 새 둥지 안에는 어미 새 한 마리가 폭포수에서 떨어지는 물의 퉁김을 받아서 흠뻑 젖은 채 눈을 꼭 감고 앉아 있었습니다. 그 어미 새 품안에는 새끼 새 몇 마리가 평안하게 잠을 자고 있었습니다. 두 그림이 너무나 대조적입니다. 이 두 그림 가운데 어느 것이 진짜 평안일 것 같습니까?
아무것도 할 일이 없어서 낮잠을 자는 것이 진정한 평안이겠습니까? 여러분, 양로원에 계신 분들을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노인들은 하루종일 그곳에서 쉬기만 합니다. 그런 쉼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억센 환경 속에서의 평안, 이것이 진정한 평안입니다. 생동감이 있고, 살아있는 평안일 것입니다.
예수님을 한 번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예수님이 얼마나 바쁘셨습니까? 식사할 겨를이 없을 정도로 분주하셨습니다. 그렇기에 예수님은 갈릴리 바다를 지나가실 때 배가 마구 흔들렸지만, 그런 풍랑 속에서도 고물에 베개를 하고서 평안히 주무셨습니다. 그것이 바로 진정한 평안입니다.
교회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하나님이 허락하신 사명에 충성하기 위해서 이리저리 분주히 뛰어다니다 보면, 때로는 사람들로부터 이런저런 비난의 소리가 폭포수처럼 쏟아질 수가 있습니다. 무거운 짐 나 홀로 지고 견디다 못해 쓰러질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마음 속에는 세상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평안이 있습니다. 하나님이 주시는 평안입니다. 찬송가 478장 작사자는 하나님이 주시는 평안을 이렇게 노래하고 있습니다.
"주 날개밑 내가 편안히 쉬네 밤깊고 비바람 불어쳐도
아버지께서 날 지키시리니 거기서 편안히 쉬리로다
주 날개밑 즐거워라 그 사랑 끊을자 뉘뇨
주 날개밑 내 쉬는 영혼 영원히 거기서 살리."
평강의 주인되신 하나님이 주시는 참된 평안이 우리 모두의 마음 속에 늘 충만하게 되기를 바랍니다.좀 더 구체적으로 우리 교회가 평안한 가운데 든든히 서기 위해서 우리가 어떻게 해야합니까? 오늘 본문을 토대로 해서 우리가 힘써야 할 두 가지를 잠시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1. 우리가 위로는 하나님을 경외해야 합니다.
어떤 꼬마아이가 자기 집에서 장난감 레고를 가지고 무언가를 열심히 만들고 있었습니다. 그의 아버지가 신문을 보다가 궁금해서 가까이 다가와서 들여다보았습니다. 그러자 그 꼬마아이가 자기 손가락으로 입술을 가리키더니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빠! 쉿! 조용하세요. 저는 지금 교회를 만들고 있어요."
자기가 교회를 만들고 있으니까 조용히 하라는 것입니다. 아버지는 아이가 기특했습니다. 그래서 물었습니다. "얘야, 그런데 왜 교회에서는 조용해야 되니?" 아이가 무엇이라고 대답했겠습니까? "에이! 아빠는 그것도 몰라? 교회에서는 다 졸잖아! 아빠가 떠들면 다른 사람들이 다 깨어날 거 아냐?"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는 지금 살아 계신 만군의 하나님 여호와께 경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이 거룩한 시간을 어떻게 졸면서 맞이할 수가 있겠습니까? 만왕의 왕되신 하나님이 죄인된 인간들을 만나주시는 엄청난 축복의 시간을 우리가 어떻게 다른 생각을 하면서 임할 수 있겠습니까? 우리는 하나님을 경외하는 마음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오늘 본문에 보니까 초대 교회 성도들은 주를 경외했다고 했습니다. 그들에게는 늘 경건한 두려움이 있었습니다. "나는 지금 하나님 앞에 서 있다. 나는 지금 살아 계신 만군의 하나님 여호와께 예배 드린다." 그들의 기도는 절로 뜨거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찬송을 드릴 때도 하나님께 드리는 찬양이니까, 마음 속에서 우러나오는 힘찬 찬양이 되었습니다. 말씀을 받을 때도 언제나 진지한 자세로 받았습니다. 그래서 그들이 드리는 예배는 신령과 진정의 예배가 되었던 것입니다.
오늘 우리에게도 하나님을 경외하는 마음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하나님과 우리와의 관계가 바르게 정립될 때 평강의 주되신 하나님이 우리에게 평강을 주실 것입니다. 다함께 모여서 하나님을 바르게 섬기며 신령과 진정으로 경배 드릴 때 우리 교회는 평안한 가운데 든든히 설 수 있을 것입니다.
2. 내적으로는 서로 사랑으로 하나가 되어야 합니다.
초대 교회에는 에덴동산이 따로 필요 없었습니다. 그들은 사랑으로 하나가 되었습니다. 물질로 서로 도왔습니다. 서로 위로하고 격려했습니다. 사랑과 행복이 샘솟는 교회였습니다. 어찌나 그 모습이 아름답던지 온 백성들이 그들의 모습을 부러워하면서 칭송했습니다. 믿지 않는 사람들까지도 그들을 칭찬할 정도였던 것입니다. 초대 교회에 핍박과 환난이 얼마나 많았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사랑으로 똘똘 뭉쳤기 때문에 그 모든 핍박과 환난 속에서도 평안한 가운데 든든히 설 수가 있었던 것입니다.
여름철에 태풍이 휘몰아칩니다. 가로수가 뿌리 채 뽑힐 정도로 바람이 세찹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숲 속에 있는 나무는 끄덕도 하지 않습니다. 왜 그렇습니까? 주변에 있는 나무들이 보호해 주기 때문입니다. 숲 속에 있는 모든 나무의 뿌리들이 뒤엉켜 있습니다. 그래서 숲에 있는 나무 하나를 뿌리 채 뽑기 위해서는 숲 전체의 나무를 다 뽑아야 합니다. 그러니까 큰 태풍 속에서도 숲속에 있는 나무들은 언제나 든든히 설 수가 있는 것입니다.
신앙도 마찬가지입니다. 독불장군이 있을 수가 없습니다. 우리 모두가 주 안에서 하나가 되어서 손에 손잡고 저 높은 곳을 바라보면서 힘차게 걸어갈 때 우리는 안전한 것입니다. 거친 세파를 이길 수가 있는 것입니다.
이솝우화에 나오는 한 이야기입니다. 작은 어항 속에 금붕어 두 마리가 살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서로 사이가 좋지 않았습니다. 매일 싸웠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대판 싸웠습니다. 결국 한 마리가 상처를 이기지 못하고 죽었습니다. 살아남은 한 마리는 승리의 쾌재를 불렀습니다. 이제는 자유롭게 마음껏 혼자 즐기면서 살 수 있을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몇 일 못 가서 그도 죽고 말았습니다. 왜 그렇겠습니까? 죽은 물고기가 악취를 내면서 몸이 썩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홀로 살 수가 없습니다. 서로 도와 가면서 살아야 합니다. 신앙도 마찬가지입니다. 더불어 믿어야 합니다. 교회가 신앙의 아름다운 공동체가 되어질 때, 교회는 평안한 가운데 든든히 설 수 가 있는 것입니다.
어느 연못 속에 황금비늘을 가진 황금 물고기가 한 마리 살고 있었습니다. 다른 물고기들은 황금 물고기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면서 늘 그에게 가까이 다가와서 말을 걸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황금 물고기의 자세는 너무 도도했습니다. 자기의 비늘이 다칠까봐 늘 혼자 떨어져서 살았습니다. 때로는 물고기들이 모여서 축제를 벌이기도 했지만 황금 물고기는 그저 멀리 서서 쳐다보기만 했습니다. 그러니 얼마나 외로웠겠습니까? 늘 동떨어진 삶을 살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다른 연못에서 물고기 한 마리가 이사를 왔습니다. 이사온 물고기도 황금 물고기의 아름다운 자태에 반해버렸습니다. 이사온 물고기는 가까이 다가와서 말을 걸었습니다. 그 동안 너무나도 외로웠던 황금 물고기는 곧 이사온 물고기와 친해졌습니다. 하루는 이사온 물고기가 황금 물고기에게 이렇게 물었습니다. "얘, 친구야! 너의 황금빛 나는 비늘을 하나만 내게 나누어줄 수 없겠니? 그러면 내가 그것을 고이 간직하도록 할게."
황금 물고기는 선뜻 자기의 황금비늘 하나를 떼어서 이사온 물고기에게 주었습니다. 이사온 물고기는 그것을 받고서 너무나 좋아했습니다. 그가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서 황금 물고기도 좋아했습니다. 그러자 주변에 있는 물고기들이 다 몰려들었습니다. 너도나도 황금비늘을 하나씩만 나누어 달라고 졸라댔습니다. 그러자 황금 물고기는 자기의 비늘을 하나씩 떼어서 그들에게 나누어주었습니다. 다 나누어주고 났을 때 황금 물고기는 더 이상 황금 물고기가 아니었습니다. 보통 물고기처럼 되어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그는 더 이상 외롭지 않았습니다. 주변에 친구들이 많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어떤 사람이 연못가를 지나다 깜짝 놀라고 말았습니다. 연못 속이 온통 황금빛으로 아름답게 빛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여러 물고기들이 사방으로 퍼져 저마다 황금빛을 내자 연못이 온통 황금빛으로 물들어 있었던 것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 교회의 모습이 이와 같이 되기를 바랍니다. 서로 사랑을 나누면서 살아가십시다. 지금까지는 우리가 충분히 사랑하지 못했다면 이제부터라도 남은 생애에 사랑을 많이 베풀면서 살아가십시다. 그리할 때 오늘 본문의 말씀처럼 성령의 위로하심이 우리에게 있을 것입니다. 우리 교회는 평안한 가운데 절로 든든히 서 가는 교회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