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2:13) ○유대인의 유월절이 가까운지라 예수께서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셨더니 신12:5, 신16:6, 말3:1
(요 2:14) 성전 안에서 소와 양과 비둘기 파는 사람들과 돈 바꾸는 사람들이 앉아 있는 것을 보시고
(요 2:15) 노끈으로 채찍을 만드사 양이나 소를 다 성전에서 내쫓으시고 돈 바꾸는 사람들의 돈을 쏟으시며 상을 엎으시고
(요 2:16) 비둘기 파는 사람들에게 이르시되 이것을 여기서 가져가라 내 아버지의 집으로 장사하는 집을 만들지 말라 하시니
(요 2:17) 제자들이 성경 말씀에 ㄱ)주의 전을 사모하는 열심이 나를 삼키리라 한 것을 기억하더라
요2:13-17 열심과 방향
하나님을 열심히 믿는다는 것과 하나님을 잘 믿는다는 것은 언뜻 보기에 같은 말 같지만 실지는 매우 다른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즉 열심을 내되 방향이 틀어지면 도리어 그 열심이 해가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봅시다. 요즘 많은 사람들이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합니다. 그러나 운동도 자기 몸의 한계를 초월하여 너무 열심히 하면 도리어 건강을 잃고 맙니다. 즉 열심이 도리어 정반대의 결과를 만들고 맙니다.
그리고 이것은 저의 경우인데 저는 어떤 한 가지 일을 하다 보면 거기에 몰두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런데 몇 년 전에 정원을 가꾸려고 하는데 사람을 시키면 돈이 너무 많이 들어갑니다. 그래서 제가 그 일을 했습니다. 그런데 밥도 안 먹고, 쉬지도 않고 아주 열심히 했습니다.
그런데 그 후에 손가락 마디가 아침에 일어나니까 잘 펴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어깨에 통증이 옵니다. 관절에 무리가 간 것입니다. 그로 인해 한 동안 파스를 붙이고 애를 먹은 적이 있습니다. 일종의 워커홀릭(workaholic) 즉 일 중독입니다. 일을 하는데 그만 열심이 특심하여 도리어 그 열심이 탈을 낳고 말았습니다.
학생의 경우를 봅시다. 이 자리에 학생들 중에 스스로 생각하기를 "아- 나는 지금 너무 열심히 공부하여 건강을 해치고 있다. 이제 좀 쉬면서 천천히 공부해야겠다."라는 생각을 가지신 분이 있습니까?
한국의 고 3의 경우는 몰라도 여기 캐나다에서 너무 열심히 공부하여 부모님이 "애야, 좀 쉬면서 공부해라." 하고 걱정스럽게 말해주는 분은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도리어 인터넷 중독이나 스마트 폰 중독, 혹은 연애 사업에 너무 빠져 부모님이 걱정하는 분이 많을 겁니다.
즉 학생들이 나름대로 열심은 열심인데 방향이 맞지 않은 곳에다 열심을 내니 부모님의 근심거리가 되는 겁니다. 신앙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하나님을 열심히 믿어야 합니다. 그러나 그 열심에 방향성이 맞지 않으면 도리어 자신에게 큰 해가 되고, 교회에도 큰 해를 끼치게 됩니다.
이단의 경우를 보십시오. 그들은 얼마나 열심을 냅니까? 그 열심만큼은 우리가 본받아야 합니다. 그러나 그들은 방향이 맞지 않습니다. 끝이 다른 방향으로 갑니다. 그래서 한자어로 '다를 이' '끝 단' 자를 써서 이단이라고 합니다. 즉 열심에 방향이 맞지 않으면 이단이 되고 맙니다.
이스라엘의 첫 번째 왕 사울을 보십시오. 하나님은 그에게 아말렉을 진멸하도록 지시했습니다. 역사를 돌이켜 볼 때 이스라엘 백성들이 출애급하여 광야에서 행군하며 고생하고 있을 때, 아말렉 사람들은 이스라엘 백성들 중에 뒤에 처진 노약자들을 죽이고 괴롭힌 족속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아말렉 족속을 심히 괘씸하게 여기고 때가 되면 아말렉을 진멸하겠다고 예언을 하셨습니다. 그리고 이제 그 때가 되어 하나님이 사울 왕에게 아말렉을 진멸하되 짐승까지 진멸하여 하나님의 예언을 이루라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사울 왕은 아말렉을 다 진멸하지 않았습니다. 도리어 살진 짐승들을 잡아와서 하나님께 제사를 드린다고 수다를 떨었습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그 짐승들이 탐이 났습니다. 즉 하나님은 사울 왕에게 오직 아말렉을 진멸하는 데에만 열심을 내라고 했지, 그에게 짐승까지 잡아서 하나님께 제사를 드리라고 하지 않았습니다.
사울 왕은 하나님이 시키지 않는 쓸데없는데 마음을 쏟고, 쓸데없는데 열심을 냈습니다. 물론 자기가 보기에는 하나님을 위한 열심이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사울 왕의 잘못된 열심 때문에 자존심이 상하고 말았습니다. 아말렉을 멸절하겠다고 하신 하나님의 예언의 말씀이 도리어 사울 왕의 잘못된 열심 때문에 방해를 받고 말았습니다.
즉 신앙의 열심을 내되 그 방향이 맞지 않으면 도리어 하나님의 근심이 되고, 하나님의 일을 망치고 맙니다. 그렇게 방향을 잘못 잡은 사울 왕은 나중에 회개도 하지 않고 이리저리 핑계만 되다가 결국 하나님께 버림을 당하고 말았습니다.
여러분! 열심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방향입니다. 운동경기를 하다 보면 그저 무턱대고 열심만 내고 이리저리 뛴다고 경기에 이기는 것이 아닙니다. 고수일수록 방향을 봅니다. 특히 축구 시합 때 페널티 킥을 넣을 때, 그 성공과 실패의 요인은 방향입니다.
오늘의 본문에 보면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주의 전을 사모하는 열심이 나를 삼키리라."(요2:17) 하루는 예수님이 성전에 들어가셨습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웅성웅성 법석법석 거리고 난리였습니다. 요즘 같으면 교회에 사람들이 상당히 많이 모인 것입니다. 좋은 현상이지요.
그런데 그 모인 이유가 무엇입니까? 짐승들을 팔고 사고, 돈을 바꾸고 바꿔주는 일에 열심을 냈습니다. 물론 그 일도 필요합니다. 외국에서 살다가 예루살렘에 온 사람들은 짐승들을 데리고 올 수 없습니다. 그들의 편의를 위해서 누군가 그 일을 해야 합니다. 그러나 그들은 열심의 순서와 열심의 방향이 맞지 않았습니다.
성전에서는 무엇보다도 기도가 우선입니다. 기도에 열심을 내야 합니다. 그런데 성전에 들어와 돈을 버는 데만 열심을 내면 목적 상실입니다. 그 열심히 도리어 하나님의 집의 분위기를 망치고, 백성들의 관심을 하나님과 멀어지게 합니다. 즉 그들의 잘못된 열심 때문에 하나님의 성전이 훼파되고, 그렇게 잘못된 열심을 가진 사람들에게 예수님이 죽은 겁니다.
얼마 전 캘거리 코스타에서 김동호 목사님이 이런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자신이 교회를 개척할 때 성도님들이 예배만 드리고 모두 집에 가게 했다. 왜냐하면 한국 교인들 중에는 교회 중독이란 병에 걸려서 교회에서 자기가 무엇을 열심히 해야만 신앙생활을 잘하는 것인 줄 생각한다. 그런데 도리어 그런 열심 때문에 교회에 문제가 생기고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이 말을 듣고 거기에 참석한 목사님들이 서로 웃으면서 고개를 끄떡였습니다. 여러분! 목회를 하다 보면 목사님들에게 아주 근심이 되는 성도님이 있습니다. 열심이 없는 성도님이 아닙니다. 열심은 있으나 방향이 맞지 않는 성도님입니다.
그래서 어떤 목사님이 어느 교회의 제직 임명 때에 이런 권면의 말씀을 한 것을 들었습니다. "여러분! 이제 나 제직 됐다고, 뭔가 열심히 하겠다고 괜히 나서지 마십시오. 그냥 가만히 있으십시오. 나오라는 예배나 열심히 나오십시오. 그리고 목사님에게 순종이나 잘 하십시오."
어떻게 보면 이 말씀은 너무나도 직설적이고 대담한 권면의 말씀입니다. 물론 내 교회가 아니고, 내 성도가 아니기 때문에 그렇게 담대하게 말씀을 했을 겁니다. 그러나 그 말을 들은 많은 목사님들이 역시 웃으면서 고개를 끄떡였습니다.
그리고 이것도 잊지 마십시오. 열심을 내되 자기의 한계를 알아야 합니다. 다른 말로 믿음의 분수를 지켜야 합니다. 특히 주님의 일은 내 힘으로 하는 것이 아닙니다. 주님의 일은 주님과 함께, 더 나아가 주님이 주체가 되어서 일을 해야 합니다.
인간이 열심만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이 일의 주체가 되지 않고 자기가 열심을 내서 혹 그 일이 성취하면, 그는 자칫 교만에 빠질 위험이 있습니다. 하나님의 영광을 가로채고 스스로 잘난 사람이 되고 맙니다.
제가 한국의 여의도 순복음 교회에 있을 때 어떤 분은 남이 구역장, 조장이 되었다고 자기도 시켜달라고 다른 사람을 통하여 목사님에게 푸쉬하는 분이 있습니다. 그런데 목사님이 볼 때 그 분은 아직 구역장, 조장을 맡을 때가 아닙니다. 도리어 구역장, 조장이 되면 구역식구, 조 식구들 다 까먹고 나중에는 자기도 시험에 들고 맙니다.
즉 열심은 있으나 영력이 딸리고, 기도가 부족하고, 일에 대한 방향 감각이 없으면 그 열심이 도리어 큰 해가 되고 맙니다. 다시 말해 열심보다 중요한 것이 있는데, 그것은 방향이고, 순종이고, 진리입니다. 방향이 다르고, 순종이 없고, 진리가 결여된 열심은 항상 좋지 못한 결과를 낳고 맙니다.
그때 가서 그런 분들이 꼭 이렇게 투정하며 말합니다. "나 열심히 했다고요. 나 진짜진짜 열심히 했다고요. 그런데 왜 나에게 복을 안주고 이게 뭡니까? 왜 나를 이렇게 푸대접합니까?" "그러게 말이야? 왜 그러지?"
제가 고등학교, 대학교 다닐 때입니다. 당시 저는 괜히 음악이 좋았습니다. 특히 팝송을 좋아했습니다. 밤새도록 라디오에서 나오는 팝송을 듣느라고 밥도 안 먹고 테이프에다 열심히 녹음을 했습니다. '별이 빛나는 밤에' 팝송 프로를 듣느라고 실지 밖에 별이 빛나는지, 별이 떴는지 졌는지, 한 번도 별은 본 적이 없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녹음한 테이프가 어림잡아 백 개나 됐습니다. 너무너무 팝송에 열심을 냈습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하니 "내가 쓸데없는데 괜히 열심을 내고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했구나!" 하고 후회가 됩니다. "그 시간에 성경 읽고, 찬송가에 나온 곡을 모두 마스터 했으면 좋았을 것을!"
결론입니다. 여러분! 요즘 무엇에 열심을 냅니까? 혹 방향과 순서가 잘못된 열심은 빨리 돌이키시고, 바른 열심을 통하여 착한 사람, 좋은 성도, 추천할 만한 사람이 되시기를 축원합니다. 그래서 결론이 더욱 좋아지고, 끝이 더욱 행복해지시기를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