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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본문은 예수님께서 십자가 위에서 죽으셨다가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나신 후 제자들에게 나타나셔서 하신 일을 전하는 복음서의 기록들 중 하나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부활하신 후 제자들을 떠나 아버지께로 가시기 전까지 무엇을 하셨습니까? 복음서들의 증언 속에서 우리는 그가 제자들에게 하신 일을 크게 세 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1. 평강을 비셨습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나타나실 때마다 먼저 하신 일은 “너희에게 평강이 있을지어다.”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오늘 본문 36절도 “예수께서 친히 그들 가운데 서서 이르시되 너희에게 평강이 있을지어다.”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 돌아가신 후 첫 안식일이 다 지나려고 하는 새벽에 예수님의 무덤을 보려고 제일 먼저 찾아갔던 여자들을 만나셔서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도 “평안하냐?” 하신 것입니다(마28:1, 8-9).
또한 도마가 없을 때 제자들에게 나타나셨던 주님께서 도마도 함께 있을 때 다시 제자들에게 나타나셔서 하신 말씀도 “너희에게 평강이 있을지어다.”였습니다. 이것은 단순한 인사말이 아닙니다. 이것은 예수님의 죽음 이후에 제자들의 가슴을 짓누르고 있었던 절망과 회의와 불안과 슬픔과 후한과 죄의식과 자괴감을 일시에 씻어주는 해방과 구원의 선언과도 같은 것입니다.
그토록 믿었던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처참하게 죽자 제자들의 마음은 착잡했습니다. 장래에 대한 불안과 공포가 다가왔습니다. 제자들은 아무리해도 인간적으로는 불안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습니다. 더구나 평안을 소유하기란 인간의 의지로는 안되는 것이었습니다. 제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보다도 평안이었습니다. 이럴 때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나타나셔서 말씀합니다. “너희에게 평강이 있을지어다.” 할렐루야!
우리 예수님은 평강의 왕으로 오셨습니다. 예수님이 계신 곳에는 평강이 있습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은 오늘 우리에게도 말씀합니다. “너희에게 평강이 있을지어다.” “평안을 너희에게 끼치노니 곧 나의 평안을 너희에게 주노라. 내가 너희에게 주는 것은 세상이 주는 것 같지 아니하니라. 너희는 마음에 근심도 말고 두려워하지도 말라.”(요14:27)
2. 자신의 부활을 증거하셨습니다.
예수님의 부활은 예수님께서 이미 여러 차례 예고하셨던 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막상 주님께서 부활하시자 제자들은 그 사실을 금방 믿지 못했습니다. 부활하신 주님을 먼저 만나 뵈었다는 다른 사람의 말도 믿지 못했고, 자기 눈앞에 와계신 주님을 보면서도 제자들은 유령이 나타난 것이 아닌가 의심하였습니다.
그런 제자들을 믿게 하시기 위하여 주님께서는 “나를 만져 봐라. 내 손과 발을 봐라.” 하셨고, 그래도 제자들이 믿지 못하자 “어디 먹을 것 없느냐?” 하시며 구운 생선 한 토막을 받아 잡수시는 모습을 보여주시기까지 하셨습니다. 진짜 몸으로 다시 사신 주님이심을 믿게 하시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뿐 아니라 예수님께서는 성경을 풀어서 당신에 관하여 기록된 모든 것, 당신께서 고난을 받으시고 죽으셨다가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나셔야 할 것을 깨닫게 해주시기도 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처음 제자들에게 나타나셨을 때에 그 자리에 없었던 도마에게 다른 제자들이 말합니다. “우리가 주님을 보았다.” 그러나 도마는 이 말을 믿지 못하고 말합니다. “내가 그의 손의 못 자국을 보며 내 손가락을 그 못 자국에 넣으며 내 손을 그 옆구리에 넣어 보지 않고는 믿지 않겠다.”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여드레 후 도마를 포함한 제자들이 집 안에 있을 때에 다시 그들 가운데 오셔서 도마에게 말씀합니다. “도마야, 네 손가락을 이리 내밀어 내 손을 보고 네 손을 내밀어 내 옆구리에 넣어 보라. 그리하여 믿음 없는 자가 되지 말고 믿는 자가 되라.”(요20:24-27).
여러분, 예수님이 왜 이렇게 열심히 부활을 믿게 하려고 합니까? 그것은 부활을 믿는다는 것이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부활은 곧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확증하는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부활은 그가 살아계실 때 제자들에게 가르치신 모든 것이 헛것이 아님을 증명하는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부활은 그가 바로 길이요 진리요 생명임을 증명하는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부활은 그가 바로 참 메시야이시고 그의 십자가가 참 구원의 능력임을 확증하는 길이었기 때문입니다. 부활은 그가 패한 것이 아니라 승리한 것이며, 십자가가 구원의 실패가 아니라 바로 구원의 성취임을 증명하는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사도 바울은 예수님의 부활에 관하여 이렇게 말을 합니다. “그리스도께서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아나셨다 전파되었거늘 너희 중에서 어떤 사람들은 어찌하여 죽은 자 가운데서 부활이 없다 하느냐? 만일 죽은 자의 부활이 없으면 그리스도도 다시 살아나지 못하셨으리라. 그리스도께서 만일 다시 살아나지 못하셨으면 우리가 전파하는 것도 헛것이요, 또 너희 믿음도 헛것이며, 또 우리가 하나님의 거짓 증인으로 발견되리니 우리가 하나님이 그리스도를 다시 살리셨다고 증언하였음이라.
만일 죽은 자가 다시 살아나는 일이 없으면 하나님이 그리스도를 다시 살리지 아니하셨으리라. 만일 죽은 자가 다시 살아나는 일이 없으면 그리스도도 다시 살아나신 일이 없었을 터이요, 그리스도께서 다시 살아나신 일이 없으면 너희의 믿음도 헛되고, 너희가 여전히 죄 가운데 있을 것이요, 또한 그리스도 안에서 잠자는 자도 망하였으리니 만일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가 바라는 것이 다만 이 세상의 삶뿐이면 모든 사람 가운데 우리가 더욱 불쌍한 자이리라.”(고전15:12-19)
여러분, 예수님의 부활을 확실히 믿는 자만이 훗날 자신의 부활도 믿을 수 있습니다. 만약 예수님에게 부활이 없었다면 예수님과 우리 모두는 실패자요 낙오자입니다. 예수님에게 부활이 없었다면 우리는 이 세상에서 가장 불쌍한 사람들입니다. 예수님에게 부활이 없다면 예수님과 우리는 사기꾼이요 거짓말쟁이입니다. 우리에게 주신 믿음과 소망과 사랑의 기초는 부활입니다. 이렇게 부활이 중요하기에 예수님은 스스로 부활을 증거하신 것입니다.
3. 복음전파의 사명을 주셨습니다.
오늘 본문은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너희는 이 모든 일의 증인이라.”(48절)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그 증인으로서의 사명을 감당할 수 있도록 성령을 보내줄 테니 예루살렘 성을 떠나지 말고 머물러 기도하라고 지시하셨습니다. 그리고 누가복음의 후편이라 할 수 있는 사도행전의 앞머리에는 이런 중요한 말씀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오직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받고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행1:8)
또한 마태복음은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주신 사명을 보다 분명히 이렇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베풀고 내가 너희에게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28:19). 즉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믿는 믿음에는 그것을 전하는 증인의 사명이 뒤따른다는 것입니다.
여러분, 부활하신 예수님은 첫째 제자들에게 평강을 비시고, 둘째 당신의 부활을 믿게 하시며, 셋째 전도의 사명을 주시는 것 외에는 다른 일체의 관심을 보이지 않으셨다는 사실을 우리는 주목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어떤 고난을 당하시고 어떤 죽음을 죽으셨습니까? 대제사장들을 비롯한 유대인의 지도층의 음모와 허위고발과 거짓증언, 매수되었거나 선동에 넘어간 군중들의 배신, 거기에 제자들의 배신까지 더해져 이루어진 고난과 죽음이었습니다.
인간적으로 생각하면 치가 떨리고 복수심에 불타오를 수도 있는 일이었습니다. 마음만 먹으면 자신을 십자가의 처형에 넘겨준 모든 자들 앞에 나타나 그들의 불의와 비겁함을 비웃고 조롱과 저주를 퍼부으며 의의 심판을 선언하실 수도 있는 일이었습니다. 제자들에게도 홀연히 나타나셨다가 홀연히 사라지시듯 그들에게도 그렇게 나타나셔서 그들을 공포에 떨게 하실 수도 있는 일이었습니다. 매일 밤 그들의 잠자리에까지 나타나셨다가 사라지시곤 함으로써 잠을 이룰 수 없는 극도의 불안과 번민으로 그들을 괴롭힐 수도 있는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부활하신 주님에게서 그들에 대한 그 어떤 원한이나 증오심이나 복수의 의지를 찾아볼 수 없습니다. 제자들에게도 “너희가 어찌 날 그렇게 다 버릴 수 있었느냐?” 물으신 일이 없습니다. 베드로에게도 “네가 나를 세 번 부인할 것이라 한 대로 됐지? 그래 내가 이렇게 살아 돌아왔는데 기분이 어떠냐?” 하고 빈정대시지도 않으셨습니다.
오늘 본문 50-51절에 따르면 예수님께서는 하늘로 올라 아버지께로 가시면서 제자들에게 손을 들어 축복해주셨다고 했습니다. 그러자, 52-53절에 따르면, 제자들은 예수님께 경배하고 큰 기쁨으로 돌아와 늘 성전에서 하나님을 찬송했다고 했습니다. 이렇게 예수님께서는 자신의 부활과 함께 제자들에게 평강을 주시고, 믿음을 주시며, 사명을 주실 뿐 아니라 축복을 주시고 경배와 기쁨과 찬송을 주신 것입니다.
이렇게 예수님의 부활은 우리 모두에게, 각자에게 평강과 믿음과 사명과 축복과 경배와 기쁨과 찬송의 근원인 것입니다. 아무쪼록 부활 이후에 주님의 평강이 이 외국 땅에 사는 저와 여러분에게 충만히 있기를 기원합니다. 그리고 주님이 맡기신 사명을 깨닫고, 그 사명을 잘 감당하다가 그 날에 주님을 뵈옵기를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