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날 새벽부터 내리는 눈이 아주 신경이 쓰인다. 믿음이 약한 성도님들 중에 혹 눈 때문에 교회에 못오는 분들이 생기지 않을까 염려가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눈길로 인해 혹 성도님들 중에 차사고가 생기지 않을까 매우 염려가 되기도 한다. 물론 여기는 제설장비가 아주 좋아 눈이 오고 난 후 얼마있지 않아 염화칼륨과 모래를 뿌리는 차가 이리저리 달리는 것을 보게 된다. 그러나 계속해서 내리는 눈, 특히 주일날 새벽부터 내리는 눈에는 아무래도 인력이 좀 모자라는 것 같다.
그리고 눈이 내리면 자기 집 앞에 있는 눈을 너도 나도 청소하려고 애를 쓴다. 왜 이렇게 눈치우기를 열심히 하는가 ? 만약 눈을 치우지 않아 자기 집 앞에서 행인이 넘어져 다치면 집 주인이 변상을 해주어야 한다. 즉 눈 치우는 것이 손이익과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다. 그러다보니 눈을 치우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 벌어진다. 그리고 다른 집 앞은 눈을 다 치웠는데 내 집만 치우지 않으면 미안하기도 하고, 자존심도 상하기도 하다.
이렇듯 눈을 열심히 치우다 보니 겨울철 쇼핑 몰에는 눈치우는 도구가 많이 있다. 교회에도 몇가지 도구가 있는데 각도가 너무 구부러진 것은 헛질을 하기 쉽다. 즉 앞에 미는 것의 각도가 자루와 일직선에 가까워야 잘 치워진다. 그리고 얼음을 녹이는 소금도 있다. 값도 싼 것이 있고 아주 비싼 것도 있는데 너무 비싼 것은 오히려 낭비만 가져온다. 일단 조금 사서 뿌려보고 효과를 관찰한 후 구입하면 좋다.
겨울에는 눈치우는 것이 신경이 쓰이지만 여름에는 잔디 깍기가 역시 신경쓰이는 일이다. 여기 캐나다와 한국과의 풍경 중에 아주 색다른 것이 바로 잔디 문화이다. 한국에는 웬만한 가정이 아니면 잔디를 돌보거나 정원을 다듬는 일이 별로 없는 것 같다. 그러나 여기는 사람 사는 곳에 잔디가 있다고 말할 정도로 어디서나 잔디를 보게 된다. 아마 자기 집을 갖고 사는 사람들 중에 잔디 깍기 도구가 없는 집은 거의 없는 것 같다.
우리 교회에도 상당한 지역의(200평 ?) 잔디가 있다. 한국에서 처음오는 성도님들에게 잔디를 깍아보라고 하면 처음 해보는 일이라 무척 재미있어 하는 분들이 많다.아마 한국에서는 잔디 깍기를 해보지 않았는데 여기서만 할 수 있는 풍경이다 보니 그런 것 같다. 그러나 잔디를 깍는 것도 곧바르게 깍아야 모양이 좋다. 그러나 이것도 생각처럼 처음에는 잘 되지 않는다. 그리고 미적 감각이 둔한 사람은 그렇게 이쁘게 잔디를 깍지 못한다. 비탈길을 깍는 요령도 따로 있다.
왜 이렇게 잔디를 열심히 깍고 정원을 잘 다듬는지 ? 이것 역시 집을 가진 사람이 해야할 의무이다. 만약 잔디를 잘 돌보지 않아 민들레(잔디의 천적 ?) 가 많이 생겨 옆집에 퍼지면 옆집과의 관계가 좋지 않게 된다. 그리고 옆집은 정원이나 잔디가 보기 좋게 잘 다듬어져 있는데 자기 집이 형편 없으면 역시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다. 그러나 어느 집 앞에는 아예 잔디를 깍지도 않고 민들레 밭이 된 집도 있다. 이런 집들은 대개가 자기 집이 아니라 렌트 집들인 경우가 많다.
눈 치우기나 잔디 깍는 일이 큰일이다 보니 이것을 대행하는 업체가 따로 있다. 특히 쇼핑 몰이나 아파트 지역의 파킹장에는 눈치우는 기계가 이리저리 움직이며 신속히 눈을 치워준다. 그리고 잔디를 다듬는 일에는 아주 많은 회사가 돈을 받고 이 일을 대신 해준다. 그리고 청년들 중에 이 일을 하면서 용돈을 버는 경우도 있다. 어제 눈이 많이 와서 우리 교회 유초등부 000는 눈을 치워주면서 10불을 벌었다고 한다. 어이구 장하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