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같으면 하나님께 부탁하리라

날짜: 
2002/09/16
설교: 

제 목 : 나 같으면 하나님께 부탁하리라
본 문 : 욥 5:8-16

옛날의 한국 노래 중 '바다가 육지라면'이란 제목의 노래가 있음.
즉 사랑하는 사람, 보고싶은 사람을 만나고 싶고, 가보고 싶은 곳을 가보고 싶고, 먹고싶은 음식을 마음껏 먹어보고 싶고, 하고싶은 일을 마음껏 해보고 싶은데 바다가 가로막혀 있어 할 수가 없다는 것임.
"에이, 바다가 있으면 비행기를 타고 가면 되지 않습니까 ?"라고 쉽게 말할는지 모르지만 이민 생활을 하는 우리들에게 그것이 말처럼 쉽게 되지 않을 때가 있음. 그래서 이민 생활을 하면서 5년이 되어도 10년이 되어도 한국에 한번 나가보고 싶은데 바다가 가로막혀 있어 못 가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이 있음.
바다가 없다면 자동차로 며칠이고 운전해서 한번 한국에 갔다 오겠는데 태평양이라는 바다 때문에 그렇지 못할 때 "아, 바다가 육지라면 !"이란 생각을 하게 됨.
"에이, 여기 캐나다가 훨씬 더 좋은데 뭐하려고 한국에 가려고 합니까 ?"라고 말을 하는 분도 있을 것이지만 그래도 한국에 너무도 사랑하는 사람, 너무도 보고 싶은 사람을 두고 왔다면 상황은 틀려질 것임. 한국이 아무리 공해가 심하고, 생활의 여유가 없고, 인심이 각박하더라도 그곳은 내가 태어난 조국이요, 내가 살았던 정든 강토임.

한국에 있을 때에는 장마철에 억수같이 쏟아지는 빗줄기를 보면서 "아이고, 왜 이렇게 비가 많이 오냐 ? 하늘에 구멍이 뚫렸나 !" 하고 상당히 원망스런 생각도 들었지만 이민 생활을 하다보니 그 억수같이 쏟아지는 빗줄기도 왠지 그리워지고 영화 속의 한 장면처럼 낭만스럽게 느껴지기도 함.
그리고 이곳 캘거리에서 아침저녁으로 쌀쌀한 날씨를 보면서 한국의 가을 풍경도 눈에 아른거림.
동네 앞 가게마다 진열된 탐스런 과일,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맛있는 배도 생각이 나고, 시끌벅적한 재래식 시장, 그리고 그곳에서 나는 비릿한 생선 냄새, 그리고 그 시장을 돌아다니며 이것도 사먹고 싶고, 저것도 사먹고 싶고... 아무튼 문득 문득 내 조국 한국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날 때가 있음.

바다가 육지라면, 바다가 없었다면 그런 생각이 그리 절실하지 않을텐데, 바다가 가로막혀 있어, 그리고 사정과 형편이 여유가 되지 않아, 그리고 하나님의 뜻이 아직은 없어서 못가는 우리들, 아마 이민 1세가 겪는 마음의 고통이요 그리움 일 것임.
더구나 한국에서 아직 해야할 일이 있고, 풀어야 할 문제도 있는데, 그렇다고 내가 가서 즉시 그 문제가 해결되는 것도 아닐 때 왠지 마음이 착잡해지고 "주여,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 하고 나를 이곳에 보내신 하나님께 기도하게 됨. 이렇게 기도하는 마음으로 성경을 읽는데 오늘의 말씀이 눈에 들어왔음. "나 같으면 하나님께 구하고 내 일을 하나님께 의탁하리라."(욥5:8)

이 본문 말씀은 욥이라는 하나님의 사람이 갑자기 인생의 큰 환난을 당했을 때 그 친구를 통해 들은 위로의 말씀임.
욥은 순전하고 정직하여 하나님을 경외하며 악에서 떠난 사람이었음. 슬하에 잘생긴 7남 3여가 있고 양이 7000, 낙타가 3000, 소가 500, 암나귀가 500, 그리고 수많은 종들이 있는 동방의 가장 큰 사람이었음.
그런데 하루는 사단이 그를 하나님께 참소하므로 며칠 사이에 오랑캐에게 그 모든 재산과 종들을 약탈당하고, 7남 3녀도 집이 무너져 압사 당해 죽고, 자신도 온몸에 악창이 나서 재에 앉아 기와 조각으로 자기의 몸을 북북 긁고 있었음.

욥의 세 친구가 이 재앙의 소식을 듣고 조문을 와서 보니 욥이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악창이 심하게 들었고, 그 재난이 너무 심해 통곡을 하고 울며, 옷을 찢고, 티끌을 날려 머리에 뿌리고 칠일 동안 아무 위로의 말도 하지 못했음.
그 후 욥이 너무나 힘들고 괴롭고 아파서 "아, 내가 차라리 태어나지 않았으면 좋았을 것을 !" 하고 쓰라린 탄식을 하게 됨. 이때 세 친구 중 한 사람이 그에게 말을 함. "나 같으면 하나님께 구하고 내 일을 하나님께 의탁하리라."

여러분, 묻고 싶음. 인간의 힘으로 능으로 하지 못하는 어려운 일을 당할 때 당신 같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 단지 눈물만을 주룩주룩 흘리며 인생을 포기하시겠습니까 ? 아니면 괴로움 속에서 발버둥치며 자신의 인생을 원망하시겠습니까 ? 아니면 도울 힘이 없는 사람을 붙잡고 "여보시오, 날 좀 도와 주시오. 날 좀 살려주시오." 하고 애원하시겠습니까 ?
많은 사람들이 극한 어려움이 닥치면 이런 저런 모든 방법을 다 써보려고 함. 그러나 오늘의 말씀은 우리에게 너무나 감명 깊게 다가옴. "나 같으면 하나님께 구하고 내 일을 하나님께 의탁하리라."
즉 힘든 일을 당할 때 그 모습 그대로 하나님께 나아가 자신의 사정과 원통함을 하나님께 아뢰라는 것임.

여러분, 우리가 믿는 하나님은 죽은 하나님이 아니심.
그 분은 오늘도 죽은 자를 살리시며, 없는 것을 있는 것 같이 부르시며, 병든 자를 치료하시며, 낮은 자를 높이 드시고, 슬퍼하는 자를 흥기시켜 안전한 곳에 이르게 하시며, 가난한 자에게 소망을 주시는 하나님이심. 우리 하나님은 크고 측량할 수 없는 일을 행하시며, 기이한 일을 셀 수 없이 행하시는 하나님이심.
그리고 명심해야 될 것은 이러한 하나님이 바로 나의 하나님이시고, 나를 그토록 사랑하신다는 것임. 고로 인생을 살면서 큰 슬픔과 어려움이 있을 때 하나님 아버지께 나의 사정과 원통함을 아뢰라는 것임.

성경은 우리에게 말씀함. "야곱아, 네가 어찌하여 말하며 이스라엘아 네가 어찌하여 이르기를 내 사정은 여호와께 숨겨졌으며 원통한 것은 내 하나님에게서 수리함을 받지 못한다 하느냐 ? 너는 알지 못하였느냐, 듣지 못하였느냐 ? 영원하신 하나님 여호와, 땅끝까지 창조하신 자는 피곤한 자에게는 능력을 주시며 무능한 자에게 힘을 더하시느니라."(사40:27-29)

옛날 유다에 '히스기야'라는 왕이 있었음.
나름대로 하나님 앞에 바로 서기 위해 최선을 다한 왕이었는데 그만 중년에 병이 들어 죽을 지경에 놓이고 말았음.
그러자 히스기야가 얼굴을 벽으로 향하고 여호와께 통곡하며 자기의 사정을 하나님께 아뢰었음. 그러자 하나님이 그에게 대답하셨음. "히스기야야, 내가 네 기도를 들었고, 네 눈물을 보았노라. 내가 네 수한에 십 오년을 더하고 너와 이 성을 보호하리라."(사38:5-6)
그리고 하나님의 약속의 말씀대로 병이 낫게 되자 히스기야가 이렇게 신앙의 간증을 함.
"내가 말하기를 내가 중년에 음부의 문에 들어가고 여년을 빼앗기게 되리라 하였도다. 나는 제비 같이 학 같이 지저귀며 비둘기 같이 슬피 울며 나의 눈이 쇠하도록 여호와를 앙망하나이다. 주여, 나를 치료하시며, 나를 살려 주옵소서. 보옵소서 내게 큰 고통을 더하신 것은 내게 평안을 주려하심이라. 주께서 나의 영혼을 사랑하사 멸망의 구덩이에서 건지셨고, 나의 모든 죄는 등뒤에 던지셨나이다. 여호와께서 나를 구원하시리니 우리가 종일토록 여호와의 전에서 수금으로 나의 노래를 노래하리로다."(사38:10, 14, 16-17, 20)

여러분, 우리는 인생을 살면서 욥과 같이, 히스기야 같이 어려운 일을 당할 때가 있음. 이곳 살기 좋은 외국 땅이라고 해서 예외가 아닙니다.
그러나 그때 그 사정을 하나님께 모두다 아뢰고 하나님께 부탁해 보십시오. 하나님은 욥을 구원하시고, 히스기야를 구원하신 것처럼 우리를 구원하심.
욥과 히스기야를 절대절망 가운데서 희망의 세계로 인도하신 하나님은 지금도 멀리 떠나 계시지 않고 오늘 이 자리에 우리와 함께 계시고 우리를 잠잠히 바라보시고 있음.

그러므로 여러분,하나님께 구하고 하나님께 의탁하십시오.
나는 실력이 없어 못해도 하나님은 실력이 있으신 분이심.
아무리 큰 문제의 바다가 가로막혀 있고, 그 바다를 넘지 못할 때 단지 '바다가 육지라면' 하고 탄식하고 울지만 말고 눈을 들어 하나님을 바라보십시오.
우리 하나님은 바다 건너 거기에도 계시고, 바다 건너 거기에서도 역사 하시는 하나님이심. 바다 건너 그곳에서도 기적을 베푸시는 하나님께 나의 사정을 솔직히 아뢰고 그 분에게 내 일을 의탁하십시다.

하나님은 자신을 의지하고 나오는 자들의 손길을 결코 뿌리치는 냉정한 하나님이 아니심.
하나님께 자신의 사정을 아뢰고 하나님을 의지한 욥과 히스기야가 결국 잃었던 건강, 잃었던 평안, 잃었던 축복을 되찾은 것처럼 그리고 하나님의 은혜를 감사하며 노래한 것처럼 하나님은 자신을 의탁하는 우리들에게도 이러한 기적을 오늘도 베푸시고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