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은 땅을 기경하라.

날짜: 
2022/03/20
말씀: 
호10:12
말씀구절: 

12 너희가 자기를 위하여 공의를 심고 인애를 거두라 너희 묵은 땅을 기경하라 지금이 곧 여호와를 찾을 때니 마침내 여호와께서 오사 공의를 비처럼 너희에게 내리시리라

설교: 

캘거리에서 25년간 살면서 이때쯤이면 늘 기다려지는 것이 있습니다. 다름 아닌 따뜻한 봄소식입니다. 특히 나이가 먹을수록, 캘거리에서 오래 살수록 더욱 따뜻한 봄이 기다려집니다. 물론 캘거리에는 아직도 여기저기 눈이 덮여 있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새벽과 밤에는 영하의 날씨입니다. 땅이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합니다. 낮에는 눈이 녹지만 그 녹은 물이 땅에 제대로 흡수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포장되지 않은 산책로가 질척질척합니다. 땅이 아직 속까지 완전히 녹지 않았기 때문에 물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아직은 땅을 파는 작업도 못합니다. 땅이 속에서부터 녹아서 완전히 부드러워져야만 공사가 가능합니다. 더구나 농사를 하기 위해서는 딱딱해진 땅이 완전히 녹아서 부드러워져야 합니다.

성경에 보면 하나님을 여러 사람으로 비유합니다. 왕으로 비유하기도 하고, 건축자로 비유하기도 하고, 목자로 비유하기도 하고, 의사로 비유하기도 하고, 농부로 비유하기도 합니다. 특히 옛날에는 농사가 주된 생활수단이고, 많은 사람들이 농업에 종사하며 살았습니다. 그 옛날 이스라엘 백성들도 그랬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이 이스라엘 백성들을 가르치실 때 종종 농사일을 예로 들면서 가르치셨습니다. 그래야 사람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었고, 현실감 있고 생생하게 교육의 효과를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어떻습니까? 여기 캐나다 캘거리에 보면 농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주위에 그리 많지 않습니다.

저희 교회의 경우도 성도님들 중에 직업이 농부인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물론 옛날에는 한국도 많은 분들이 농사일에 종사했습니다. 그리고 그 자녀들도 농사일을 하는 부모님 밑에서 제법 농사일을 거들고 배웠습니다. 그러나 요즘 젊은 사람들은 농사일에 대하여 거의가 모릅니다. 농사에 관심도 없습니다.

그런 여러분들에게 오늘 농부 되신 하나님이 농사일에 대하여 말씀하시면서 우리들을 교훈하신다는 그런 설교를 하려고 하니 아- 참! 시대에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이건 절대로 제 스타일의 설교가 아닙니다. 더구나 저의 경우 부모님도 농사를 전혀 안하신 분이셨고, 저 또한 농사에 전혀 관심이 없습니다.

그런 제가 오늘 ‘묵은 땅을 기경하라.‘라는 옛날에 쓰는 농사 언어를 제목으로 정하고 설교를 하려고 하니 저도 별로 내키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일주일 전에 이 제목으로 반드시 설교를 해야 된다는 하나님의 계시가 주어졌습니다. 일주일 전에 제가 꿈을 꾸었습니다. 저의 아버님은 건축가였습니다.

제가 열 살 때쯤에 저희 아버님이 서울 응암동 산중턱에다 우리가 살 큰 주택을 지었습니다. 방이 6개가 있는 큰 집이었습니다. 마당에는 정원도 있었고, 자두나무와 복숭아나무도 있었고, 자체적으로 판 깊은 우물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뒷마당은 울창한 밤나무 숲이었습니다.

그런데 저희 어머님이 여러 종류의 꽃모종을 가지고 와서 정성스럽게 심으려는데 세상에- 집 앞 현관의 콘크리트 위에다가 그 꽃들을 심으려고 합니다. 제가 그 모습을 보고 “아- 꽃을 저렇게 딱딱한 콘크리트 바닥에다 심으면 안 되는데...” 하다가 잠이 깼습니다. 그리고 그 꿈에 대하여 생각해 보았습니다.

여러분, 꿈을 해석할 때 어머니는 종종 교회로 비유됩니다. 즉 어머니가 꽃을 딱딱한 콘크리트 바닥에 심으려는 것은 우리 교회가 말씀의 꽃씨를 콘크리트처럼 딱딱한 마음 밭에 심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아- 그러면 안 되잖아요. 좋은 땅에 심어야 꽃이 피든지 열매를 맺든지 할 거 아닙니까? 딱딱한 땅에 심으면 그 식물이 죽고 맙니다.

예수님도 ‘씨 뿌리는 자의 비유’를 통해서 우리들에게 가르치셨습니다. 그 뿌려진 씨가 딱딱한 길가에 떨어지고, 돌밭에 떨어지고, 가시떨기 밭에 떨어지면 제대로 자라나지 못하고, 열매를 맺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좋은 땅에 심겨진 씨가 잘 자라서 30배, 60배, 100배 열매를 맺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즉 하나님의 말씀의 씨앗을 받을 때 우리들의 마음이 딱딱해지고 완악해진 상태이면 아무 효과도 없고, 결실도 없다는 것입니다. 고로 농부는 씨를 심기 전에 반드시 밭갈이를 해야 합니다. 오늘의 성경 표현처럼 묵은 땅을 기경해야 합니다. 즉 우리들의 딱딱해진 마음 밭을 갈아엎어서 부드럽게 해야 합니다.

매년 따뜻한 봄이 되면 저의 집사람이 저에게 꼭 해달라는 것이 있습니다. 마당에다 깻잎과 상추와 쑥갓을 심으려는데 밭갈이를 해달라는 것입니다. 딱딱해진 묵은 땅을 걷어내고, 돌멩이도 제거하고, 거기다 새로 부드럽고 좋은 흙을 사서 뿌려달라는 것입니다. 아- 귀찮아!

저는 체질이 농사꾼이 아닙니다. 건축가나 미술가가 제 체질입니다. 차라리 아름다운 정원을 만들어 달라고 하던지, 집을 예쁘게 꾸며달라고 하면 신나서 만들어주고 꾸며 줄 텐데, 하기 싫은 밭갈이를 해달라고 하니... 그것도 매년마다... 아- 이때 아들 녀석 하나 있으면 돈 좀 줘서 대신 시킬 텐데...

결국은 제가 매년 밭갈이를 해주긴 합니다. 그리고 그 위에 씨를 뿌리거나 모종을 심으면 뭐가 올라오든지 올라옵니다. 그리고 여름과 가을 내내 신선한 깻잎과 상추와 쑥갓을 그때마다 따먹습니다. 그리고 분명한 것은 밭갈이를 잘하면 잘할수록 그 수확은 더욱 풍성해집니다.

이제 캘거리에도 봄이 다가옵니다. 신앙적으로 보면 각자 마음의 밭갈이를 해야 합니다. 밭갈이가 귀찮다고 그냥 딱딱한 묵은 땅에 씨를 뿌리면 안 됩니다. 성경은 말씀합니다. “너희 묵은 땅을 갈고 가시덤불 속에 파종하지 말라.”(렘4:3) “너희가 자기를 위하여 의를 심고 긍휼을 거두라. 지금이 곧 여호와를 찾을 때니 너희 묵은 땅을 기경하라. 마침내 여호와께서 임하사 의를 비처럼 너희에게 내리시리라.”(호10:12)

여러분, 아무리 좋은 옥토일지라도 밭 갈지 않고 그냥 몇 년 간 내버려 두면 결국 딱딱하게 굳어지고 맙니다. 좋지 못한 땅, 황폐한 땅이 되고 맙니다. 더구나 최근 COVID-19 팬데믹으로 인해 근 2년간 제대로 신앙생활을 못하게 되어서 마음이 굳어지고 콘크리트처럼 되었는데 거기다가 씨를 뿌리면 식물이 제대로 자라겠습니까?

고로 우리는 딱딱하게 굳어지고 황폐해진 마음의 밭을 갈아야 합니다. 먼저 마음의 변화가 있어야 합니다. 사람이 하나님 앞에서 그리 교만해질 필요가 없는데 괜히 교만해진 것이 있으면 그것 갈아엎어야 합니다. 다시 겸손해져야 합니다. 그래야 겸손한 자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은혜의 단비가 임합니다.

그리고 인생 살면서 미움과 원한으로 인해 마음이 딱딱하게 굳어졌다면 그것도 갈아엎어야 합니다. 그들을 용서하며 불쌍히 여기는 긍휼의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그리고 세상 자랑, 세상 욕심, 세상 쾌락의 잡초가 여기저기 무성하게 피어났으면 그것도 갈아엎어야 합니다.

이제 봄이 되면 화분의 딱딱해진 흙도 갈아야 하고, 잔디에도 숨구멍을 내줘야 하고, 내 마음의 밭도 갈아야 합니다. 히브리서 6:7-8 말씀입니다. “땅이 그 위에 자주내리는 비를 흡수하여 밭가는 자들의 쓰기에 합당한 채소를 내면 하나님께 복을 받고 만일 가시와 엉겅퀴를 내면 버림을 당하고 저주함에 가까워 그 마지막은 불사름이 되느니라.”

결론입니다. 좋은 열매를 맺으면 하나님이 우리들을 통하여 크게 영광을 받습니다. 그리고 그 좋은 열매를 맺는 나무는 더 많은 열매를 맺게 하기 위해 농부 되신 하나님이 더욱 세밀하게 보살펴주고 가꾸어줍니다. 그러기 위해 우리들은 가장 먼저 묵은 땅을 기경해야 합니다. 이제 봄이 되었으니 각자 묵은 땅을 기경하는 중에 씨앗을 심고 때를 따라 좋은 열매를 맺기를 축원합니다. 하나님의 사랑을 많이 받기를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