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공중의 학은 그 정한 시기를 알고 산비둘기와 제비와 두루미는 그들이 올 때를 지키거늘 내 백성은 여호와의 규례를 알지 못하도다
제가 사는 캘거리 동네가 사우스웨스트(Southwest) 끝자락입니다. 다른 동네에 비해 로키 산이 있는 밴프 쪽에 가깝습니다. 그러다보니 야생동물을 좀 더 많이 보게 됩니다. 얼마 전에는 동네 산책로를 따라 산책을 하는데 앞서가던 사람들이 큰 소리로 외칩니다. “Watch out!(조심해!)”
그 소리가 나자마자 곧 바로 땅이 울리는 쿵쿵- 소리가 나더니 말처럼 덩치가 큰 거대한 무스 한 마리가 제 옆으로 빠른 속도로 휙- 지나가는 겁니다. “아이고- 놀래라. 뭐야, 이거? 아니 재가 왜 여기 동네로 내려왔지?” 그리고 며칠 후에는 무스 두 마리가 동네 큰길가의 중앙분리대에서 한가롭게 잔디를 뜯어먹고 있었습니다.
와- 무스들! 덩치가 생각보다 상당히 큽니다.(무스 한번 보여주실래요) 혹시 여기 캐나다에 살면서 이런 무스를 10m 이내에서 보신 분 있습니까? 그리고 곰을 10m 이내에서 보신 분은? 그리고 스컹크를 10m 이내에서 보신 분은? 우리가 여기 로키 산자락 캘거리에 살다 보니 야생동물들을 자주 보게 됩니다.
특히 제가 사는 동네에는 까마귀가 굉장히 많습니다. 낮에는 까마귀가 잘 보이지 않는데 동이 트는 이른 아침이나 해가 거의 지려고 하는 늦은 저녁에는 까마귀가 단체로 떼를 지어 이동을 합니다. 어디를 가는가 봤더니 아침에는 까마귀들이 먹이를 찾기 위해 무리를 지어 밴프 쪽으로 출근을 하고, 저녁에는 다시 무리를 지어 안전한 동네 쪽으로 퇴근을 합니다.
일종의 귀소본능입니다. 영어로 ‘homing instinct'라고 합니다. 즉 동물들은 친숙한 장소를 향해 되돌아오는 본능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동물들로는 제비, 비둘기, 연어, 바다거북 등 수천 가지 동물들이 있습니다. 만물의 영장인 사람들에게도 하나님이 심어 놓은 귀소 본능이 있습니다.
한국의 경우 추석 때나 구정 같은 연휴 때가 되면 많은 사람들이 부모님이 있는 고향을 방문합니다. 나의 살던 고향이 그립고, 그곳이 좀 더 친숙하기에 그곳에서 더욱 평안함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올해 여름 휴가철, 방학 철을 맞이하여 많은 분들이 한국 땅을 방문했습니다.
아니, 여기 캘거리의 여름 날씨가 세계에서 가장 환상적인 수준인데, 왜 그 무더운 여름철에 한국 땅에 기필코 가는 겁니까? 그것도 애들까지 데리고요. 아니 한국 가려면 비싼 비행기 표에다, 여행비, 체제비 등 꽤 많은 돈이 들어가면서 왜 그 고생을 하면서 한국까지 가서 잔뜩 더위를 먹고 오는 겁니까? 특히 올해는 유난히 더워서 애를 먹었다는데...
그 이유는 다름 아닌 그 땅이 내 고향이기 때문입니다. 즉 알게 모르게 고향에 대한 귀소 본능이 작동한 겁니다. 애들도 그렇습니다. 거의 모든 애들이 좁은 공간에 기어들어가 놀기를 좋아합니다. 태아 때 엄마의 좁은 뱃속에서 편안히 지냈던 그 아기 시절로 돌아가려고 하는 귀소 본능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전쟁터에서 군인들이 큰 부상을 당하고 고통스럽게 죽어갈 때 가장 많이 외치는 소리가 있습니다. 뭐지요? 다름 아닌 “엄마!”입니다. 즉 죽을 때에는 태아시절 때 혹은 어렸을 때의 엄마의 그 포근하고 안전한 품안으로 돌아가고 싶은 귀소 본능이 작동하기 때문입니다.
인간 존재의 3대 질문이 있습니다. “인간은 어디서 와서, 무엇 때문에 살며, 어디로 가는가?”입니다. 크리스천으로서 이에 대한 정답을 모르는 분은 거의 없을 겁니다. 우리 모두는 하나님으로부터 와서, 하나님을 위해 살다가, 하나님께로 돌아갑니다. 육체는 흙에서 왔기에 흙으로 돌아가고, 영혼은 하나님께로부터 왔기에 하나님께로 돌아갑니다.
제가 차를 몰고 자주 기도하러 가는 곳이 있습니다. 저의 집하고 가까운 Eden Brook 공원묘지입니다. 거기에 조인준 집사님의 아내이신 배정옥 집사님 묘지도 있고, 이승형 집사님 어머님 박금화 할머님 묘지도 있고, 재복이 묘지도 있습니다. 특히 재복이 묘지가 길과 가까이 있기에 그곳에다 차를 세워놓고 기도를 자주 합니다.
그리고 그곳의 많은 묘지들을 보면서 이런 생각을 합니다. “나는 어디서 죽을까? 아마 이곳 캘거리에서 죽겠지!” 저의 집사람이 묻습니다. “목사님이 나보다 먼저 죽으면 어떻게 할까요?” “응- 화장을 해서 한국의 순복음 기도원에 있는 아버지 어머니 묘지에다 뿌리면 돼.” 저보다 연세가 많으신 분들의 경우는 어떤가요?
속담에 “여우도 죽을 때에는 제 집을 찾는다.”라는 말이 있는데, 나이가 먹고 늙으면 귀소 본능에 의해 돌아갈 생각을 몇 번쯤은 당연히 하셨을 겁니다. 오늘의 본문에 보니 하나님이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이렇게 말씀합니다. “공중의 학은 그 정한 시기를 알고 반구(산비둘기)와 제비와 두루미는 그 올 때를 지키거늘 내 백성은 여호와의 규례를 알지 못하도다.”(렘8:7)
여기서 나오는 학, 반구(산비둘기), 제비, 두루미는 모두 귀소 본능이 강한 새들입니다. 그들은 시기에 맞춰 정확히 그 장소에 돌아옵니다. 그러나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께로 돌아올 때가 되었고 이제 그만 하나님께로 돌아와야만 하는데 왜 아직까지 너희는 안돌아 오냐는 겁니다.
마치 집나간 탕자가 다시 돌아오기를 날마다 애타게 기다리는 아버지처럼, 하나님이 교회를 떠나고, 하나님을 떠난 자녀들이 다시 돌아오기를 간절히 기다리신다는 겁니다. 여러분, 하나님은 우리들에게 영원하신 하나님께로 돌아가야만 한다는 귀소 본능을 주셨습니다. 전도서 3장 11절 말씀입니다. “하나님이.... 사람에게 영원을 사모하는 마음을 주셨느니라.”
미국의 여론 조사 업체인 ‘갤럽’이 2023년 5월에 설문조사를 했습니다. “당신은 천국이 있다고 생각합니까?” 이 질문에 미국 사람 67%가 천국이 있다고 대답했습니다. 아- 꽤 많은 사람들이 천국의 존재를 믿고 있습니다. 여러분, 이렇게 천국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내가 돌아가서 거해야할 영원한 장소 즉 고향이 있다는 것이요, 그 천국에 나도 가기를 소망한다는 겁니다.
그리고 한국의 경우는 개신교인 69%가 천국이 있다고 대답했습니다. 아니- 나머지 31%는 뭡니까? 그들은 왜 예수님을 믿으면서도 천국의 존재를 안 믿는 거지요? 그 분들은 천국에 돌아갈 생각이 아예 없으신 건가요? 아니면 천국의 복음을 제대로 듣지 못했기 때문인가요? 암튼 천국을 믿든지 안 믿든지 간에 우리의 영혼은 결국 하나님께로 왔기에 하나님께로 돌아가도록 그렇게 설계되고, 그렇게 세팅이 되어 있습니다.
성경은 믿음의 선진들인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이 이 땅에서 텐트 생활을 하면서 나그네의 삶을 살았고, 믿음을 따라 죽었다고 합니다.(히11:13) 도대체 그들은 뭘 믿고 죽었다는 건가요? 다름 아닌 돌아갈 내 고향 하늘나라가 있다고 믿으며, 그 본향을 사모하며 죽었다는 겁니다.
그리고 그렇게 본향을 사모하는 그들을 위해 하나님이 친히 천국에다 한 성을 예비하셨습니다. 이에 대해 히브리서 11:16절의 말씀입니다. “저희가 이제는 더 나은 본향을 사모하니 곧 하늘에 있는 것이라. 그러므로 하나님이 저희 하나님이라 일컬음 받으심을 부끄러워 아니하시고 저희를 위하여 한 성을 예비하셨느니라.”
예수님도 제자들에게 말씀합니다. “너희는 마음에 근심하지 말라. 하나님을 믿으니 또 나를 믿으라. 내 아버지 집에 거할 곳이 많도다... 내가 너희를 위하여 처소를 예비하러 가노니 가서 너희를 위하여 처소를 예비하면 내가 다시 와서 너희를 내게로 영접하여 나 있는 곳에 너희도 있게 하리라.”(요14:1-3)
이번 여름 휴가철, 방학철에 한국에 방문하신 분들 중에 거의 대부분이 어머님이나 혹은 아버님이 살아계실 겁니다. 저의 경우는 아버님 어머님 두 분이 다 돌아가셨습니다. 그러다보니 굳이 한국에 갈 이유가 없어졌습니다. 즉 고향에 나를 반갑게 맞이해줄 부모님이 있어야 고향에 가고 싶은데 부모님이 안 계시니까 고향이 좀 낯설게 느껴집니다.
천국도 그렇습니다. 우리가 천국을 사모하는 것은 그곳에 나를 가장 사랑하시는 하나님 아버지와, 나를 위해 죽으시고 부활하신 예수님이 계시기 때문입니다. 고향에 가면 가장 먼저 부모님이 나를 반갑게 맞이하듯이 천국에 가면 우리 하나님 아버지와 예수님이 나를 아주 반갑게 허그하며 맞이해주실 겁니다.
사실 우리들이 예수님을 믿는 최종 목적은 영혼의 구원을 받기 위함입니다.(벧전1:9) 그리고 영혼의 구원을 최종적으로 완성시키고 확인하는 장소가 바로 우리의 고향인 천국입니다. 그 고향 천국이 바로 우리들의 골인지점입니다. 그래서 제가 우리 교인 분들 중에 새로 아기가 태어나서 기도해 줄 때에 이렇게 기도합니다.
“주여, 새 생명이 태어났습니다. 이 아이가 일평생 하나님을 사랑하며 하나님의 사랑 속에 살게 하옵소서. 그리고 이 아이의 영혼이 천국의 아버지 품안에 무사히 안전하게 안기게 하옵소서.” 즉 인생의 최종 목적과 최대의 행복과 성공은 우리의 본향인 천국에 무사히 잘 도착하는 것입니다.
여러분, 사람은 각자 태어난 장소가 있으면, 죽을 장소도 정해져 있습니다. 여기 있는 많은 분들이 한국에서 혹은 캐나다에서 태어났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나그네 인생을 살다가 결국 하나님이 정해주신 그곳에서 육체의 짧은 인생을 마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때가 가까이 오면 내가 온 곳으로 돌아가려고 하는 귀소 본능이 작동합니다. 그래서 그렇게 하나님을 안 믿던 사람들도 죽을 때가 가까이 오면 하나님을 믿고 천국에 가려고 합니다. 물론 하나님을 믿고 천국의 존재를 100% 확신하는 저와 여러분들은 나이가 먹을수록 내 고향 천국을 그리워하며 천국에서의 보다 나은 삶과 행복을 위해 이 땅에서의 행실을 바르게 할 겁니다.
제가 목사로서 바라는 것은 바로 이것입니다. 저를 비롯해 우리 교회의 모든 분들이 한 분도 빠짐없이 우리들의 고향인 천국에 무사히 도착하는 겁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주님으로부터 “애야, 수고했다. 잘하였도다.”라는 칭찬을 받으며 행복한 만남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찬송가에 수록한 곡들을 모두 배우고 부르는데 그 중에 장례식 때에 부르는 찬송가를 더욱 신경 써서 배우고 부릅니다. 특히 한국의 경우는 장지가 먼 곳이 많이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유족들과 함께 장례버스를 몇 시간동안 같이 타고 가면서 장례 찬송을 많이 부르게 됩니다. 그리고 그 찬송가의 거의 대부분이 돌아갈 내 고향 하늘나라에 대해 노래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장례식 때 천국의 찬송가를 부르고 느끼는 것은 너도 나도 언젠가 조금 있으면 앞서거니 뒤서거니 다 돌아간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장례를 치루면서 새로운 각오를 하게 됩니다. “그래 나도 조금 있으면 고향에 돌아가는데 끝까지 유종의 미를 거두자. 한 영혼이라도 더 구원하자. 그리고 그날 사랑하는 주님을 만나며 큰 위로를 받자.”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여기 캐나다 땅이 고향처럼 느껴져서 캐나다 땅에서 죽기를 원하시는 분이 있을 테고, 아직까지 한국이 고향처럼 느껴져서 한국에서 죽고 싶은 분이 있을 겁니다. 아- 물론 젊은 분들은 이런 생각 별로 안하고 살겠지요. 중요한 것은 우리가 어디서 살고 어디서 죽든지 간에 하나님이 만드신 이 지구라는 땅에서 주님을 위해 살다가 이 지구 어디에선가 반드시 죽는다는 겁니다.
그리고 그 후에는 예수님이 나를 위해 예비하신 처소, 곧 나의 고향 천국에 돌아간다는 겁니다. 그곳에서 하나님 아버지도 만나고, 우리 주 예수님도 만나고, 먼저 간 가족, 부모, 형제들도 만나고, 같이 이 땅에서 하늘나라를 위해 수고한 교우 분들을 모두 만나게 됩니다.
결론입니다. 오늘 하루하루를 살면서 돌아갈 내 고향 하늘나라 천국이 더욱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고로 이 땅에서의 짧은 인생을 보다 보람 있게 살기를 원합니다. 나를 그토록 사랑하신 주님을 위해서 살기를 원합니다. 아무쪼록 그날 고향에서 만나는 날이 인생 최대의 영광이요, 최고의 행복이 되시기를 축원합니다. 영광의 그날을 바라보며 오늘도 각자가 주님 안에서 더욱 더 힘을 내시기를 축원합니다.
기도 : 하나님 아버지, 공중의 학과 비둘기와 제비와 두루미가 정한 시기를 알고 자기의 처소와 자기의 고향으로 돌아갑니다. 우리들에게도 귀소 본능을 주셔서 우리의 영혼을 낳아주시고 길러주신 하나님께로 돌아가게 하시고, 우리의 영원한 본향인 천국을 바라보며 살게 해주시니 감사합니다. 그리고 돌아갈 아름다운 천국의 처소를 마련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그곳에서 주님의 얼굴을 보기까지 남은 사명, 남은 그 수고를 다 할 수 있도록 우리에게 계속 용기와 힘을 주시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