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 무릇 주를 멀리하는 자는 망하리니 음녀 같이 주를 떠난 자를 주께서 다 멸하셨나이다
28 하나님께 가까이 함이 내게 복이라 내가 주 여호와를 나의 피난처로 삼아 주의 모든 행적을 전파하리이다
사람들의 대표적인 감정을 말할 때 한 자 성어로 ‘희로애락(喜怒哀樂)’이라고 합니다. 기쁠 희(喜), 성낼 노(怒), 슬플 애(哀), 즐거울 락(樂)입니다. 이 말에서 “기쁠 희(喜)와 즐거울 락(樂)의 차이점이 무엇입니까?”라고 묻는 분이 있습니다. 기쁠 희(喜)는 정신적인 기쁨을 의미하고, 즐거울 락(樂)은 감각적인 쾌감을 의미합니다.
성경은 우리 믿는 사람들에게 “항상 기뻐하라.”(살전5:16) “주 안에서 항상 기뻐하라.”(빌4:4)고 권면합니다. 여기서의 말하는 기쁨도 세상적이고 감각적인 쾌락이 아닌 정신적이고 영적인 기쁨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성경은 때로는 우리들에게 “슬퍼하라. 울라. 애통하라.”(약4:9)고 말하기도 합니다.
그렇습니다. 인생을 살다 보면 때때로 슬퍼할 때, 울어야 할 때, 애통할 때가 있습니다. 그렇다고 만날 항상 슬퍼하고 우울하고 통곡하는 우울증에 걸리라는 의미는 결코 아닙니다. 그런데 성경은 우리들에게 “분노하라. 화를 내라. 열 받아라.”라고는 좀처럼 말하고 있지 않습니다.
도리어 “미련한 자는 당장 분노를 나타낸다.”(잠12:16) “분을 쉽게 내는 자는 다툼을 일으킨다.”(잠15:18) ”분노가 미련한 사람을 죽인다.“(욥5:2) 그러므로 ”너희는 분노하지 않도록 조심하라.“(욥36:18) ”분을 그치고 노를 버리라.“(시37:8) ”해가 지도록 분을 품지 말라.“(엡4:26)고 권면합니다.
그러나 성경에 보면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하나님은 의로우신 재판장이시며 매일 분노하시는 하나님이시로다.”(시7:11) “우리 구원의 하나님이시여 우리에게 향하신 주의 분노를 거두소서.”(시85:4) 즉 선한 하나님은 악과 죄에 대하여 분노하신다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볼 때 우리는 분노도 나쁜 분노가 있고, 선한 분노 즉 의분이란 것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나쁜 분노는 속히 물리쳐야 하고, 빨리 가라앉혀야 하고, 신속히 치료받아야 하고, 확실히 고쳐야만 합니다. 혹시 화병 또는 울화병이란 말을 들어보셨나요? 이게 의학용어로 하면 영어로 ‘Post-Traumatic Embitterment Disorder'라고 합니다. 앞 글자만 따서 간단히 PTED라고 하는데 정확히 해석하면 ’외상 후 울분장애‘라고 합니다.
사람들은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울분이 생길 수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남에게 인격적인 무시나 모욕을 당했을 때, 혹은 구타나 고문 또는 성폭력과 같은 육체적인 학대를 당했을 때입니다. 2009년 독일의 정신과 의사인 린든(Linden)이란 학자의 연구에 의하면 당시 독일 국민의 1/3은 한번쯤은 울분을 경험하고, 1/4은 상당히 심각한 울분을 경험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약 2.5%의 독일 국민은 병적인 울분으로 인하여 치료를 받아야 할 정도라고 합니다. 그러면 한국의 경우는 어떨까요? 최근서울대 보건대학원 유명순 교수팀이 ‘2021년 한국 사회의 울분 조사’라는 제목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전국의 19세 성인 1478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했는데 그 중 58.2%가 만성적인 울분을 느끼고 있다고 합니다.
이는 작년 대비 10.9%가 상승한 수치라고 합니다. 우리가 여기 캐나다에서 살다 보니 한국 사람들의 표정과 여기 캐나다인의 표정들을 비교해 보면서 느끼는 것이 있습니다. 한국 사람들이 캐나다인들에 비교해 얼굴 표정이 좀더 굳어 있고, 뭔가 불만에 차 있고, 화가 많이 난 것 같습니다. 즉 울분지수가 높습니다.
그래서 혹시 길에서 또는 산책을 하면서 모르는 사람을 만날 때 한국 사람들에게는 인사하기가 좀 어색하고 꺼려질 때가 많이 있습니다. 도대체 한국 사람들이 그렇게 화가 난 이유가 뭘까요? 이 조사에서 말하는 울분의 이유는 “정의에 어긋나고 부당한 일로 고통을 겪어 세상의 공정함에 대한 믿음이 훼손되거나 겪는 감정이다.”라고 정의합니다.
즉 한국이 옛날의 가난하고 못살 때보다는 분명히 경제적으로 더 나아졌기 때문에 더 행복해하고 기뻐해야 되는데 도리어 더 화가 나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는데 그 중에 가장 큰 이유는 한국 사회가 불공평하고 정의에 어긋나는 일이 많아서 그것을 보고나 겪게 되면서 화가 많이 난다는 것입니다.
여러분의 경우는 어떻습니까? 혹시 요즘 화가 나는 일이 있지는 않습니까? 때로는 그 화를 주체하지 못해서 자기도 모르게 갑자기 큰 소리를 지르고 폭력적이 되지는 않습니까? 미국 영화에 보면 평범한 한 남자가 어떤 일로 인하여 분노가 극도에 달하면 녹색의 거인으로 변신이 되는 영화가 있습니다. 그 영화 주인공을 뭐라고 하지요? 아- 헐크!
혹시 여러분들 중에도 화가 치밀어 올라 종종 헐크로 변신하는 분이 있지는 않습니까? 보통 헐크 하면 남자인데 여성의 경우도 남성 못지않게 분노로 인하여 헐크로 변신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특히 아내가 헐크로 변신하면 남편과 자녀들에게 심한 욕을 하고 가정 분위기가 아주 삭막하고 찬바람이 들 때가 있습니다.
도대체 어떤 경우에 그렇게 화가 나서 헐크로 변신하는 겁니까? 한국의 경우 자기는 무주택자인데... 그래서 한푼 두푼 저축을 하여 집을 장만하려고 하고 있는데 갑자기 아파트가 5억에서 10억으로, 10억에서 20억으로 껑충 뛰어올랐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도저히 내 집을 장만할 수 없습니다. 크게 낙심이 됩니다. 그리고 “아니- 뭐 이런 개 같은 경우가 다 있나!” 하고 잔뜩 화가 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학창시절 때 공부는 못하고 만난 놀기만 했던 그 동창 년이 좋은 신랑 만나서 시집을 가서 잘 살고 있고, 자기는 공부도 잘하고 항상 모범생이었는데 아직까지 남자도 제대로 사겨보지도 못하고 노처녀로 늙어가고 있습니다. 이때 “아이고- 억울하고 분해!” 하고 은근히 화가 나기도 합니다.
그리고 주위의 여러 가지 뉴스와 소식을 들으면서 화가 나는 경우가 있을 것입니다. 한국의 경우 작년에 비해 올해 울분 수치가 10.9%가 상승했다고 하니 한국의 많은 사람들이 화가 잔뜩 난 상태입니다. 특히 요즘은 COVID-19으로 인하여 실직생활을 오래하고 무기력하게 집안에 갇히다 보니 점차 울분증세가 심화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구약성경에 보면 하박국 선지자란 분이 있습니다. 그가 화가 잔뜩 났습니다. 이스라엘 나라에 공의가 실종되고, 악인이 의인을 학대하고 설칩니다. 나라꼴이 말이 아닙니다. 살기가 참 힘들어 졌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 따집니다. “하나님, 왜 가만히 보고만 계십니까? 하나님은 죽었습니까? 살았습니까?”
그러자 하나님이 대답합니다. “이 묵시는 정한 때가 있나니 그 종말이 속히 이르겠고 결코 거짓되지 아니하리라. 비록 더딜지라도 기다리라. 지체되지 않고 반드시 응하리라.”(합2:3) 즉 하나님은 죽은 것처럼 가만히 있는 것 같지만 오늘도 살아계셔서 역사하시고 있다는 것입니다.
고로 결국 하나님의 뜻대로 이루어진다는 것입니다. 때는 때때로 간다는 것입니다. 사람이 무엇으로 심든지 그대로 거둔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그렇게 화가 날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열 받지 말라는 것입니다. 조금만 더 기다리고 인내하면 결국 하나님의 뜻대로 이루어진다는 것입니다.
시편 73편의 저자도 화가 많이 났습니다. 악인이 의인보다 더 형통하고, 더 건강하고, 더 부요하고, 더 평안하게 잘살고 있습니다. 반면 하나님을 잘 믿고 바르게 사는 자신은 종일 재난을 당하고 인생사는 것이 너무 버겁고 힘듭니다. 그래서 외칩니다. “하나님, 이거 너무 불공평합니다. 도대체 하나님은 뭐하시나요?”
그런데 저자가 나중에 깨닫습니다. 짧은 인생이 다 지나고 하나님 앞에 서게 될 때 악인은 결국 심판을 당하고 파멸케 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가 이렇게 고백합니다. “무릇 주를 멀리하는 자는 망하리니 음녀 같이 주를 떠난 자를 주께서 다 멸하셨나이다. 하나님께 가까이 함이 내게 복이라. 내가 주 여호와를 나의 피난처로 삼아 주의 모든 행적을 전파하리이다.”(시73:27-28)
여러분, 사람들이 어떤 일로 인하여 화가 나면 정상적인 사람이 비정상적인 말과 행동을 합니다. 얌전하고 온유한 사람이 욕을 하고 폭력적이 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믿음이 좋았던 사람이 하나님을 떠나고 교회와 예배를 멀리하고 됩니다. 뭔가 마음이 안 좋기 때문입니다. 뭔가 화가 났기 때문입니다.
옛말에 “홧김에 서방질을 한다.”는 말이 있는데 이는 화가 나고 그 화를 주체하지 못할 때 비정상적인 행동을 하게 되고 결국 자기 스스로 인생을 망치게 된다는 것입니다. 고로 우리는 화가 날 때 그 화에 대한 원인과 그 화를 다스리기 위한 성경적인 해답을 찾아야 합니다. 그리고 아무리 화가 나도 해가 떨어지기 전에 그 화를 기도로 풀어야 합니다.
결론입니다. 지금은 말세 중의 말세라 앞으로도 더 화가 날 일들이 많이 생기게 됩니다. 그럴수록 우리는 그 울분을 주님과 상담하고 울분을 속히 치료받아야 합니다. 그리고 화가 난다고 하나님을 떠나서는 결코 안 됩니다. 아무쪼록 가슴 속에 묻어두고 쌓아놓았던 옛날의 그 화조차 근본적으로 치료받으시고 주안에서 항상 기뻐하며 행복하게 사시기를 축원합니다.