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 그들이 길 갈 때에 예수께서 한 마을에 들어가시매 마르다라 이름하는 한 여자가 자기 집으로 영접하더라
39 그에게 마리아라 하는 동생이 있어 주의 발치에 앉아 그의 말씀을 듣더니
40 마르다는 준비하는 일이 많아 마음이 분주한지라 예수께 나아가 이르되 주여 내 동생이 나 혼자 일하게 두는 것을 생각하지 아니하시나이까 그를 명하사 나를 도와 주라 하소서
41 주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마르다야 마르다야 네가 많은 일로 염려하고 근심하나
42 몇 가지만 하든지 혹은 한 가지만이라도 족하니라 마리아는 이 좋은 편을 택하였으니 빼앗기지 아니하리라 하시니라
영어로 'ADHD'라는 것이 있습니다. 한번쯤은 들어보셨을 단어인데 이게 무슨 뜻이지요? ‘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의 약자입니다. 한국말로 하면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라고 합니다. 상당히 많은 아이들에게 이런 현상이 나타납니다. 이에 대해 구글에 찾아보면 가장 먼저 이렇게 나옵니다.
“이는 12세 이전에 발병하고 만성 경과를 보이며, 여러 기능 영역에 지장을 초래합니다. 이 질환 환자 중에는 도덕적 자제력 부족이나 반항심, 이기심으로 오해받아 괴로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이에 대한 치료법에 대해 구글에 이렇게 나옵니다. ”ADHD 아동의 가장 효과적인 치료는 약물요법과 비약물 요법(부모 훈련, 사회성 증진 집단 치료, 학습 치료, 인지행동 치료)를 병행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아동들에게 주로 발생하고 나타나는 ADHD 현상이 어른들에게도 종종 나타납니다. 여러분의 경우는 어떤가요? 오늘 한번 테스트를 해보지 않겠습니까? 서울 성모병원에서 제공하는 ‘성인 ADHD 자가 진단 테스트’입니다. 총 22개 항목으로 되어 있는데 한번 체크해 보십시오. 손가락으로 해당 사항을 세어보십시오.
01. 일을 순차적으로 해결하기 어렵다.
02.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데 오래 걸린다.
03. 한 번에 여러 일을 시작하지만 끝마치기 어렵다.
04. 독서나 대화 시 쉽게 집중력이 흐트러진다.
05. 어떤 일에 과도하게 집중한다.
06. 세심한 일에 집중하기 힘들다.
07. 조심성이 없어 실수를 많이 한다.
08. 다른 사람의 말을 한귀로 듣고 흘린 적이 많다.
09, 계속해서 집중해야 하는 직업을 싫어한다.
10. 상황을 생각하지 않고 머리에 떠오르는 생각을 바로 말한다.
11. 지루함을 견디지 못한다.
12. 불필요하게 걱정이 많다.
13. 위험을 고려하지 않고 행동한다.
14. 상대방의 말이 끝나기 전에 대답한다.
15. 차례를 기다릴 때 초조하고 지루하다.
16. 술, 담배, 게임, 쇼핑, 일, 음식 등에 깊이 빠져든다.
17. 몸을 가만히 두지 못한다.
18. 말이 많다.
19. 가끔 창의적이고 직관적이며 똑똑하게 보인다.
20. 가족 중 우울증, 약물남용, 충동조절장애가 있는 사람이 있 다.
21. 돈을 충동적으로 쓴다.
22. 과속, 음주운전을 자주 한다.
어때요? 여러분, 이 22개 항목 중에 여러분은 몇 개가 해당이 되나요? 이 테스트를 하면서 보니 “어- 나도 ADHD 증상이 있네.” 하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제법 있을 겁니다. 이 자가 진단 테스트의 맨 마지막에 이런 글이 있습니다. “이 22개 항목 중에 12개 이상 해당이 되면 전문가의 진단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 테스트를 가족들이 같이 해보면 어떨까요? 그럴 경우 “여보, 당신도 ADHD인 것 같아.”라는 말을 할 수 있고, 들을 수 있습니다. 저의 경우 식구들이 같이 밥을 먹으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합니다. 어떤 때는 ADHD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 저의 집 사람과 딸이 저를 가리키며 이렇게 말합니다.
“아빠도 ADHD 증상이 많이 있어요.” 뭐- 둘이 하나를 가리켜 그렇다고 하니까 그렇겠지요? 가족들 중에 보면 이런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엄마가 아빠에 대해 좀 안 좋게 말하면 어린 자녀들은 평상시에 엄마로부터 얻어먹은 것이 많은 고로 무조건 엄마 편을 드는 겁니다. 아- 그래야 앞으로 인생사는 것이 편하니까요.
이때 한 집안의 가장인 남편과 아빠의 입장에서는 기분이 좀 나쁘겠지요. 아내는 그렇다고 쳐도 아이들까지 자기를 무시하고 공격하는 것 같고, 아이들에게 심한 배신감이 들 수도 있을 겁니다. 그렇다고 이때 토라지거나 화를 내면 쪼잔한 남편, 속 좁은 아빠 같고, 지는 겁니다. 그러니까 이럴 때는 대화의 주제를 빨리 다른 방향으로 바꿔야 합니다. 아시겠지요? 남편 되시고, 아빠 되시는 여러분! 그래야 가정의 화목이 유지될 수 있습니다.
저를 비롯해 한국 사람들이 이곳 캐나다에 처음 와서 잘 적응이 안 되는 문화가 있습니다. 한국 사람들은 빨리빨리 문화에 매우 익숙합니다. 그런 문화에 젖어 살다가 여기 캐나다 땅에 와서 보니 모든 것이 느려 터졌습니다. 쇼핑몰이나 은행이나 어느 곳에든지 사람을 마냥 기다리게 합니다. 그리고 일처리도 매우 늦습니다.
그런 답답한 모습을 보면서 좀 서두르라고 푸시를 하거나, 한 번에 두 가지 일을 요구하면 매우 기분이 나빠하면서 도리어 꾸짖듯이 이렇게 말합니다. 무슨 말이지요? 주인이 강아지에게 자주 하는 말입니다. ‘Wait!' 반면 한국 분들 중에는 동시에 두세 가지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자들이 많습니다. 그래야 경쟁력이 심한 한국에서 살아남습니다.
여성분들의 경우 식사를 준비할 때 보면 동시에 두세 가지의 일을 합니다. 오랫동안 그 일을 하다 보니 숙련이 되서 그런 겁니다. 그런데 그렇게 동시에 여러 가지 일을 잘 하기 위해서는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합니다. 대부분의 경우는 동시에 여러 가지 일을 하는데 어려움을 겪습니다.
왜냐하면 일단 타락한 인간의 뇌 기능이 타락 전보다 현저히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인간은 어쩔 수 없이 능력의 한계, 집중력의 한계에 부딪히게 되고 맙니다. 고로 어떤 일에 나름대로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자기의 능력에 맞는 일을 하든지, 집중력을 최대한 끌어올려야만 합니다.
오늘 본문에 보면 마르다와 마리아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마르다가 언니고, 마리아가 여동생입니다. 예수님이 가난한 베다니 마을에 들어가시자 마르다가 예수님을 자기 집으로 초대했습니다. 늘 그렇듯이 식사초대니까 부엌일이 제법 많습니다. 마르다는 부엌에서 아주 분주하게 움직였습니다. 그런데 동생인 마리아 이 기집애가 여우같이 예수님 곁에 딱 붙어서 예수님의 말씀을 들으면서 이야기만 나누고 있는 겁니다.
아- 조 얄미운 기집애! 결국 언니 마르다가 화가 나서 말합니다. “예수님, 지금 저 혼자 일을 하느라고 힘들어 죽겠는데, 제 여동생을 명하사 저를 도와주게 하소서.” 그러자 예수님이 옆에 앉아 있는 마리아에게 “마리아야, 이제 그만 언니에게 가서 언니를 도와주거라.”라고 말씀하지 않으시고 도리어 언니 마르다에게 이렇게 말씀합니다.
“마르다야, 네가 많은 일로 염려하고 근심하나, 그러나 몇 가지만 하든지 혹 한 가지만이라도 족하니라. 마리아는 이 좋은 편을 택하였으니 빼앗기지 아니하리라.”(눅10:41-42) 이 말을 들은 마르다가 열이 받아서 “아- 뭐야 이거? 그래서 밥을 먹겠다는 거야? 안 먹겠다는 거야? 아- 짜증나! 나도 그냥 확- 때려치울까?”라는 생각이 들었을 것 같기도 한데, 그 뒤에 이 일이 어떻게 되었을까요?
궁금하기도 한데, 그 뒤에 일어난 일은 기록이 없어서 잘 모르겠습니다. 암튼 예수님은 여러 가지 일로 인해 바쁘고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마르다에게 한 가지만 해도 된다고 하셨습니다. 여러분, 식사 초대 문화도 보면 한국과 캐나다의 문화가 많이 차이가 납니다. 한국은 손님을 초대하면 보통 상다리가 부러질 정도로 많은 종류의 음식이 나옵니다. 특히 전라도 지방에 가면 더욱 그렇습니다.
그러나 여기 캐나다에 제가 처음 와서 아주 당황스러웠던 것은 아- 식사초대를 해놓고 상을 차린 것을 보니 한두 가지만 차려주고 먹자는 겁니다. 엥- 뭐야 이거? 근데 저도 여기 캐나다에 오래 살다 보니 아- 이게 좋은 것 같습니다. 이제는 많은 음식을 차린 것을 보면 제가 속으로 생각합니다. “어휴- 이 음식 차리느라고 되게 고생했겠네. 이럴 필요가 없는데...”
예수님도 한국 문화보다 캐나다 서양 문화에 더 익숙하셨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은 “마리아는 한 가지 일 중에 좋은 것을 택하였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여러분, 이 세상에는 수많은 직업이 있고, 각자가 해야 될 특정한 일이 있습니다. 그 많은 일들 중에 여러분은 어떤 직업을 택하셨습니까?
즉 자기의 전공을 뭐로 택했느냐는 겁니다. 예수님의 말씀처럼 한 가지만이라도 족하니까 좋은 것을 택하라고 하는 겁니다. 제가 기도하는 것 중에 하나가 바로 이겁니다. “주여, 우리 교회 젊은 청년들이 앞으로 평생의 직업을 택해야 할 텐데, 잘 선택하게 하여 주시옵소서. 예배를 잘 드리며, 주님의 일을 하는데 어렵지 않는 직업을 택하게 하시옵소서. 더 나아가 돈을 버는 데에도 좀 더 경제적으로 풍족할 수 있는 직업을 갖게 하소서.”
저의 경우는 목사님이다 보니까 평생 동안 주의 일을 하기에 가장 좋은 직업입니다. 특히 사도들이 고백한바 “우리는 기도하는 것과 말씀 전하는 것을 전무하리라.”(행6:4)고 한 것처럼, 저도 이 일에만 집중하면 됩니다. 또한 사도 바울이 믿음의 아들이요 목사님인 디모데에게도 이런 부탁을 합니다. “내가 이를 때까지 읽는 것과 권하는 것과 가르치는 것에 착념하라.”(딤전4:13)
그러니까 이 말씀대로 저도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성경을 보고, 설교를 준비하는 데에 보냅니다. 그리고 성도님들을 위해 기도하는 데에 시간을 보냅니다. 얼마 전에는 유초등부를 담당하시는 이수영 목사님이이 저에게 이런 문자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목사님, 새로 온 아무개 어린이가 교회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고, 쉽게 상처를 받는 것 같아요. 기도해주세요.”
그 메시지를 받는 제가 그날 밤에 온종일 이 어린이 하나만 놓고 집중적으로 기도했습니다. 아- 그렇잖아요. 요즘 엄마 아빠들은 자기 자녀를 얼마나 끔찍이 생각합니까? 옛날 같으면 아무리 자녀가 교회 오기 싫어해도, 그냥 아빠나 엄마가 “교회 가자, 교회 가야한다.”고 하면 그냥 교회에 따라 와야만 합니다. 그때에는 아빠 엄마가 중심이지 자녀가 중심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그 반대입니다. 엄마 아빠가 아무리 교회 가고 싶어도, 자녀가 교회 안 간다고 버팅기면 같이 못 오기가 쉽습니다. 그러니까 제가 이 자녀 하나를 놓고 집중적으로 기도하는 겁니다. 여러분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각자가 뭔가 집중해야 할 것이 있을 겁니다.
특히 우리 크리스천은 예수님이 말씀하신바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마6:33)고 하셨으니 이 외국 땅에서도 주님이 기뻐하시는 주님의 일에 집중하며 살아야 합니다. 그래야 더하여 받는 축복이 임하게 됩니다. 여러분에게 묻고 싶습니다. 하루 중에 가장 많이 하는 것이 무엇입니까? 혹시 별로 유익이 되지 않는 스마트 폰 들여다보고 오락하는데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지는 않습니까?
아- 그러면 기도는 언제 합니까? 예수님이 “애들아- 시험에 들지 않게 깨어 있어 기도하라.”(마26:41)고 하셨는데, 자기의 생활 패턴이 하루 한 시간도 기도하지 못할 정도로 너무 산만하게 운영되고 있지는 않습니까? 여러분, 학생이 공부할 때에 집중력이 필요하듯이, 운동선수들이 시합을 할 때에도 집중력이 필요하듯이, 우리들이 신앙생활을 할 때에도 집중력이 필요합니다. 그래야 좋은 효과가 나타나고 좋은 신앙인이 될 수 있습니다.
묻고 싶습니다. 당신의 집중력은 어느 정도입니까? 물론 일에 따라, 상황에 따라 그 집중력이 달라지겠지요. 도박에 집중을 잘하는 사람은 노름꾼이 될 것이고, 술 마시는 데에 만날 집중하는 사람은 술꾼이 될 것이고, 아무 것에도 집중 하지 못하고 그냥 빈둥빈둥 시간을 보내면 놈팡이가 될 것이고, 하나님의 일을 하는 데에 집중하는 사람은 하나님의 사람이 될 것입니다.
말세의 특징 중 하나는 하도 이런저런 정보나 지식이 많아서, 그런 수많은 뉴스나 소식에 따라가다 보면, 결국 한정적인 나의 시간과 에너지가 분산되고 산만한 인생, ADHD 인생이 될 위험소지가 있습니다. 물론 다방면에 유식한 사람이 되는 것도 필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에 집중하지 못하여 인생을 허비하는 경우가 있어서는 안 됩니다.
말씀을 맺으려고 합니다. 하나님이 우리 각자에게 주신 사명이 있습니다. 그 일에 좀 더 집중했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우리들은 하나님의 사람이니까 이 캐나다 땅에서도 천하보다 귀한 영혼을 살리며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일에 좀 더 집중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그리 길지 않은 너와 나의 인생이 후회가 없고, 하나님 보시기에 더욱 아름다웠으면 좋겠습니다.
기도 : 하나님 아버지, 짧은 우리들의 인생의 시간이 산만하게 되지 않게 하여 주시옵소서.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에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우리의 시간을 사용하게 하시고, 우리의 에너지를 집중할 수 있게 하여 주시옵소서. 그래서 그날에 보다 좋은 결과를 얻고, 하나님께 칭찬 받는 자리에 서게 하여 주시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