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앞에서

날짜: 
2004/06/28
설교: 

계14:13
1980년 3월 불란서 파리의 부르세 병원에 한 세기를 떠들썩하게 하던 최고의 한 지성인이 폐수종 때문에 입원했습니다. 그는 한 달 동안 이 병원에서 문자 그대로 최후의 발악을 했습니다. 그는 의사와 간호사에게 소리를 지르고 찾아온 사람들에게 고함을 치며, 절규를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그는 죽음에 대한 공포와 불안 때문에 자기의 병명이 무엇인가를 곁에 서 있는 자기 아내에게조차 묻지를 못했습니다.
그리고 그의 아내조차도 죽음에 대한 공포 때문에 자기 남편에게 그의 병명을 말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뜻밖에도 이 사람은 자유라는 이름 하에 수많은 수필을 쓰고 또한 주옥같은 글을 남기며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감동을 주었던 실존주의 철학자 사르트르이었습니다. 이것이 그의 말로로서 1980년 4월 16일 입원한지 한 달만에 그는 병원에서 그렇게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가 세상을 떠나고 난 후에 불란서의 신문들이 떠들기 시작했습니다. "사르트르가 왜 이렇게 죽어야 하는가 ? 죽음으로부터의 자유를 그렇게도 외쳤던 그의 말로가 이렇게 비참했던 이유가 무엇인가 ?"에 대하여 각 언론이 떠들썩하였습니다. 그때 한 독자가 신문사에 투고를 해서 이런 기사가 실렸다고 합니다. "사르트르의 말로가 그렇게도 비참했던 이유는 사르트르에게는 돌아갈 고향이 없었기 때문이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 패티슨 교수와, 마린 호스피스의 책임의사 윌리암 래머의 공동 관찰에서 보면 임종환자에서 아홉 가지의 두려움을 발견했다고 합니다.
1) 죽음이 미지라는 두려움.
2) 고독에 대한 두려움.
3) 가족 친지 등 사랑하는 이들과 떨어진다는 두려움.
4) 신체를 잃는다는 두려움.
5) 자기 지배 상실의 두려움.
6) 정신적, 육체적 고통에 대한 두려움.
7) 자신의 주체성 상실에 대한 두려움.
8) 퇴행에 대한 두려움.
9) 진실을(진리) 말해주지 않는 데서 오는 두려움(최근의 한 여론 조사에 의하면 85%의 말기 환자들이 진실을 알기를 원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죽음을 맞이하면서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피터 마샬이라는 목사님께서 세상을 떠나실 때의 이야기입니다. 마샬 목사님의 임종시간이 가까워 오자 부인이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때 목사님은 빙그레 웃으시며 "내일 아침에 다시 만납시다."라고 말씀하시며 돌아가셨다 합니다. 부인은 여기서 믿음의 용기를 얻어 "나의 남편은 목사였다"라는 책을 썼습니다. 그리고 그 책은 베스트 셀러가 되었고, 그녀는 계속 글을 써서 여러 권의 책을 내어 미국의 베스트 셀러 작가로 유명하게 되었습니다.
그녀는 책을 쓰게 된 동기를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나는 남편이 세상을 떠나는 바로 그 순간에 하늘 나라를 확실히 알게 되었고 거기서 받은 영감과 감격이 나로 하여금 글을 쓰게 만들었다." 여러분, 피터 마샬 목사님은 죽음을 맞이하면서도 보통 때처럼 그저 "또 만납시다."하며 인사를 할 수가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죽음은 잠깐의 이별임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어떤 사람이 감리교의 창시자인 요한 웨슬레에게 물었습니다. "당신이 오늘 밤 12시에 죽는다고 하면 오늘 하루 동안 무엇을 하겠습니까 ?" 그러자 웨슬레 목사님은 이렇게 대답을 했다고 합니다. "나는 다른 날과 똑같이 강의 준비를 하겠소. 그리고 다른 날보다 30분 일찍 잠자리에 들겠소" 즉 인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고 죽음을 30분 앞당겨 맞이하겠다는 것입니다.
곽선희 목사님의 설교에서 본 글입니다. 여러분이 잘 아는 코미디언 가운데 SBS프로에 나오시던 김경태 장로님이 계십니다. 코미디언 계에서는 대부 격입니다. 그분이 몇 년 전에 돌아가셔서 추도
예배를 드렸습니다. 많은 분들이 오셔서 참 은혜로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그 시간에 김경태 장로님의 사모님을 통해서 장로님이 마지막에 어떻게 세상을 떠났는지를 들었습니다. 장로님은 자기가 세상을 떠날 것을 미리 알고 있었습니다. 사실 그분은 고생을 참 많이 한 분입니다. 그런데도 자기의 그 사연 많은 인생을 돌아보면서 "하나님께서는 항상 나를 최선의 길로 인도하셨으니 오늘 내가 죽는 것도 하나님께서 내게 주시는 최선의 사건이다" 하고 감사히 받아 들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본인이 장례식 순서를 다 짜고, 누가 설교하고, 누가 무엇을 하고, 절대 상복은 입지말고, 이렇게 저렇게 하라고 다 말해놓았습니다. 또 그는 연예인이었기에 옷이 많았습니다. 한 번도 입어보지 않은 옷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옷들을 다 가난하고 불쌍한 사람들에게 주라고 말하고, 그 중 제일 낡은 옷을 자기한테 입혀달라고, 그것을 입고 가겠다고 했습니다.
사모님이 그건 절대 안 된다고, 어찌 그럴 수 있느냐고 하니까 장로님은 웃으면서 그러면 자기더러 벌거벗고 가라는 말이냐고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는 자녀들을 위해서 하나하나 기도하고 마지막으로 목사인 사위를 위해서 이 말씀 저 말씀으로 기도하다가 숨이 차서는 "하나님께 영광 ! 하나님께 영광 !" 하다가 돌아가셨다고 합니다. 여러분, 이것이 바로 하늘나라를 바라보고 사는 크리스천의 죽음을 맞이하는 참된 모습이 아니겠습니까 ?
또 다른 이야기입니다. 유명한 설교자 스펄전 목사님의 사모님은 여러 가지 질병으로 고생을 하신 분이셨습니다. 늘 병석에 누워 있는 아내를 돌보면서 살아가는 스펄젼 목사님을 두고 사람들은 아내를 먼저 천국에 보낼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스펄젼 목사님이 오십대 초반의 나이에 먼저 세상을 뜨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사랑하는 아내의 손을 잡고 이런 마지막 말을 남겼습니다. "여보, 나는 좋으신 하나님과 함께 그토록 행복한 세월을 보냈다오 !"
여러분, 우리는 언제 주님의 부르심을 받을 지 모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항상 준비하고있어야 합니다. 성경은 말씀합니다. "초상집에 가는 것이 잔치 집에 가는 것보다 나으니 모든 사람이 이와 같이 됨이라"(전7:2) "여호와여, 우리에게 우리 날 계수 함을 가르치사 지혜의 마음을 얻게 하소서"(시90:12)하였습니다.
어느 교회 여집사님이 수년 전 몸이 이상해서 진찰을 받아 본 결과 간암이라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두 달밖에 살지 못한다는 선고를 받았습니다. 이 분은 그 남은 두 달 동안 무엇을 할 것인가를 생각하다가 기도를 시작했습니다. "하나님, 내 인생의 남아있는 두 달 동안 어떻게 살면 좋을까요 ?"
이렇게 기도를 하는데 자기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제일 커다란 후회는 '사랑하지 못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자기가 그동안 벽을 쌓고 살아왔던 사람들의 얼굴이 자꾸만 지나갔습니다. 그래서 그 동안 벽을 쌓고 살았던 사람들의 명단을 작성하여 그들을 찾아가 용서를 구했습니다. 뚜렷하게 등진 사람은 아니지만 마땅히 사랑해야 할 만큼 사랑하지 못하고, 격려해 주지 못한 사람들까지도 찾아가서 일일이 격려해 주고 사랑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재산정리를 시작했습니다. 빚이 없나 생각하면서 지은 빚을 깨끗이 갚고, 자손들에게 남길 최소한의 것을 제외하고서 가만히 생각하니까 이제까지 돈을 제대로 가치 있는 일에 거의 쓰지 못한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그것으로 선교사들을 위해서 선교헌금을 하고, 불우한 이웃을 위해 구제사업에 썼습니다.
그 다음에는 자기 사랑하는 자녀들을 생각하면서 그들에게 남길 메시지를 쓰기 위해 성경을 읽으면서 마지막 유언서를 작성했습니다. 그렇게 지내다보니 어느 덧 두 달이 다 지나갔습니다. 그런데 몸이 더 악화되지를 않았습니다. 그 집사님은 이상하게 생각하고 다른 병원에서 진찰을 받아 보았더니 뜻밖에도 결과는 간암이 아니었습니다. 즉 앞에 의사가 오진을 한 것이었습니다.
이 이야기를 듣고 교회 목사님이 물었습니다. "집사님, 죽을 줄
알고 돈을 많이 쓰신 것이 후회되지 않습니까 ?" 그러자 그 여집사님이 이렇게 대답을 했다고 합니다. "아닙니다. 목사님, 지금까지 저의 생애를 통해서 이 두 달처럼 그렇게 의미 있고 가치 있게 산 때가 없었습니다. 저는 앞으로 남은 시간도 이 마음으로 계속 살아갈 것입니다." 할렐루야 !
여러분, 2001년 9월 11일 뉴욕 월드트레이드센터 테러 붕괴참사 현장이나, 피랍 비행기에 타고 있던 희생자들은 죽음의 순간을 맞이하기 직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휴대폰을 통해 안타깝고 처절한 마지막 말을 남겼습니다. 그들의 마지막 말들은 많은 사람들의 눈시울을 뜨겁게 만들었습니다. 다음은 미국 언론에 보도된 희생자들의 마지막 전화통화 내용을 정리한 것입니다.
1) "여보, 사랑해 ! 뭔가 엄청난 일이 벌어진 것 같아. 근데 나는 아마 살 수 없을 것 같아. 여보 사랑해 ! 아기들 잘 부탁해..."
2) "사랑해 ! 월드트레이드센터에 지금 있는데 이 빌딩이 뭔가에 맞은 것 같아. 내가 여기서 빠져나갈 수 있을는지 모르겠어. 여보 정말 당신을 사랑해 ! 살아서 당신을 다시 봤으면 좋겠어. 안녕..."
3) "엄마, 나 마크야 ! 우리 납치 당했어. 세 명이 있는데 폭탄을 가졌대, 엄마 사랑해 ! 사랑해 ! 사랑해 !..."
4) "여보, 나 브라이언이야 ! 내가 탄 비행기가 피랍 됐어. 그런데 상황이 아주 안 좋은 것 같아. 여보 나 당신 사랑하는 거 알지 ? 당신 다시 볼 수 있게되면 좋겠어..."
5) "여보, 우리 비행기가 피랍 됐어. 아무래도 여기 탄 사람 모두 죽을 것 같아. 나하고 다른 두 명하고 상황을 수습해 보려고 해. 사랑해 여보 !..."
6) "여보, 당신을 정말 사랑해 ! 사랑해 ! 사랑해 ! 우리 딸 에미도 정말 사랑해 ! 그 애 좀 잘 돌봐 줘..."
우리는 여기 마지막 남긴 말들 중에서 한 가지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한결같이 '사랑해 !'였습니다. 그리고 이 메시지가 나온 비슷한 시간대에 머리가 헝클어지고 마치 넋이 나간 것
같은 한 여인이 무너진 건물더미를 배회하며 애절하게 사람을 찾는 것을 보았습니다. TV 기자가 누구를 찾느냐 묻자 그녀는 울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 남편이요 ! 내가 그에게 '사랑해 !'라는 말만 전해주었으면 좋겠어요." 여러분, 이 땅을 떠난 사람이나, 남아있는 사람이나 마지막 전해주고 싶은 말은 '사랑해 !'였습니다.
이런 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어떤 사람이 마술사로부터 지우개 하나를 받았는데 "이 지우개는 딱 한 가지만 빼고는 어떤 것도 다 지울 수 있다."고 마술사가 말했습니다. 그래서 그는 지우개로 세계의 높은 사람들의 얼굴과 글이 가득 실린 신문을 지워보았습니다. 그러자 놀랍게도 정말 말끔히 지워졌습니다. 그는 신이 났습니다. 그림도 지우고, 사진과 시도, 소설도 지웠습니다. 그는 아예 신문 전체를 지워버리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문질러도 한 단어만이 지워지질 않았습니다. 땀을 뻘뻘 흘리며 문지르고 문지르다 마침내 지우개가 다 닳아지고 말았습니다. 그 지우개가 끝내 지우지 못한 단어가 무엇인지 아십니까 ? 바로 '사랑'이라는 단어였습니다. 즉 시간을 상징하는 지우개는 모든 것을 망각으로 몰아넣고 잊어버리게 할 수 있지만 '사랑'은 시간을 뛰어 넘어 영원히 기억되고 이어진다는 얘기입니다. 고로 성경은 "사랑은 언제까지든지 떨어지지 아니한다'(고전13:8).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여러분, 이 세상 모든 가치가 다 사라지는 죽음의 순간에 우리는 이 땅에서 사랑했던 추억들을 가지고 천국으로 갑니다. 그리고 사랑의 본체이신 예수님과 무수한 사랑의 추억이 있을 때, 죽음은 그토록 사랑하는 분을 만나는 가장 기쁜 날이 될 수가 있을 것입니다. 마치 신부가 신랑을 만나는 것처럼 우리에게는 죽음의 날이 더욱 영광스런 날이 될 것입니다.
여러분, 이전보다 더욱 주님을 사랑하시고, 이웃을 사랑하지 않으시겠습니까 ? 이 세상에서 다른 것 다 놓쳐도 이웃과 주님을 사랑할 기회를 절대로 놓치지 마십시오. 그리고 이곳 외국 땅에서도
주님과의 영원한 사랑의 추억을 간직하며 죽음을 맞이하는 저와 여러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