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오면 남편이 가정적이 됩니다!

글쓴이: 
김목사

한국에 살 때에 미국이나 서양 사람들 나오는 영화나
텔레비전을 보면 남편들이 참 가정적인 것을 느낀곤 한다.
그리고 그것을 볼 때마다 "왜 한국의 남편들은 가정적이지
못하는가?" 하고 느끼게 된다.(물론 다는 아니지만...)

그러나 이곳 캐나다에서 산 지 10년이 되다보니
"아하 그렇구나!" 하고 이해가 된다. 먼저 이곳 캐나다는
한국처럼 대중교통 수단이 발달이 되어있지 않다.
그러다보니 아침에 아빠나 아내는 일하러 가야 되고,
아이들은 학교에 가게 될 때에 차편이 문제가 된다.

당연히 가족들이 같이 차를 타고 나와야 된다. 그러다 보니
아내가 밥을 차리고 나서 화장을 하는 동안 남편은
설거지를 하고 서로 도와야만 같은 시간에 움직일 수 있다.

그리고 집에 들어올 때에도 집에 차가 한 대면 가족들이
서로 연락을 해서 동승하여 같이 집에 들어오게 된다.
남편의 경우 가족들을 위해 당연히 운전기사가
되어야 한다.(참 가정적이죠?) (한국처럼 남편만이
친구들과 어울려 술 먹을 여유가 없다.)

쇼핑을 볼 때에도 한국에서는 주부가 혼자 쇼핑을
보고 마을버스 타고 오면 되지만, 여기는 차가 없으면
쇼핑은 거의 불가능하다. 그러니 남편은 피곤하지만
또 차를 끌고 운전기사를 해야 하고, 무거운 물건은
들어야하고, 혼자 차에 있으면 심심하니 아내와 같이 쇼핑을
해야 하고...(부부가 다정하고, 가정적으로 보이지요?)

그리고 여기 캐나다는 파티 문화를 비롯해 여러가지 행사가
부부동반이 많다. 그러다 보니 부부가 서로 신경을
써야 되고...그러다 보니 서로를 배려해야만 되고...
(부부싸움하고 나서 부부동반 파티에 갈 수 없잖아요!
그리고 부부동반 파티에 혼자 가면 참으로 불쌍해지고...)

또한 여기는 레이버차지(인건비)가 너무나 많이 든다.
가정에 보일러나 하수구가 고장이 나거나 할 때에 고치는
사람을 부르면 상당한 돈이 나가게 된다. 그러니 남편이
이것저것 가정의 일들을 배워야 한다.(주말이면 남편은
가정에서 뚝딱뚝딱 수리를 해야 하고, 잔디도 깍아야 하고
... 참 가정적이죠?)

그리고 한국에서는 남편이 너무 가정적이면(여기에 비해서
실제는 그렇지도 않지만) 친구들이나 직장 동료들에게
행여 쪼잔한 남편이라고 놀림을 받거나, 힘없는 남자로
취급을 당하기도 한다.

그러나 여기서는 아내를 무시하는 언사를 대중 앞에서
하면 신사도에 어긋나고, 하류 남편으로 취급을 당하게
된다. 그러니 남편은 아내를 위해 주어야 하고...(역시
가정적인 남편으로 변하게 된다.)

그러나 이상하다! 한국에서는 남편이 아무리 아내 보다
위에(?) 있다고 해도 남편의 월급을 아내가 관리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여기는 글세.. 부부간에도 네 돈은 네 돈이고
내 돈은 내 돈인 경우가 많다.(은행통장도 각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