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밀알을 기억한다.

날짜: 
2009/07/19
설교: 

요12:24-25 사람들은 밀알을 기억한다.
1347년 도우버 해협 양쪽에 두 나라가 진을 치고 있었습니다. 영국과 프랑스의 전쟁이 치열하였습니다. 유명한 백년전쟁 이야기입니다. 1년 가까이 영국은 프랑스의 북부도시 칼레를 맹공격하였습니다. 이제 그 마을은 더 이상 원병을 기대할 수 없는 절망적인 상황으로 빠져 들었습니다. 결국 백기를 들었습니다. 항복 사절은 영국왕 에드워드 3세에게로 나아갔습니다. 그리고 자비를 구하였습니다. 그러나 영국왕은 그 동안 수많은 영국 군사가 죽은 것이 생각이 나서 칼레 마을의 주민들 전체를 몰살시키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항복 사절들은 결사적으로 매달렸습니다. 왕은 차츰 누그러지면서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좋다. 칼레시민들의 생명은 보장하겠다. 그러나 누군가는 그 동안의 어리석은 반항에 대해 책임을 져야만 한다. 칼레의 시민을 대표하는 6명은 교수형에 사용할 밧줄을 목에 걸고 맨 발로 걸어 내 앞에 나와야 한다."
시민들은 기뻐할 수도 슬퍼할 수도 없었습니다. 누군가 6명이 그들을 대신해 죽어야만 했기 때문입니다. 그때 용감하게 나선 6명이 있었습니다. 모두 그 도시의 핵심인물이며 축복을 누리던 부유한 귀족들이었습니다. 칼레에서 가장 부자인 위스타슈 생 피에르가 가장 먼저 희생을 자원하였습니다. 그리고 장 데르, 자크 드 위상, 장 드 피에네, 피에르 드 위상, 앙드레 당드리에가 목에 밧줄을 매고 앞으로 나왔습니다. 죽기를 각오한 맨 발이었습니다. 그러나 처형되려던 마지막 순간 에드워드 3세는 임신한 왕비의 간청을 듣고 그 용감한 시민 6명을 살렸습니다.
그리고 550년이 지난 1895년 칼레시는 조각가 로댕에게 그 용감한 6명의 동상을 세우라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칼레시민들을 위한 기념동상을 제작하였습니다. 이 작품이 오늘까지 남아 있는 그 유명한 로댕의 <칼레의 시민>이라는 동상입니다. 비장한 슬픔으로 얼룩진 이 조각상은 한 알의 밀알이 떨어져 썩으면 많은 열매를 맺게 하여 준다는 교훈을 강하게 알려 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이 밀알들을 기억하기를 원했습니다. 오늘 우리는 썩어지는 밀알에 대해서 알아봄으로 은혜를 나누기를 원합니다.
1. 희생하는 밀알입니다.
밀알은 자신이 썩어지면서 그 속에서 새 생명이 나와 30배, 60배, 100배의 열매를 맺게 됩니다. 썩어진다는 것은 죽는다는 것입니다. 자신을 희생하는 것입니다. 달팽이들 중에 보면 어떤 달팽이는 자신의 껍질 속에다 알을 깝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새끼 달팽이가 나와서 어미를 파먹으며 자라납니다. 새끼가 다 자라면 어미 달팽이를 다 파먹은 것입니다. 어미는 자녀를 위하여 자신을 희생합니다. 그 결과 자녀들은 안전하게 생존합니다. 즉 썩어지는 밀알은 희생하는 밀알을 의미합니다.
예수님의 진리가 빛을 발하는 이유도 희생에 있습니다. 예수님은 저와 여러분들의 구원을 성취하기 위해서 자신이 직접 희생하셨습니다. 그 희생이 있었기에 우리 인류가 사망과 저주와 질병에서 구원을 받을 수가 있습니다. 고로 우리는 예수님을 날마다 기억합니다. 그 희생에 감사하여 그 분께 찬양을 돌리고 그 분을 위해서 헌신합니다. 그 분의 희생정신을 본받아 살려고 합니다.
구약 성경에는 너무나도 많이 희생에 관한 내용이 나옵니다. 하나님의 성전에서는 날마다 희생의 제물이 하나님께 드려졌습니다. 양과 소와 비둘기가 인간을 대신해 피를 흘리고 희생을 당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우리는 용서함을 받고 생명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기독교의 정신은 전혀 이기적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타적이며 더 나아가 희생적입니다. 썩어지는 밀알은 바로 희생의 밀알입니다. 이런 희생의 밀알을 주님은 기억해 주십니다.
2. 많게 하는 밀알입니다.
한 알이 썩어지면 많은 밀알이 됩니다. 사람들은 종종 내가 살아야 많은 열매를 맺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썩어지는 밀알은 그렇게 말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내가 죽어야 많은 열매를 맺는다고 스스로의 삶을 통해 증거하고 있습니다. 성경에 보면 오병이어의 기적이 나옵니다. 글자그대로 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남자만 오천 명을 먹이고 열 두 광주리가 남은 기적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기적이 베풀어지기 위해서는 한 어린이의 도시락이 필요했습니다. 예수님은 무에서 유를 만드실 수 있지만 오히려 어린이의 도시락인 오병이어를 사용하시기를 더욱 기뻐하셨습니다. 즉 한 알의 밀알을 심어야 많은 열매를 거둔다는 평범한 진리를 우리에게 가르쳐 주었습니다.
종종 한 사람의 헌신은 많은 사람들에게 유익을 주게 됩니다. 노벨상은 1901년 시작되었습니다. 첫 번째 노벨평화상을 수상 받은 사람은 스위스의 '헨리 듀넌트'입니다. 그는 한때 스위스의 은행장이었습니다. 그는 나폴레옹 황제를 만나 사업을 크게 확장시키려는 꿈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가 나폴레옹을 만나기로 약속한 시간에 공교롭게도 전쟁이 일어나고 말았습니다.
그는 전쟁터로 나간 나폴레옹을 찾아 갔습니다. 그곳에서 그는 전쟁의 현실과 접하게 되었습니다. 죽고 죽이는 현장이었습니다. 피비린내 나는 죽음의 지옥 같은 현상을 보았습니다. 그는 수많은 시체를 보았습니다. 수많은 피투성이 환자를 보았습니다. 그는 생명의 허무함을 느꼈습니다. 그는 현장에서 부상자들을 돕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는 황제를 만나 큰 사업을 하겠다는 꿈을 포기하였습니다. 새로운 꿈이 생겼습니다. "이 땅에 폭력과 전쟁이 없어져야 한다. 그리고 부상당한 사람은 어떤 일이 있어도 돕는다."
그는 친구들과 함께 부상자 돕기 운동을 시작하였습니다. 이것이 적십자사의 시작이었습니다. 그가 자기를 위하여 돈을 벌려던 이기적인 계획은 남을 위하여 헌신하는 일로 바뀌어졌습니다. 드디어 그는 적십자사를 창설하고 적십자사의 한 알의 밀알이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이러한 그의 밀알을 영원히 기억하고 싶어 합니다.
3. 화목하게 하는 밀알입니다.
한 알이 희생함으로 오히려 더욱 많아지고 더욱 풍부하여지게 됩니다. 그러기에 썩어지는 밀알이 있는 곳에는 분위기가 좋아집니다. 화목해집니다. 모두가 기분이 좋아집니다. 썩어지는 그 밀알 때문입니다. 한국 사람들은 외국 땅에서 이민 생활을 하다 보면 자연히 한인 사회에 소속하게 됩니다. 중국인과 일본인은 여기 캐나다인과 잘 섞이면서 지내는데 유난히 한인들이 잘 섞이지 못합니다. 아마 단일민족이라 그런 것 같습니다.
그런데 한인 사회에서 조금 지내다 보면 한인 사회가 상당히 좁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특히 우리가 사는 캘거리라는 동네는 참으로 좁습니다. 그러기에 한 사람의 잘못된 영향력은 좁은 한인 사회를 불화하게 만들 수도 있고 화목하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다행히 이곳은 화목합니다. 알게 모르게 뒤에서 한 알의 썩어지는 밀알이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의 박정희 대통령 때에 일어난 애화입니다. 그 당시 수많은 한국 사람들이 독일에 광부로, 간호사로 갔습니다. 정부는 이들의 임금을 담보로 돈을 많이 빌려 올 수가 있었습니다. 이들이 가서 모범적으로 열심히 일하여 독일 사람들의 인정을 받았습니다. 이 때문에 독일 정부가 박정희 대통령을 국빈 자격으로 초대하였습니다. 당시에 타고 갈 특별기가 없어서 독일 정부에서 내주었습니다.
박 대통령은 광산촌을 방문하였습니다. 조국의 대통령이 왔다는 소식에 광부들은 탄가루를 쓴 채 박 대통령을 맞으러 나왔습니다. 이를 본 박 대통령은 "조국이 가난하고 못 살아서..."라면서 눈시울을 적시며 울었습니다. 더 이상 연설을 하지 못하고 울었습니다. 사실 박정희 대통령은 너무나 가난 속에 태어났습니다. 그는 가난의 설움을 겪었습니다. 가난을 아는 그였기에 하염없이 울었습니다.
광산촌을 뒤로 하고 돌아오는 차안에서도 박 대통령은 눈물을 멈추지 못하고 막 울었습니다. 당시 70세의 뤼브케 독일 대통령이 손수건을 꺼내 주며 위로하였습니다, "울지 마시오. 잘 사는 나라를 만드시오." 이때 박정희 대통령은 입술을 꼭 깨물었습니다. 그리고 <할 수 있다>라고 옆에 독일 대통령이 들리지 않게 다짐하였습니다. 여기에서 새마을 운동이 나왔고 잘 살기 운동이 나왔습니다. 보릿고개를 넘고 큰 경제 부흥이 우리 민족에게 오게 되었습니다.
6.25 전쟁을 겪고 난 후의 한국은 그야말로 최빈국 중의 하나였습니다. 아프리카의 나라들보다도 훨씬 못살았습니다. 얼마 전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이전에는 한국이 케냐보다 못살았다." 무슨 말입니까? 한국이 이전에는 너무도 가난한 나라였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다르다는 것입니다. 즉 케냐 국민들도 한국처럼 잘 살 수 있다는 메시지입니다. 그러나 한국의 경제 부흥에는 국가를 위해 희생하는 마음, 즉 한 알의 밀알이 있었습니다. 대통령이 밀알이 되었고, 국민들이 밀알이 되었습니다. 베트남 전쟁에서는 수많은 한국 젊은이들이 밀알이 되어 죽었습니다. 그러기에 한국은 전쟁의 참화를 딛고 일어설 수 있었습니다.
가정의 행복도 마찬가지입니다. 가족 식구들 중에 누군가 희생하는 밀알이 되어야 가정의 화목과 행복이 주어집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그런 밀알이 되기를 꺼려합니다. 그러나 친히 밀알이 되신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고 있습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아니하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느니라. 자기 생명을 사랑하는 자는 잃어버릴 것이요 이 세상에서 자기 생명을 미워하는 자는 영생하도록 보존하리라."
성경은 말세의 징조 중 두드러진 징조는 사람들이 이기적이 된다고 합니다. 그러기에 한 알의 밀알이 된다는 것은 어리석은 바보와 같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성경은 그것이 진리라고 말씀합니다. 예수님을 닮는 삶이라고 칭찬합니다. 하늘나라가 이 땅에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늘 밀알이 필요합니다. 자신을 희생하는 밀알이 풍성한 열매를 맺게 합니다. 화목하게 합니다. 이러한 정신을 이 외국 땅에서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그것이 주님의 진리이기에 우리는 따라가기 원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외치고 싶습니다. "주여, 우리를 한 알의 썩어지는 밀알 되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